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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픽’ 목동재건축, ‘첫 관문’ 못 넘다···거센 후폭풍

‘오세훈의 픽’ 목동재건축, ‘첫 관문’ 못 넘다···거센 후폭풍

등록 2021.03.31 17:09

수정 2021.03.31 18:12

김소윤

  기자

9, 11단지 잇따른 최종 탈락에 ‘신시가지’ 전체 비상 “정부 규제 이후 적정성 통과 어려워져” 주민들 반발‘최고로 탄탄’ 자랑했는데, 안전진단 탈락 예견된 일(?)이제 33~36년 돼, 여타 재건축 단지보단 ‘젊은 아파트’내부 설비 노후화는 심각, 10년 전부터 재건축 추진해와

목동아파트 14개 단지의 아파트들 외관에는 木(나무 목)자 로고가 새겨져 있다. 동네 이름이 木洞[(목동)인 만큼 모든 단지의 아파트 도색에 木자 로고가 그려져 있다. 사진 = 김소윤 기자목동아파트 14개 단지의 아파트들 외관에는 木(나무 목)자 로고가 새겨져 있다. 동네 이름이 木洞[(목동)인 만큼 모든 단지의 아파트 도색에 木자 로고가 그려져 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목동과 상계동, 여의도 등 구체적인 지역까지 언급하며 민간 주도 재건축·재개발 통해 1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이 중 목동 지역은 최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첫 TV토론회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치면서 다시금 이목을 끌었던 곳이기도 하다.

그런 목동 지역이 이번에는 재건축 사업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안전진단 최종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체 아파트단지의 재건축 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해당 아파트단지는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목동신시가지아파트’(또는 목동아파트 X단지)로 1~14단지나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목동아파트 11단지는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에서 C등급을 받아 탈락했다. 작년 9월 9단지에 이어 11단지까지 연거푸 고배를 마신 것이다.

불과 한 달 여전만 해도 이 ‘목동신시가지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바람은 기대 이상이었다. 재건축 추진에 필요한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단지가 늘고 있어서다. 일부 단지에서는 벌써부터 매물이 잠겼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그러나 안전진단 절차를 모두 통과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하지가 않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9단지는 1차 안전진단에 통과했으나 작년 9월 2차 안전진단에서 유지 보수 통보를 받으면서 재건축에 제동이 걸렸다. 또 아파트 정밀안전진단 등급은 ‘A~E 등급’로 나뉘는데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 허용에 해당한다. 곧바로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는 E등급과 달리 D등급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나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주관하는 2차 정밀안전진단까지 통과해야 재건축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고배를 마신 11단지 경우에는 적정성 검토에서 조건부 허용인 D등급도 아닌 C등급을 받아 통과하지 못했다.

9단지, 11단지 모두 재건축에 빨간불이 켜지자 다른 목동 단지들의 통과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안전진단 현장조사를 의무화하는 등 규제를 강화한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적정성 검토 통과가 이전보다 크게 어려워졌다는 후문도 나온다. 실제 6·17 대책 발표 이후 적정성 검토를 최종 통과한 서울 아파트는 도봉구 ‘삼환도봉’(660가구) 한 곳에 불과했다. 적정성 검토에서는 민간 업체가 진행하는 정밀안전진단과 비교할 수 없이 철저한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해당 주민들도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날 양천발전시민연대(이하 양천연대)는 목동 11단지 안전진단 탈락과 관련해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은 서울 비강남 중산층 거주 지역에 5만 세대 이상의 미니신도시급 신축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급 대책”이라며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기준을 자의적으로 강화해 재건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 옆의 녹지 공간은 충분하게 확보됐으며, 덕분에 단지 내부로 조금 들어가면 매우 조용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단지 내부로 들어서면 도보나 자전거 한정으로 산책하거나 자전거로 돌아다닐 공간이 매우 충분하다. 사진 = 김소윤 기자목동신시가지아파트 옆의 녹지 공간은 충분하게 확보됐으며, 덕분에 단지 내부로 조금 들어가면 매우 조용하고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단지 내부로 들어서면 도보나 자전거 한정으로 산책하거나 자전거로 돌아다닐 공간이 매우 충분하다. 사진 = 김소윤 기자

목동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이 가운데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곳은 6단지 한 곳뿐이다. 나머지 아홉 개 단지는 적정성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6단지와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단지들은 현재 왜 탈락했는지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1988년 당시 최고로 탄탄한 아파트였다고 이슈가 대단했는데” 라면서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단지들이 안전진단에서 줄줄이 탈락 고배를 마시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85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980년대 당시 심각한 사회 문제였던 도시 내 주택 부족 해결 일환으로 500만호 주택 건설 사업에 의해 세워진 아파트단지다. 1985년 11월부터 1988년 10월까지 1~14단지가 모두 입주했다. 무엇보다 당시 정부가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단지를 지을 때 내구성을 워낙 강조한데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단지보다 나중에 지어져 구조가 훨씬 튼튼해 안전진단 문턱을 넘기기 힘들 거란 전망이 여러 차례 나왔었다.

연식 또한 33년~36년 된 아파트로 대치은마아파트(43년), 잠실주공아파트(46년), 압구정현대아파트(45년), 여의도시범아파트(51년) 등보다는 상대적으로 ‘젊은 아파트’다. 때문에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데 무슨 재건축이냐. 목동보다 낡고 더 오래된 아파트들부터 해라”고 싸늘한 반응이 나오는 곳도 여럿 있었다. 그런 반면 “해당 법령상 재건축 가능 시기가 30년 된 아파트인데, 30년 넘고 주차장 부족하면 그냥 재건축 추진해도 좋을 듯”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멀쩡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설비 노후화가 심해 해당 주민들은 재건축 필요성을 이미 오래 전부터 느껴왔다는 말도 나온다. 한 건축사사무소 관계자는 “튼튼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배관·엘리베이터 등 설비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천연대 관계자도 “목동 단지는 안양천변의 뻘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지하에 설치한 파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과 지반이 분리돼 건물의 안전성에 심각한 손상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양천구청은 이미 10년 전부터 목동 단지 재건축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설계 공모에 나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심각한 점은 최근 사업 첫 단추인 안전진단부터 제동이 걸리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들뜬 민간 재건축 시장이 차갑게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감도 나온다. 현재 여야 후보들은 표심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너도 나도 재건축 규제 완화를 강조해 서울 재건축 단지 아파트들은 기대감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이다. 그러나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조합 설립, 시공사 선정 등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없어 이 규제 역시 풀지 못한다면 재건축은 사실상 막힌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오세훈의 픽’ 목동재건축, ‘첫 관문’ 못 넘다···거센 후폭풍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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