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족집게’ M&A···이번엔 美 듀폰 택했다

최종수정 2019-09-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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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상승세 SK실트론 공격적 인수합병
전력 반도체용 웨이퍼 시장 ‘선점 효과’
M&A 달인 최태원 회장···딥체인지 ‘든든’


SK실트론이 대규모 인수에 나서며 판을 키웠다. 성장 가도를 달리던 중 날개가 달린 모습이다. SK실트론에 힘입어 SK그룹의 반도체 사업도 더욱 탄탄대로를 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변화를 강조한 ‘딥 체인지’ 전략이 다시 한 번 힘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SK실트론은 글로벌 화학기업 듀폰의 실리콘 카바이드 웨이퍼(Silicon Carbide Wafer·SiC) 사업부를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SiC 웨이퍼 생산을 위한 기계 장치와 특허권 등 사업부 전체 인수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전력 반도체용 웨이퍼 ‘선점효과’ 노린다 = SiC 웨이퍼는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전력 반도체용 웨이퍼로 각광 받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소수 업체만 양산 가능해 ‘선점 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SK실트론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빠른 시장과 기술 진입을 위한 것으로 향후 미국 현지 R&D(연구개발)과 생산시설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SiC 웨이퍼를 기반으로 하는 전력 반도체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13억 달러(약 1조5000억원)선에서 2025년 52억 달러(약 6조2000억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5G 대역에서 사용되는 반도체는 반도체가 심해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필수 과제를 안고 있다”며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업스트림(원천소재) 쪽에서 화합물(SiC) 웨이퍼를 사용해 원천소재를 바꾸는 방법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5G 시대에서 SiC 웨이퍼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김 연구원은 “현재 화합물 웨이퍼 시장은 전방산업 수요의 폭발적 성장을 앞두고 파이가 커지는 중”이라며 “특정 업체의 진입이 기존 업체들의 점유율 훼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만큼 이 분야에서의 이른바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껑충’ SK실트론…날개 달았다 = SK그룹의 SK실트론 인수가 ‘신의 한수’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SK그룹 지주사 SK㈜는 2017년 8월 17일 당시 최대주주인 ㈜LG한테서 이 회사 소유주식 전량(3418만1410주·51%)을 매입했다. 이후 SK실트론의 생산력과 실적 모두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SK그룹 편입 후 SK실트론의 반도체 생산 능력은 급증했다. 2017년 반도체 웨이퍼 생산능력 7465억원에서 지난해 9435억원으로 26% 상승했다. 올 상반기에도 벌써 웨이퍼 생산능력 5865억원을 달성했다.

실적도 당연히 상승세다. SK실트론은 올 상반기 매출액 7712억원에 영업이익 19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었고 영업이익은 7% 올랐다. 지난해에도 SK실트론은 매출액 1조3461억원에 영업이익 3803억원으로 앞서 2017년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44%와 186% 증가를 달성했다.

SK실트론이 성장할수록 SK하이닉스의 배경이 밝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업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공급받는 웨이퍼 물량 중 30% 수준을 SK실트론이 공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SK하이닉스는 일본, 한국, 독일, 미국 등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5개사에서 웨이퍼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의 수입 5개사 중 SK실트론의 30% 수준 물량은 적지 않은 비중이다.

◇SK의 M&A ‘대박’ 역사…바통은 SK실트론? = SK 그룹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성장해 지금처럼 내심 재계 2위를 넘볼 자리가 됐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의 현재 핵심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3개인데 전부 M&A로 SK그룹에 편입된 역사가 있다.

SK그룹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와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한 이후 2012년 현대하이닉스(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며 굵직한 M&A로 그룹의 힘을 키웠다.

1조원대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SK실트론이 이와 같은 행보를 할 것이란 관측이 재계에서 나온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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