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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배당, 불편한 진실①

역대급 배당 확대, 누구를 위한 돈 잔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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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위 30개사, 전년比 주당 배당금 29.6% ↑
결산 배당금 총액 1조원 넘는 기업도 7곳으로 늘어
주주 목소리 확대 따른 '적극적 이익 공유' 행보 해석
일각서는 '경영권 승계 비용 마련 위한 편법'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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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상장사들의 배당 규모가 눈에 띄게 커졌다. 친환경 경영·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지배구조 투명화를 강조하는 ESG 경영이 시대의 대세로 주목을 받으면서 주주 권리와 이익을 더 높이겠다는 기업들의 행보가 본격화된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소액주주들보다 대주주들이 쥔 지분이 훨씬 많은 만큼 현재의 배당 확대 행보가 자칫 대주주의 금고 불리기나 후대 경영인에 대한 승계 재원 수단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로 지적되고 있다.

뉴스웨이가 지난 2020년과 2021년 연말 기준 결산배당을 실시하기로 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상위 30곳(시가총액 기준, 배당 미시행 상장사 제외)의 배당 현황을 분석한 결과 30개사의 주당 배당금 평균 증가율은 29.64%로 나타났다.

30곳 중에 2021년 주당 배당금이 2020년보다 줄어든 곳은 카카오, LG전자, SK텔레콤,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5곳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 등 18개 기업은 2020년보다 주당 배당금 액수가 늘었고 4개 기업은 2020년과 2021년의 배당금 수준이 같았다.

지난해 연간 실적이 적자로 전환된 한국전력은 결산배당을 하지 못했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이노베이션은 주당 2508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동안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던 셀트리온은 현금배당 시행사의 반열에 합류했다.

주당 배당금 증가율이 50%를 넘은 곳은 7곳이었고 100% 이상 늘어난 기업도 3곳에 달했다. 2020년 주당 1000원을 배당했던 기아는 지난해 기준 3000원을 배당키로 해 주당 배당금이 3배나 뛰었고 우리금융지주도 360원에서 900원으로 크게 늘며 150% 증가했다.

상위 30개사 중에서 주당 배당금 액수가 가장 큰 곳은 포스코로 보통주 1주당 1만7000원을 배당키로 했고 가장 적은 곳은 주당 53원을 배당키로 한 카카오였다. 카카오는 주당 배당금 감소율이 64.67%로 상위 30개사 중 가장 박한 배당 수준을 나타냈다.

부동의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1.98% 늘어난 1444원을 배당키로 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의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음에도 배당 규모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대내외 시장의 불확실성 증폭 탓에 삼성전자의 현금 운용 기조가 보수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배당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의 전체 배당 규모는 30조원에 육박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최근 코스피 시총 상위 53개사의 배당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준 배당금은 총 28조5450억원으로 집계됐다.

1조원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밝힌 기업도 지난해 삼성전자 1곳에 그쳤던 것이 올해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포스코, 기아, KB금융, SK하이닉스, 신한지주 등 7개로 늘었다.

국가의 거시적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지거나 기업들이 집단적으로 적자를 내지 않는 이상 배당이 중단되거나 배당금이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 한껏 늘려놨던 배당금을 별다른 이유 없이 줄일 경우 주주들의 이익 확대를 추구한다는 취지에도 벗어나는데다 주주들의 반발이 올 것이 뻔하다.

따라서 내년에도 이 같은 배당 확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지난해와 올해 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던 대형 상장사들이 배당을 실시한다면 전체 배당금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주요 상장사가 배당을 크게 늘린 것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기업의 이익을 주주들과 더 많이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효과까지 일으키겠다는 해석이 가장 뚜렷하다.

최근 각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주주들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 과거보다 뚜렷해졌고 이것이 배당 확대의 요인이 됐다는 것이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그동안 다소 수동적이었던 주주들이 능동적으로 회사 경영에 목소리를 내는 일이 잦아졌고 최근 2년간 젊은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도 기류 변화에 한몫을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배당 확대를 달갑지 않게 보기도 한다. 이른바 '대주주 배불리기'라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3·4세 경영인에 대한 경영 승계 작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만큼 배당 확대는 곧 경영권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편법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실제로 CJ그룹의 배당 확대 행보가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CJ를 비롯해 CJ제일제당과 CJ ENM 등 계열사들이 잇달아 배당성향을 높였다.

이들 회사의 주요 주주 중에는 이재현 CJ 회장의 자녀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와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도 있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45억원, 이경후 경영리더는 32억원을 배당받기로 했는데 이 돈이 장기적으로 승계 비용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주주 배당 늘리기에만 급급한 기업들이 본업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에는 게을리 하고 이것이 기업 전체의 체질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배당 규모를 키우는 사이 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통신 품질 논란을 스스로 키운 이동통신사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배당이 늘어났는데 배당 확대 행보가 주주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대주주의 이익 증대를 위한 것인지는 각 기업이 스스로 투명하게 밝힐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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