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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급락 후폭풍···공모주 가격 ‘낮추고’, 상장 ‘늦추고’

빅히트 급락 후폭풍···공모주 가격 ‘낮추고’, 상장 ‘늦추고’

등록 2020.11.02 14:12

김소윤

  기자

빅히트 쇼크에 상장 준비 기업 위축공모가 확 낮추고, 일정 2~3주 연기과거 비교그룹 ‘뻥튀기’ 사례 회자

빅히트 급락 후폭풍···공모주 가격 ‘낮추고’, 상장 ‘늦추고’ 기사의 사진

“방탄소년단(BTS)이 최소 상한가는 두어번 ‘따상·따따상’ 정도는 칠 것이라는 증권가 말 그대로 믿고 사다가 현재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상장하자마자 곧 50만원까지 갈 것이라는 빅히트 주가가 이제는 5만원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 바꾸는 증권사도 있어 화가 난다.”

이미 개미들의 무덤이 되버린 빅히트엔터테이먼트 주가 게시판. “공모가 누가 정했나요?”라며 국민청원까지 등장했고, 금융당국에서는 곧 이와 관련된 공청회도 열 지경이다. 2일 현재 이 시각 빅히트 주가는 2% 내외의 반등세를 보고 있지만 이마저도 ‘개미 꼬시기’가 아니냐며 비난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빅히트 쇼크에 현재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희망 공모가를 대폭 낮추거나 공모 일정 등을 연기하고 있다. 빅히트와 관련한 논란. 특히 공모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자 예비 상장사들은 최대한 시장 눈높이에 맞춰 조심스럽게 IPO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례로 미생물진단 전문기업 퀀타매트릭스는 지난달 중순 금융위원회에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정정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공모가 밴드를 1만9700원~2만5500원으로 기존2만1200~2만6500원보다 3.8%~7% 가량 낮췄다. 바뀐 밴드가액으로 산출한 최대 기업가치(밸류에이션)는 3720억원으로, 기존 최대 몸 값인 4200억원보다 500억원 가량 할인됐다. 공모 물량도 기존 322만500주의 절반 수준인 170만700주만 모집한다.

이어 클리노믹스도 지난달 수요예측을 앞두고 진행하던 IR 일정을 중단하고 몸값을 낮췄다. 이 회사는 지난 26일 자진 정정신고를 통해 향후 IPO 일정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기존 증권신고서에 따른 수요예측일은 10월28~29일이었는데, 이번 정정에 따라 수요예측은 11월 17~18일로 3주가량 미뤄졌다.

클리노믹스 역시 공모가를 낮춘게 눈에 띈다. 주당 평가가액을 2만1825원에서 1만8606원으로 하향함에 따라 공모가 희망밴드도 기존 1만2800원~1만6300원에서 1만900원~1만3900원으로 조정됐다. 이와 함께 공모주 규모도 30만주가량 줄였다. 당초 228만8000주를 모집하려 했지만 197만2323주만 모집한다. 클리노믹스 상장 밸류에이션은 역시 이번 정정으로 기존보다 약 500억원 감소한 2578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빅히트의 계속되는 고평가 논란으로 몸값까지 낮추며 도전하는 기업들의 사례가 나오고 있다. 즉 위축된 시장에 눈높이에 맞춰주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상장 일정을 늦추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앞서 클리노믹스를 비롯해 티앤엘, 포인트모바일, 고바이오랩, 명신산업 등도 증권신고서 정정과 함께 상장 일정을 2∼3주가량 연기했다. 빅히트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커지자 최근 금융당국에서 증권신고서를 더욱 깐깐하게 살펴본다는 말이 나오자, 지적을 받기 전에 아예 공모가를 낮추거나 일정을 연기하는 등 몸을 사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통상 공모가는 상장 주관사와 기업이 제시한 희망 가격을 토대로 기관 투자가들의 수요를 파악한 후 정해진다. 공모가가 실제 기업가치에 비해 높게 잡히면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상장 전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빅히트는 결국 코스피에 상장하고서 주가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0월 30일 빅히트 종가는 14만 2000원으로 이제 공모가 13만 5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상장일 최고가인 35만 1000원과 비교하면 보름 사이에 주가가 60%나 하락한 것이다.

대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애당초 빅히트 공모가 산정 과정부터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빅히트는 비교기업(피어그룹)으로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YG플러스, 네이버, 카카오를 선정했는데, 자체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사업을 이유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피어그룹에 포함하면서 공모가가 같은 업계 주가에 비해 높게 책정한 것이다. 당시에도 빅히트 증권신고서를 보자마자 업계 반응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함된 것이 의아하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사실상 공모가 뻥튀기 논란은 이전부터 줄곧 있었다. 유사기업으로 상장 당시 매출액의 1000배가 넘는 곳을 채택한 곳도 있었다. 가장 심한 예가 코스닥 상장사 ‘디지아이’인데, 공모가 선정 당시 유사회사로 삼성전자(코스피 1위)를 채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일어났다. 2001년 상장 당시 디지아이의 매출액은 122억원에 불과했는데 같은해 삼성전자 매출액은 26조1177억원과 비교하면 터무니없다는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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