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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당근마켓이 장악한 '동네 광고' 배민도 뛰어든다

유통·바이오 식음료

당근마켓이 장악한 '동네 광고' 배민도 뛰어든다

등록 2023.08.22 13:01

김민지

  기자

음식점 외 미용실·운동시설 등 쿠폰 발급·가게 홍보당근마켓 '내 근처' 카테고리 활용 비즈프로필과 유사업계 "배민, 수익성 위주 사업 재편 중···성공 지켜봐야"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배달의민족이 새로운 광고 지면 '우리동네'를 만들고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음식점주 외 미용실이나 운동시설 등 다양한 업종의 점주가 할인쿠폰 등을 활용해 가게를 홍보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수익성 증대를 위한 배민의 사업 재편이 본격화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이달 1일부터 서울 송파구에서 '우리동네' 서비스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우리동네는 점주가 가게 외관, 내부 모습, 판매하고 있는 서비스·메뉴 등 정보를 동네 사용자에게 소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음식 외에도 미용실·운동시설 등 다양한 업종의 점주가 입점할 수 있으며 사용자들이 쿠폰을 받아 가게를 방문하면 이를 사용할 수도 있다.

이는 당근마켓의 '내 근처'와 유사하다. 당근마켓은 '비즈프로필'을 통해 동네 가게들을 소개하고 홍보하는 창구를 마련했다. 최근에는 300m 반경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세밀하게 표적화해 가게를 알릴 수 있는 광고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당근마켓 사용자들은 당근마켓의 '내 근처' 카테고리에서 자신이 설정한 지역의 운동시설을 한눈에 볼 수 있을뿐더러 '우리동네 가게 소식'에서는 미용부터 음식점, 교육 등 다양한 업종에서 점주들이 가게 정보를 홍보할 수 있다.

'동네쿠폰' 탭에서는 할인 쿠폰을 받아 가게를 이용할 수도 있다. 배민의 우리동네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 커뮤니티의 특성을 띠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당근마켓은 '지역 커뮤니티'라는 강점을 십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배민 또한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 기반'의 서비스라는 점에서는 당근마켓과 유사하다고도 볼 수 있다. 음식 배달이나 B마트, 배민스토어를 통한 배달 또한 사용자의 위치에 기반한다.

이번 우리동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배민스토어는 초기 중대형 프랜차이즈를 위주로 입점이 진행됐으나, 현재는 일반 상인까지 대상을 확대하며 배달 서비스에 힘을 주고 있다.

업계는 배민이 '우리동네'와 같은 서비스를 테스트하는 것을 두고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라 해석한다. 배민은 현재 '우리동네'를 이용하는 점주에 대해 광고비를 받지 않고 있으나, 만약 정식으로 서비스를 론칭하게 된다면 수익성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점주들이 가게를 홍보할 수 있는 홍보 지면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음식'에 국한됐던 서비스도 생활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 즉시 배송) B마트와 배민스토어 두 축을 앞세워 취급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앱 하나로 다양한 상품을 구매 후 바로 받을 수 있는 편의성을 강화한다. '우리동네' 또한 이미 배민이 장악하다시피 한 음식 외의 카테고리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맥락이 비슷하다.

배민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마냥 축배를 들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올해는 팬데믹으로 인한 성장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7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3040만952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기준으로 최대 수치지만,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약 5% 감소했다.

배민은 현재 시장 경쟁 상황을 고려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업'을 정리하고 있다. 자사 웹툰 플랫폼 '만화경' 서비스는 내년 5월까지만 유지하고 종료한다. 또 이달 31일 오전 8시를 마지막으로 라이브커머스 '배민쇼핑라이브'도 접는다.

다만 '우리동네' 서비스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는 당근마켓이 먼저 힘을 주고 있고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아직 테스트 중인 서비스인 만큼 얼마나 많은 점주가 입점할지 등도 알 수 없다.

앞서 카카오의 경우 택시·헤어숍·스크린골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었고 결국 지난 2021년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사업과 헤어숍 등 일부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플랫폼 기업은 초기에 무료 서비스나 원가 이하 프로모션으로 적자를 감수하면서 사용자를 모아 점유율을 늘린다.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고 시장지배적 위치에 오르면 자신에게 유리한 거래조건을 설정해 이윤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민은 만화경·쇼핑라이브 사업은 철수하고, 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는 '우리동네' 서비스를 새로 테스트하는 것을 봐서 수익성 중심 사업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사업이 기존 플랫폼 사업과 큰 차이가 없어 골목상권 침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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