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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吳, 너도나도 재건축”···꿈에 부푼 강남 단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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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대나 가능했던’ 강남 부촌 ‘재건축 꿈’ 속도내
공약대로라면 ‘손가락 빨던’ 은마·잠실주공도 가능
잔여임기 1년 2개월, 실현가능성 의문도 제기되지만
전문가들 “늦더라도 밑그림부터 잘 그리는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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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들뜬 민간 재건축시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모두 경쟁적으로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조하자 ‘손자·손녀대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강남 부촌의 아파트 단지들도 드디어 ‘재건축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미 서울의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재건축단지(압구정현대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 1~6구역, 총 9784세대)는 현재 1구역만 제외하고 대부분 조합을 설립했거나, 조합 설립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다. 앞서 강남구 개포동의 주공5단지는 작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으며 이어 주공6단지, 주공7단지 등도 올해 1월 인가를 받은 상태다. 옆동네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2차아파트도 작년 1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특히 압구정현대아파트 경우 코 앞으로 다가오는 ‘2년 실거주’ 규제가 되려 재건축 속도를 내게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간에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강남 부촌 아파트단지들의 재건축이 현실화되어가는 과정 속에서도, 마찬가지로 재건축이 절실해 보이는 대치동의 은마아파트와 잠실 주공5단지아파트 등 일부 경우 넋 놓고 구경만 할뿐이었다. 이미 몇 차례 불발되면서 재건축 추진 여부가 상당히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야 후보들이 규제 완화 공약을 잇달라 내놓자 재건축 만년 후보군이었던 대치은마와 잠실주공 등도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것처럼 재건축에 대한 의지를 다시금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관계자 역시 “은마는 지난 9년 간 재건축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기대가 크다”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25년간 재건축 추진 중, 관건은 ‘35층 층고제한’ 풀어줘야 = 사실상 서울시장 여야 후보들이 재건축 규제를 완화시킨다는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놨음에도 초반에는 대치동 은마의 재건축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인 시선들을 보였었다. 그런데 두 후보 모두가 ‘35층 층고제한’ 규제를 완화시키겠다는 공약을 잇달아 내놓자 분위기는 조금씩 뒤바뀌어갔다.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조례로 주거지역 아파트의 최고 층고를 35층으로 제한했는데 그 여파는 엄청났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재개발을 억제하는 결과를 낳고만 것이다. 층고를 더 높여 아파트단지를 재건축하려던 조합들의 계획이 무산된 것인데, 대표적인 예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단지다.

35층 규제 후에도 지난 2017년 은마아파트는 주거지역, 3종주거지역 모두 최고 49층으로 짓겠다는 기존의 정비안을 그대로 들고 오자 당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이하 도계위)로부터 퇴짜를 맞은 적도 있었다. 또 당시에는 은마 뿐만 아니라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강남구 개포주공6, 7단지 등도 층수 제한 때문에 도계위 심의에 발이 묶였다.

그런데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영선 후보와 오세훈 후보 모두 35층 층고제한을 풀겠다고 밝히면서 ‘박원순 마법’이 점차 풀리고 있다. 이미 부동산업계 전문가들도 층고 제한은 완화시켜야 하는 정책이라며 필요성에 대해 깊히 공감하고 있다. 층고는 재건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가구를 늘릴 수 있어 사업의 채산성을 높일 수 있는데다 조망권을 확보하며, 건폐율을 낮춰 넓은 녹지를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랜드마크 효과까지 있어 재산 가치를 높여준다. 그러니 은마아파트처럼 적절한 조건이 조성될 때까지 10년 넘게 기다리겠다는 조합이 수두룩한데, 특히 강남서초지역에 많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티팀장은 “‘35층 규제’ 풀리면 대치 은마와 잠실 주공 등 비롯한 서울 일대 대부분 아파트들의 재건축 추진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해당 규제 때문에 주민들이 상당히 회의적이었는데, 이 문제만이라도 해결되면 (재건축 추진)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최근 재건축 새로운 규제인 ‘2년 실거주’ 요건 또한 무난하게 극복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새로운 암초, 안전진단 문제는 해결됐나? “이미 사업은 중반부” =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11단지 아파트가 재건축 정밀 안전진단(2차)에서 최종 탈락하면서 잇따른 청신호가 켜졌던 서울 재건축 시장이 ‘적정성 검토’라는 암초를 만났다. 즉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에서 이제는 이미 한 차례 강화된 안전진단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앞서 정부가 작년에 발표한 ‘6·17 부동산 대책’에서 2차 안전진단 시 현장 조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하자 2차 안전진단 절차가 한 차례 더 까다로워졌다. 이보다 앞선 2018년에는 평가 항목 중 ‘구조 안전성’의 가중치가 크게 올라가면서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튼튼하게 지어진 아파트 단지는 해당 항목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조 안전성은 건물 노후화에 따른 붕괴 위험을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다행스럽게도(?) 대치은마와 잠실주공5단지는 이미 2010년에 안전진단을 모두 통과한 상태다. 25년 동안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사업은 이미 중반부까지 와 있다. 안전진단은 흔히 ‘재건축 첫 관문’이라고도 하는데 안전진단이라는 문을 지나면 조합 설립 등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이 가능하다.

물론 이들 단지도 안전진단 아픔을 겪었다. 둘 다 안전진단 고배를 마셨다. 은마는 2002년 첫 탈락 후 2010년 통과까지 8년을 보냈다. 잠실주공5단지는 2006년 예비안전진단(현 현지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가 4년 뒤에 재건축 대상으로 확정됐다. 1979년에 지어진 은마는 31년 만에, 대치은마보다 1년 전에 준공된 잠실 주공5단지는 32년 만에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잔여임기 1년 2개월, 실현가능성 의문 나오지만…밑그림이 더 중요 = 현재 부동산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서울시장의 잔여임기가 겨우 1년 2개월 남짓밖에 안 남은 만큼,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잔여임기가 얼마 없기 때문에 중요한건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도 “잔여임기가 1년 2개월 남은 상황이어서 이들 후보가 내놓은 공약들은 대체로 실현 불가능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안전진단 등을 포함한 일부 규제완화는 지자체장 권한 밖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완화는 결국 정부가 허가를 해줘야 하는데, 현 정부는 공공 주도 기조라서 서울시장이 큰 판을 흔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은 임기가 얼마되지 않더라도 그 사이 재건축 규제 완화 초석을 닦기에는 충분해 보인다는 시각도 나왔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티팀장은 “서울시장이 누가 됐든 짧은 기간이라도 밑그림을 잘 그려주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빨리 진행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준비를 얼마만큼 하고 추진하느냐에 더 달려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거 참여정부 때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고 재건축을 빠르게 진행하려다 나중에 문제됐던 곳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반포주공1단지”라며 “빨리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작용 안 생기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프레스티지 바이 래미안’으로 재건축 예정인 반포주공1단지는 작년 9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로 인해 무려 가구당 4억200만원, 총 5965억 6844만원의 부담금을 통보받아 세금폭탄이 떨어진 바 있었다. 이는 재초환 시행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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