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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30년 만에 시중은행 탄생?"···'전국구' 도전하는 김태오의 DGB

금융 은행

"30년 만에 시중은행 탄생?"···'전국구' 도전하는 김태오의 DGB

등록 2023.07.05 10:03

차재서

  기자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의사 전달 "지방 거점 금융사 한계 뛰어넘을 것"

DGB대구은행이 내부 검토를 거쳐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의향을 내비쳤다. 그래픽=박혜수 기자DGB대구은행이 내부 검토를 거쳐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의향을 내비쳤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작업에 착수한다. 은행권 경쟁을 촉진시키겠다는 정부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영업 무대를 전국으로 옮겨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지려는 김태오 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내부 검토를 거쳐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의향을 내비쳤다. 당국 차원에서 이를 공식화한 만큼 양측의 논의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새로운 인가 방침이 떨어진 데 따른 행보다. 금융위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논의를 거쳐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유도하는 등의 계획을 수립했다. 은행업 경험을 지닌 주체가 업무영역과 규모 등을 확대하도록 함으로써 보다 빠르게 실효성 있는 경쟁 체제를 구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대구은행도 원론적인 수준에서 사안을 들여다봤으며 당국이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면 전담 조직을 꾸려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대구은행이 당국으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으면 1992년 평화은행 출범 이후 30년 만에 또 하나의 시중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 5년 사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전통적인 형태를 띤 시중은행이나 지방은행의 신규 인가는 없었다.

당국은 지역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한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는 한편, 대구은행이 수도권과 충청·강원(지방은행이 없는) 등에서 여수신 경쟁을 확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신청서를 내면 요건을 심사해 신속히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을 당시만 해도 성사 가능성을 점치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았다. 현실적인 문제를 따져봤을 때 그 작업이 만만치 않아 선뜻 나서는 곳이 없을 것이란 관측에서다.

무엇보다 기존 주주의 지분을 정리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다. 은행법에서 은행 성격에 따라 지분 보유 한도를 달리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의 지분 보유 한도는 ▲시중은행 4% ▲지방은행 15%이며, 동일인 주식보유한도 역시 ▲시중은행 10% ▲지방은행 15%로 차이가 있다. 즉, 지방은행으로서는 시중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이 수치를 맞춰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대구은행은 이러한 요건에 걸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의사결정도 수월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DGB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공단(8.78%)과 OK저축은행(8.00%), 우리사주조합(3.95%) 등이다. 10% 이상 지분을 들고 있는 주주가 없을 뿐 아니라, OK저축은행은 산업자본이 아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덧붙여 시중은행의 최소자본금 요건은 1000억원인데, 1분기 기준 대구은행의 자본금은 6806억원으로 이를 충족하고 있다.

아울러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계획은 김태오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출발했다. 평소 그는 대구·경북 지역 색채가 강한 그룹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국으로 영향력을 넓혀야 한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그 일환으로 4년 전엔 5% 수준이던 은행의 수도권 여신 비중을 작년말 15.8%까지 끌어올리고 영업채널도 확대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연초에는 '기업특화 영업조직' 성남금융센터를 열고 4월엔 인천금융센터도 확장·이전했다.

새로 합류하는 자회사에 'DGB' 대신 '하이'라는 브랜드를 입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재 DGB금융 내에서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하이투자파트너스 등이 '하이'라는 이름을 공유하고 있는데, 여기엔 혁신적이고 친숙한 이미지로 지방 거점 금융회사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김 회장의 포부가 반영됐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새로운 방침을 제시하기 전부터 그룹 차원에선 전국구 은행으로 거듭나고자 고민해왔다"면서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세부적인 요건이 공개되면 전담 조직을 중심으로 신속히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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