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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디스플레이가 들락날락"···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시대 '비장의 무기' 꺼냈다

산업 자동차 르포

"디스플레이가 들락날락"···현대모비스, 자율주행 시대 '비장의 무기' 꺼냈다

등록 2023.06.27 11:22

박경보

  기자

주행모드 따라 크기 바뀌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연'안전'에 초점 맞춘 신기술···자율주행 시대 필수사양상용화는 "완성차와 협의"···가격인상 최소화 '과제'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이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차량용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이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차량용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시대에 급성장할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량용 스위블·롤러블 디스플레이 등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기술연구소에서 '미디어 테크 데이'를 열고 차량용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시연했다. 중장기 비전인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 도약을 위해 차량용 디스플레이 분야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게 이날 행사의 핵심 내용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CES 2023에서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했다. 다양한 완성차 고객의 요구에 맞게 통합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기술인 자율주행과 전동화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은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편이지만,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를 위한 핵심 축으로 꼽힌다. 자율주행차엔 안전성과 가변성이 뒷받침된 차세대 첨단 디스플레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완성차업체들은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의 첨단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올해 90억달러(약 11조8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140억달러(약 18조3000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34인치 '스위블(가변형) 디스플레이'와 위아래로 돌돌 말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직접 시연하며 첨단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위블 디스플레이와 25인치 로컬디밍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세계가전전시회(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시대에 역할 달라지는 車 디스플레이
발표를 맡은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은 "미래 모빌리티의 방향성은 'CASE'로 정의되는 연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동화(Electrificatio)가 핵심"이라며 "이 중에서 자율주행 분야는 근본적인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디스플레이는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고 보조하는 게 핵심 역할이었다"며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제공할 차량정보들이 증가하면서 완전 자율주행(레벨4~5)이 되기 전까지는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화되고 복잡한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잡아끌면 운운전자의 부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레벨3 자율주행에서는 디스플레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자가 자율주행 시스템으로부터 차량제어 권한을 넘겨받는 '테이크 오버' 상황에서 차량정보를 더욱 직관적이고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차량의 다양한 주행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스위블 ▲롤러블 ▲AR-HUD(가상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 등 3가지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 먼저 스위블 디스플레이는 3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칵핏)에서 들락날락하는 기술이다. 운전에 집중해야 할 땐 낮게 올라오고, 완전 자율주행 모드나 주차 시엔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높아진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도 가변 화면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스위블 디스플레이와 비슷하다. 다만 스위블 디스플레이보다 유연한 패키징이 가능해 다양한 차량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스위블‧롤러블 디스플레이는 대형화가 특징인 만큼, 손가락으로 직접 누르지 않아도 호버 터치와 제스처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이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한영훈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이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미디어 테크데이를 열고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AR-HUD는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으면서 복잡한 차량정보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HUD는 전투기에 적용됐던 군용기술로, 운전자의 전방주시를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 HUD에 가상현실 기술을 입힌 AR-HUD는 주행차선 뿐만 아니라 옆 차선의 정보까지 전달하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필수사양으로 꼽힌다. 라이다, 카메라 등 자율주행 센서가 파악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한영훈 랩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자율주행 시대에 대형 화면을 쓰면서도 차량의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며 "영화관 같은 시네마 디스플레이도 구현할 수 있고, 3D 기술까지 적용된다면 운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고객 프로모션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핵심부품 분야 해외 수주 목표액은 53억5000만달러(약 7조원)로, 이 가운데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이 포함되는 전장 분야 해외 수주 목표는 18억3000만달러(약2조4000억원)이다.

패널 만들진 않지만 차량에 적합한 기능·내구성 확보
현대모비스는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OELD 패널을 직접 생산하진 않는다. 가혹환경인 자동차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신뢰성을 확보하고, 각 완성차업체가 요구하는 기능을 넣는 게 현대모비스의 핵심 역할이다.

한영훈(왼쪽부터)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 최진영 인포디스플레이섹터장, 윤찬영 HUD광학셀장, 임홍열 디스플레이선행셀장, 이대순 ICS시스템셀장이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데이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한영훈(왼쪽부터) 현대모비스 EC랩장(상무), 최진영 인포디스플레이섹터장, 윤찬영 HUD광학셀장, 임홍열 디스플레이선행셀장, 이대순 ICS시스템셀장이 26일 경기도 용인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데이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이대순 현대모비스 ICS시스템셀장은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묻는 질문에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작동환경은 일반적인 가정과 달리 고온 또는 저온이고, 주행 중 진동과 함께 사람의 조작도 잦다"며 "플렉서블 OLED 디스플레이는 온도 조건은 기본적으로 맞췄고, 10만회 이상 작동 등 내구성 조건도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자율주행 레벨3 차량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선 활용도가 떨어지고, 고객인 완성차업체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어 차세대 첨단 디스플레이가 차량의 가격 인상 폭을 더욱 높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엔 "완성차 고객별, 차량별로 차별화 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최진영 인포디스플레이섹터장은 "사실 업계에서 가장 도전을 받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가격이고,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화면의 크기와 기능, OLED 패널의 스펙, 적용 차종의 세그먼트 등에 따라 가격 책정이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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