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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의 채널고정]오너 아니어도 ‘슛’ 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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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

최근 ‘유통 맞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명언을 똑같이 인용해 화제가 됐다.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롯데가 이뤄낸 성과들은 수많은 도전과 실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도전을 강조했다. 정용진 부회장 또한 아무리 좋은 계획도 한 번의 실천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며 “실패해도 꾸준히 실천할 것”을 당부했다.

신년사를 보며 양가감정을 느꼈다.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오너가 직접 꾸준히 도전하라고 독려하다니. 이론적으로는 정말 맞는 말이다. 혁신을 위해서는 과거를 답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도전을 지속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실패는 수반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이끄는 조직에 밝고 건강한 문화가 깃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너가 나서서 직원들에게 틀에 박히지 않는 사고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도 나름대로 심금을 울리는 포인트였다.

그러기 무섭게 실제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치고 올라왔다. 멋있어 보이는 말은 그 어느 누가 못할까. 게다가 신 회장과 정 부회장 모두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다고 믿는 위치에 있다. 이들이 추진한 어느 한 사업이 실패한다고 해서 삶이 송두리째 무너질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쓴맛’을 꽤 봤다. 롯데는 2016년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중국 사업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2017년 말까지만 해도 100여 곳이 넘던 중국 롯데마트 매장은 모두 폐점했고 중국 롯데백화점도 정리했다.

정 부회장 또한 야심 차게 추진했다가 철수한 사업이 많다. 삐에로쑈핑, 부츠, PK마켓, 제주소주 등은 모두 정 부회장이 공을 들였지만, 냉혹한 시장의 평가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접은 사업이다. 실적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몰리스펫샵, 일렉트로마트도 지금까지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정 부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실패를 통해 배운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조직에선 그 논리가 통하지 않는다. 단지 결과에 책임을 질 뿐이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일련의 실패에서 무엇을 배웠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들은 배웠겠지만, 누군가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졌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도전도 ‘아무나’ 할 수가 없다. 사회에서는 실패해도 되는 이들만 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전문경영인들과 임원, 실무진들은 두려울 수밖에 없다. 자신이 쏜 ‘번뜩이는’ 슛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 뒤에 따라오는 것은 관중의 탄식 정도가 아니다. 그리고 ‘정말로’ 오너가 아니어도 슛을 할 수 있는 건강한 문화가 조성돼야만 조직원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찬스도 알아볼 수 있는 법이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의 신년사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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