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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짭'신사된 무신사, 왕따 되나···업계 마저 '냉랭'

'짭'신사된 무신사, 왕따 되나···업계 마저 '냉랭'

등록 2022.04.08 15:04

천진영

  기자

무신사 '해외 짝퉁 티셔츠 논란' 크림에 완패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 성장세 걸림돌 우려 자체 명품 감정 시스템 강조, 신뢰도 회복 주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가 가품(짝퉁) 논란의 선봉장에 섰다. 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인 크림과의 '짝퉁 티셔츠 공방'에서 완패하며 온라인 명품 시장의 고질적 문제를 결국 터트렸다. 그간 명품 정가품 논란 원천 차단을 위해 플랫폼 업계 전반에서 고군분투했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단 지적이다. 뒤늦게 수습 조치에 나선 무신사를 두고 업계는 냉랭한 분위기가 감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신사는 해외 명품에 대한 검수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공식 파트너로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파트너십을 확대키로 했다. 브랜드 파트너십을 제외한 제3자와의 거래 시에는 기존 검수 과정을 한층 고도화하고,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협력 관계도 구축한다.

가품 발생에 대비해 체계적인 대응 프로세스도 세웠다. 해당 부티크에 소명을 요청하고, TIPA 등 제3의 기관을 활용해 브랜드 상표 권리권자에 감정 의뢰, 손해배상 및 위약금 부과 등 업체를 제재 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무신사가 판매한 미국 명품 브랜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가 가품으로 밝혀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일 크림은 제조사 피어오브갓에 문의한 결과 해당 제품이 가품이라는 판정 확인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올 초부터 이어진 '짝퉁 공방'이 일단락됐지만 무신사의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다. 크림 측 공격에 무신사가 강력하게 '100% 정품'이라고 반박한 점도 회자된다. 그간 확신에 찬 주장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에서도 무신사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싸늘하다. 모바일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나란히 덩치를 키우는 상황에서 시장 성장세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다.

이들 업체는 자체 명품 감정 시스템을 재차 강조하며 소비자 신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무신사의 추락으로 '반사이익' 기대감을 내비친 곳도 있다.

캐치패션은 지난달 5주차(3월28일~4월3일) 방문자수가 전주 동기 대비 30% 늘었다고 밝혔다. 정가품 논란이 불거진 시점과 맞물린다. 회사 측은 "100% 정품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며 가품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야만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캐치패션의 경우 병행수입·구매대행·상품매입 방식이 아닌, 글로벌 파트너사가 고객에게 상품을 직접 배송하는 구조다. 이는 여러 단계의 상품 유통 과정을 없애고 정가품 논란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1만5000여개의 글로벌 브랜드, 총 350만개의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트렌비는 '명품 업계 내 크림과 같이 가품을 골라내는 역할을 하는 명품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무신사와 같이 오픈마켓으로 운영되는 형태의 플랫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 트렌비 리세일에선 지난 6개월 간 1만8321건의 명품 제품을 검수해 391건의 가품을 발견했다. 검수 과정 중 발견한 '판매할 수 없는 상품'에 대해서는 상품 제공 고객에게 직접 고지 후 플랫폼에서 절대 취급하지 않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트렌비는 정가품 시스템 체계화를 통해 명품 가품 유통의 제로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현재 명품 감정 아카데미를 오픈해 운영 중이며, 올해 100명의 감정사를 추가 양성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가품 유통 차단의 핵심은 사후 보상제도가 아닌 사전 검수 시스템에 있다. 트렌비 자체 명품 감정 시스템은 업계 최대이자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발란은 연내 자사에서 판매하는 명품 제품에 대해 NFT(대체불가능한 토큰) 보증서를 발급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해당 기술 도입 시 유통 구조를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명품 감정 기업 인수도 검토 중이다. 발란은 현재 약 8000개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의 경우 자체 인증 시스템을 강화해 가품 이슈 해결에 나섰다. SSG닷컴은 고객이 구매한 명품이 정품임을 인증하는 디지털 보증서 'SSG 개런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상품은 5만여개에 이른다. 롯데온은 작년 8월부터 판매자로부터 정품을 보장받은 '트러스트온 마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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