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3일 금요일

  • 서울 13℃

  • 인천 11℃

  • 백령 14℃

  • 춘천 9℃

  • 강릉 15℃

  • 청주 12℃

  • 수원 10℃

  • 안동 10℃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0℃

  • 전주 12℃

  • 광주 10℃

  • 목포 12℃

  • 여수 12℃

  • 대구 12℃

  • 울산 10℃

  • 창원 11℃

  • 부산 10℃

  • 제주 12℃

‘차바이오텍 쇼크’로 바이오 R&D 회계처리 다시 ‘도마 위’

‘차바이오텍 쇼크’로 바이오 R&D 회계처리 다시 ‘도마 위’

등록 2018.03.23 18:18

수정 2018.05.17 11:14

김소윤

  기자

23일 차바이오텍 下, R&D비용 이견차에 관리종목 과거 보타바이오, 자산 인식 R&D비용 손실처리 돼신라젠은 100% 비용처리···보수적 회계방식 택해바이로메드가 자산으로 계상하는 비율 제일 ‘높아’

줄기세포기업 차바이오텍이 회계문제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제약·바이오주(株)의 연구개발(R&D) 회계처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차바이오텍은 최근 감사보고서에 23억원의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에 대해 회사 측과 감사인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탓에 주가가 하한가로 내려앉았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차바이오텍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하며 2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차바이오텍은 개장 시작과 함께 바로 하한가로 추락했다.

차바이오텍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으나 거래소에 이견이 발생해 감사보고서상 수치와 달리 4사업연도 영업 손실을 기재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차바이오텍은 회계법인과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느냐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느냐를 놓고 이견을 보였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치료제는 2상 후 조건부 허가도 가능해 초기 임상도 자산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은 초기 임상인데다 개발속도가 늦고 계획보다 지연되는 일도 있어 이에 경상개발비(비용)로 14억2000만원을 반영하고 2016년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 8억8000만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외부감사인의 감사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차바이오텍의 관리종목 지정을 통보했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반복되면 상장폐지될 수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국내 제약-바이오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

차바이오텍 쇼크로 국내 제약사들 대다수가 천문학적 수치의 R&D 비용을 향후 매출로 인식되는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는 게 관행이 아니냐는 말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연초에도 독일계 증권사 도이치뱅크가 리포트를 통해 셀트리온의 연구개발(R&D) 회계방식에 문제를 지적한 이후 셀트리온가(家) 주식들이 곤두박질치기도 했었다.

이미 바이오 회사 중에서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해 영업이익을 부풀려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투자정보를 제공한 사례가 있기도 했다.

지난 2015년 제약업체 보타바이오는 그동안 회사가 자산이라 내세웠던 30억원대 연구개발비에 대한 결실이 뚜렷하게 나오지 않아 자산으로 잡아놨던 연구개발비를 손실로 처리했다. 이에 따라 당시 보타바이오의 당기순손실은 213억원이나 급증했다.

보타바이오처럼 일부 업체들이 연구개발을 투자비용까지 자산으로 회계 처리한 뒤 나중에 이를 비용으로 인식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을 울리곤 했다.

다만, 일부만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 했을 뿐, 실제로는 대다수가 판관비 외 비용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분기 보고서에 나와 있는 주요 바이오 신약개발 및 바이오시밀러업체들의 R&D 비용 현황에 따르면 전체 17개 사 중 셀트리온과 바이로메드, 네이처셀, 에이프로젠제약 등 단 4곳만이 R&D 비용 중 자산으로 인식된 비율이 절반 이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주요 (매출액 기준) 상위 제약사들은 전체 R&D 비용 중 자산으로 계상하는 비율이 10~30% 정도만 차지할 뿐, 대다수가 판관비 등으로 비용처리 했다.

이 중 신라젠의 경우 R&D비용 236억원 모두 회계상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개발비를 처리하지 않고 비용으로 처리했다. 통상 바이오업종의 R&D비용은 신약 개발 과정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업종보다 막대한 투자금이 들어가고 있음에도 신라젠은 이러한 보수적 회계방식을 택한 것이다.

반면, 바이로메드의 경우 전체 R&D비용 226억원 중에서 218억원이나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다. 즉 전체 R&D비용 중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96.4%나 됐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