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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éjà vu 권력

박영주의 chronique

Déjà vu 권력

 Déjà vu 권력 기사의 사진

필자는 본 칼럼을 시작한 이래 권력의 정치행태에 따른 자기반성, 자기성찰 수준을 보면서 참담함을 떨쳐내지 못한다. 한 국가의 대통령직 수행자는 국민을 향한 모든 정치 행위에 관해 자기반성, 자기성찰을 부단하게 하리라 생각했다. - Hélas pour nous! 사실 동물이 아닌 인간인 바 어찌 자기반성과 성찰을 안(못) 하겠는가! 그런데 조금이나마 자기성찰을 할 수 있으려면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아는 것으로 남녀노소 막론하고 의미를 너무 잘 아는 양 내뱉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소크라테스의 일갈이 바로 메타인지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집권 1년도 안 된 10월22일 주말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등의 푯말과 함께 청계광장에 촛불이 밝혀졌다. 그로부터 불과 10여 일이 채 안 되어 일어나서는 안 될 대참사가 일어났다. 수많은 젊음이 어처구니없게도 무참하게 생을 잃었다. 단순한 기시감을 넘어 실제로 등장한 촛불, 10·29 참사 앞에서 대통령과 정부 각료는 최소한이나마 촛불 등장의 의미를 되돌아보았을까, 왜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참사가 일어났을까에 대한 반성과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은 못 할까? 그저 매일 출근하듯 하얀 국화 한 송이 들고 가 바치면 된다고 생각했을까! 국민의 안전한 삶을 위한 지도력의 부재 앞에 우리가 만난 권력의 자기반성과 성찰의 수준은 "웃기고 있네"라는 5음절의 필담이었다. 불과 얼마 전 개에게 청사과?를 주며 사과한다고 한 그 수준에서 한치도 성찰하지 못한 채 시절은 갈수록 하 수상하다.

자기를 객관화하여 관찰하고 반성하는 일은 어렵다. 무엇보다도 권력 그 자체가 갖는 다양한 힘의 속성이 자기반성을 방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대통령직을 부여받은 자는 자신의 언행이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결과에 이르면 무엇이 잘못되었고 왜 공감 어린 사과를 해야 하는지를 인지해야 하고, 모르면(모른다는 게 말이 안 되지만) 노력해서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자신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며 이를 대상화하여 바라보고 반성하는 능력인 메타인지의 향상은 저절로 얻어지지 않는다. 성실한 노력과 실천력이 필요하다. 정치권력을 지닌 자의 메타인지가 얼마나 중요하면 그 옛날 중국 춘추시대 정치가인 공자도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아는 것이다"라고 했을까.

현 권력이 합법적으로 '공정한 정치'를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5년이다. 단거리 달리기보다는 페이스 조절을 해가며 잘 달려내야 하는 마라톤에 견주어 볼 수 있다. 각 주자는 쉽지 않은 완주를 위해 나름의 전략을 갖고 출발선에 설 것이다. 달리는 초반엔 여러 요인을 고려하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지만 달려 온 거리가 쌓여가고 고통이 커지기 시작하면 주자들 간의 차이가 나타난다고 한다. 결정적인 차이 중 하나는 '수준 높은 주자'는 평범한 주자와 달리 호흡과 보폭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집중한다는 점이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반성하며 발전해 나가는, 쉽지 않은 정신 작업 능력인 메타인지의 원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부족한 메타인지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질문 대신 '무엇을 모르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발달심리학자 마릴린 미첼은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을 하고 싶었는데 당선이 되었고, 그래서 자신의 목표가 달성되었으니 이젠 끝! 인가. 아니다. 처음 해본다는 대통령 직무, '나는 무엇을 모르는가?'라는 질문의 끊임없는 제기가 이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갓 반년을 넘기고 있는 권력, 이기적이고 한없이 이기적인 인간의 욕망이 난무하는 사회 환경의 변화무쌍함 앞에서 소크라테스가 왜 우리에게 "너 자신을 알라"고 했는가를 새삼 메타인지의 필요성을 지각하며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국민을 위해 무엇을 더 알아야 하고 더 나은 실천과 공감적 경청을 위한 쉼 없는 메타인지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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