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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10대 제약·바이오사 PEG 값 분석···HK이노엔 '저평가' 셀트리온 '고평가'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10대 제약·바이오사 PEG 값 분석···HK이노엔 '저평가' 셀트리온 '고평가'

등록 2024.04.30 16:30

이병현

  기자

국내 10대 제약·바이오사 주가 이익 성장 비율 분석HK이노엔 0.6으로 가장 낮고, 셀트리온 11로 가장 높아GC녹십자, 대웅제약 PEGR 음수···'역성장' 가능성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증시를 주도하던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이 꺼지며 약세를 지속 중이다. 국내 헬스케어 업종을 모은 KRX(한국거래소) 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13.62% 올랐다가, 이번 달 들어 다시 올 초 수준인 3300대로 돌아가는 등 고전하고 있다.

바이오 투심이 사그라들며 엔데믹 이후 지속된 저평가 구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투자자 우려가 커진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사 주식을 PEG(주가수익성장비율) 지표로 분석한 결과, HK이노엔은 가장 '저평가', 셀트리온은 가장 고평가된 종목으로 나타났다.

30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 가운데 지난해 매출 상위 10곳을 대상으로 PEG를 분석한 결과 PEG가 1 이하인 곳은 HK이노엔(0.59)과 동아에스티(0.96) 둘 뿐이었다. 1.5 미만으로는 종근당(1.31)이 있었다.

나머지 제약사는 모두 1.5 이상이었다. 보령의 PEG는 1.74였고, 유한양행(2.38)과 한미약품(2.6)은 2 이상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81로 높은 수준이었고, 셀트리온은 11로 다른 기업에 비해 눈에 띄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8개 제약사 가운데 PEG 값이 가장 낮은 기업은 HK이노엔,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 기업은 셀트리온이었다.

PEG는 기업의 PER(주가수익비율)을 연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로, 현재 주가가 얼마나 미래 수익 성장 기댓값에 비해 저평가, 혹은 고평가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약·바이오사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일반적으로 성장주는 현재 수익 규모보다 주가가 높아 PER 값이 큰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제약·바이오사를 평가할 때 미래 수익 성장을 함께 고려한 PEG 지표를 도입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이재윤 SK증권 연구원은 "물론 PEG 팩터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면 좋겠다"라고 전제하면서도 "PEG는 성장주 중 상승 가능성 있는 종목들을 스크리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라고 말했다.

PEG 1이 현재 주가가 기업의 미래 수익 성장 기댓값 대비 적정 평가되었음을 의미하므로, PEG가 낮을수록 현재 주가가 기업의 미래 수익 성장 기댓값에 비해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PEG 지표를 대중화시킨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유명 투자 구루 피터 린치는 PEGR 0.5 이하는 저평가, 1.5 이상은 고평가됐다고 봤다.

따라서 PER이 높더라도 성장률이 높으면 매력적인 주식으로 판단하는 PEG 기준으로 보더라도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 중 HK이노엔을 제외한 모든 기업이 투자 관점에서 적정~고평가 수준이었다.

다만 PEG 지표 계산에서 중요한 PER 값은 시시각각 바뀔 수 있다는 점은 PEG에 따른 기업가치 분석에 한계로 작용한다.

특히 제약·바이오 주식은 일반적인 주식과는 달리 회사가 현재 벌어들이는 돈이나 보유 자산에 기초한 현재 가치보다는 신약 개발 성공이나 기술이전 등 미래 가치를 중심으로 주가와 PER이 크게 움직인다.

실제로 현재 글로벌 빅파마로 여겨지는 여러 기업이 초창기 버블 논란을 거치며 성장했다. 시가총액 2000억원 수준의 작은 바이오텍으로 시작해 15년간 적자를 기록하다가 글로벌 빅파마로 성장한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도 높은 PER로 거품 논란을 일으켰다가 기술이전(라이선스 아웃)이나 신약 개발에 성공하며 PER 정상화 과정을 거친 제약·바이오사가 흔하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은 2015년 108.5배에 달하는 높은 PER 수치를 보였지만, 당뇨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Quantum Project)를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 하는 5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PER이 19.2로 떨어졌다. 당시 업종 평균에 비해 36.9% 저평가된 수준이다.

전문가는 PEG를 무조건 따르기보다는 하나의 참고 지표로 활용하라면서, 투자 결정 전 기업 분석을 철저히 하라고 투자자에게 조언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시장에서) PEG 지표의 장기적인 성과가 부진한 이유는 한국 기업의 특성상 이익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실적 컨센서스에 대한 신뢰성이 낮기 때문"이라면서 "PEG 비율을 활용한 기업 스크리닝은 이익모멘텀(=컨센서스 변화율)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윤진기 경남대 명예교수는 버핏연구소 칼럼을 통해 "PEG는 아주 엄격한 조건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주식의 매수·매도 기준을 제공해 주지는 않는다"라면서 "현실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업도 이익 증가율이 연속으로 음수가 나오기도 하며, 아무리 나쁜 기업도 이익 증가율이 예사로 100%가 넘기도 한다"라고 했다.

이어 "PEG를 분석하는 동안 기업의 미래에 대한 단서들을 대체로 포착할 수 있다"라면서 "PEG의 비밀은 숫자에 있지 않고 그것을 계산하는 사람의 기업과 세상을 보는 안목에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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