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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HMM 새 주인은 韓기업"···강석훈, 국부유출 논란 선제 차단

금융 금융일반

"HMM 새 주인은 韓기업"···강석훈, 국부유출 논란 선제 차단

등록 2023.08.30 17:31

차재서

  기자

獨하팍로이드, 적격입찰 대상서 제외 '국부유출' 우려 등 목소리 반영한 듯HMM 인수전은 LX·동원·하림 '3파전'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강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강 회장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HMM 인수전'이 국내 기업 간의 경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도전장을 내민 세계 5위 해운사 독일 하팍로이드가 적격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감지되면서다. 유일한 국적 선사의 해외 매각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자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으로서도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HMM 예비입찰 참여 기업 네 곳 중 최종입찰적격자(숏리스트)를 확정한 뒤 이르면 31일께 각각에 이를 통보한다. 이어 약 2개월의 실사 후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연내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심사 결과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숏리스트엔 하림·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동원산업, LX인터내셔널 등만 포함됐고, 하팍로이드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즉, 우리 기업만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선 셈이다.

이는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팍로이드의 인수전 참여 소식이 전해지자 외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HMM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한 것은 물론, 운송자산이나 경영 노하우와 같은 '국부유출'로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만큼 해외 매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다. 국내 해운업계에 부정적 영향이 생길 수 있으니 실사 기회조차 부여해선 안 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덧붙여 산업은행도 HMM을 하팍로이드로 넘길 경우 상당한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 과거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비롯한 주요 구조조정 기업 매각 때처럼 해외 경쟁당국의 결합심사 이슈로 난항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건만 봐도 EU(유럽연합)와 미국 등의 승인이 미뤄지면서 3년째 지지부진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으로서도 하팍로이드를 입찰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사전에 논란을 차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문제는 남은 국내 기업 중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자산 규모로 봤을 때 이들 모두 HMM보다 덩치가 작을 뿐 아니라, 높은 가격을 치를 만한 여유도 없는 것처럼 비춰져서다.

실제 산업은행이 제시한 매각 대상은 HMM 주식 3억9879만주(지분율 약 38.9%)인데, 업계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인수가격이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하림과 LX, 동원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1000억~1조2000억원 수준이라 재무적 투자자(FI)의 지원 없인 자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FI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HMM의 현금성 자산 12조원을 노리고 지원에 나섰을 것이란 관측에 시장은 물론 정부에서도 후보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탓이다. 인수 성공 후 FI가 과도한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란 우려도 벌써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도 최대한 잡음 없이 거래를 끝내고자 자금력과 사업 시너지, 경영계획 등 측면을 면밀히 들여다본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점쳐진다. 마땅한 기업이 없다면 매각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이란 시선도 여전히 유효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숏리스트와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내용은 없다"면서 "이달 중 후보 기업에 개별적으로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매각 중단은 고려하지 않으며, 앞서 제시한 목표대로 거래를 완수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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