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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에 화력 집중···HBM·파운드리 승부수

산업 전기·전자

삼성전자, 올해 반도체에 화력 집중···HBM·파운드리 승부수

등록 2024.05.01 06:00

차재서

  기자

DS부문 영업익 1.91조···5분기 만에 '적자 탈출'"HBM 등 AI향 서버·스토리지 수요 대응에 만전""파운드리, 고성장 응용처 중심 수주 확대 추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재용 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봄'을 맞아 활기를 되찾은 반도체 시장에 화력을 집중한다.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과 같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정비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DS부문 영업익 2조원 육박···'장밋빛 전망' 숫자로 확인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0일 2024년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HBM과 DDR5, 고용량 SSD 등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에 무게를 두고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2분기엔 서버 D램과 SSD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각 50%, 100% 이상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삼성전자는 HBM을 앞세워 생성형 AI 수요 대응에 만전을 기한다. 이달 D램을 8개 쌓아올린 'HBM3E 8단'의 대량생산을 시작했으며, 2분기 중엔 '12단 제품'의 양산도 시작하기로 했다. 또 D램은 1b나노 32Gb(기가비트) DDR5 제품을 빠르게 도입하고, 낸드는 V8 기반 젠(Gen)5 SSD 등을 통해 시장 내 기술 리더십을 강화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사업 태세를 재정비하는 것은 생성형 AI의 확산과 맞물려 반도체 사업이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란 긍정적 시선에 기인한다.

'장밋빛 전망'은 이미 숫자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6조6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31.87% 성장을 일궜는데, DS부문이 1조9100억원을 책임지며 반등을 이끌었다. 반도체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난 것은 2022년 4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이다.

무엇보다 D램과 낸드 모두 흑자를 달성하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고부가 HBM과 서버 SSD 비중을 높이며 출하량을 늘리기보다 평균판매단가(ASP)를 낮추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1분기 D램은 20%, 낸드는 30대 초반의 ASP 상승폭을 보였다.

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업계 최초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선봉에 선 차세대 HBM···2Q '8단 제품' 매출 반영



여기에 AI 반도체 필수 부품 HBM도 곧 힘을 보탠다. 김재준 부사장은 "HBM의 경우 올해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기준 출하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해당 물량과 관련해선 거래처와 협의를 마쳤고, 2025년에도 올해 대비 두 배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HBM3E를 놓고는 "거래처 타임라인에 맞춰 준비하고 있으며, 8단 제품 매출이 2분기말부터 발생할 것"이라며 "연말엔 제품 판매 비중이 전체의 66%를 웃돌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시장 내 고용량 HBM 니즈에 따라 '12단 HBM3E'도 2분기 중 양산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12개까지 적층한 HBM3E을 개발한 바 있다.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과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Advanced TC NCF) 기술이 적용된 제품인데, D램을 더 쌓았음에도 높이는 기존 8단 제품과 동일한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가 오랜 만에 반도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자 업계에선 이들의 엔비디아 공급이 현실화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테스트 진행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삼성 부스를 찾아 제품에 사인을 하고 기대가 크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파운드리 기술력 확보에 총력···美 400억달러 투자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에도 공을 들인다. 최근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옮겨가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기술력을 높인다면 '글로벌 1위' TSMC에 충분히 대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3개월간 장기 수요에 기반한 인프라 준비, 첨단 R&D를 중심으로 투자를 지속했다. 효율적인 팹(FAB) 운영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적자폭을 축소하고 4나노 공정 수율을 안정화함으로써 제품 생산을 늘렸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한 상태다. 거래 기업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까지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요충지 곳곳에서 공격적 투자의 속도를 높인다. 일례로 미국 상무부가 64억달러(8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할당함에 따라 캘리포니아 테일러에 2나노·4나노 파운드리 설비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투자 범위에 R&D와 첨단 패키지 라인이 추가되면서 현지에 40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전망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와 최종협상이 남아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파운드리 시장, 수주에 따른 단계적 투자 추진을 고려했을 때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파운드리 전체 시장 성장은 제한적이지만 삼성전자는 5나노 이하 첨단 노드 매출 증가로 올해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이라며 "2나노 공정 성숙도를 개선하여 고성장 응용처 중심으로 수주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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