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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도진 파업病···노사 공멸 하자는 건가

[한국경제 10대 과제 ⑩노사갈등]또 도진 파업病···노사 공멸 하자는 건가

등록 2016.10.04 09:40

윤경현

  기자

현대차 노조, 12년 만에 전면파업금융·철도·의료·공공노조도 거리로사익보다 경제 여건 먼저 생각해야

대내외의 경제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또 하나의 만만찮은 걸림돌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고질적 문제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노사 문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노동조합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12년 만에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여기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 계획에 반발하고 있는 전국금융산업노조와 전국철도노조, 서울·부산지하철 노조가 파업에 나섰다.

지하철 노조의 파업은 이틀 만인 29일에 마무리됐지만 나머지 조직들의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3일 일일파업에 나섰던 금융노조가 2·3차 파업의 불사를 선언한 상태고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연맹 등 다른 노조도 총파업 동참을 선언한 상태다.

산업과 사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안에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면서 4분기를 시작하는 산업계와 사회 전체의 시계는 사실상 ‘제로 상태’다.
산업계에서 가장 큰 고민은 현대차 노조다. 거의 매년 계속 되고 있는 파업으로 회사는 물론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1987년 결성 이후 총 22차례 파업으로 약 2조7000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키고 있다. 협력업체의 피해가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에서 정부와 경제단체 등은 현대차에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촉구하고 있어 현대차 노사분규의 국면은 일촉즉발을 향해 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7일 열린 교섭에서 회사가 추가로 제시했던 기본급 7만원 인상과 주간연속 2교대제 포인트로 10만포인트(현금 10만원 상당) 지급안을 그대로 들고 왔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협상장을 그대로 빠져나왔다.

회사 측도 더 이상 의견 양보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2년 8조4369억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조357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5.8% 줄어든 수치다. 당장 회사의 어려운 처지보다 제 살길만 챙기는 노조 측이 기존보다 눈에 띄게 낮아진 합의 수준을 반길 리가 없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 현대차의 고민은 갈수록 깊다. 정몽구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질적 경쟁력 확보와 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강화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 여건에서 올해 자동차 산업은 기존 메이커 간의 경쟁 심화와 함께 자동차의 전자화에 따른 산업 구조적 변화의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래 경쟁력 확보’라는 경영방침과 함께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지난해 판매량 801만대보다 12만대 늘어난 813만대로 설정했다.

정 회장은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제시함과 동시에 질적으로 좋아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정 회장의 목표는 불투명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노사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소비자로 하여금 귀족 강성노조에 대한 이미지 확고히 할 뿐”이라며 “최근 산업계 전반에 어려운 상황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현대차 노조에 대해 국민들 또한 외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 바깥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의 확대 도입을 두고 여러 곳에서 노사 간 파열음이 일어나고 있다. 자칫 사상 최대의 집단 총파업으로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첫 테이프는 금융노조가 끊었다. 금융노조는 지난 23일 일일파업에 돌입키로 하고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단기 실적주의가 곳곳에 만연해져 금융 공공성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노조는 정부와 회사 측이 성과연봉제와 쉬운 해고를 중심으로 한 고용개혁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2차, 3차 파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노조의 파업은 실질적인 참여자가 많지 않았고 이미 금융 서비스의 대부분을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 등을 통해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본격적으로 릴레이 총파업이 시작된 것은 27일부터 돌입한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이다. 철도노조는 서울과 부산의 지하철노조와 동조해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와 지하철노조가 동시 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1994년 이후 무려 22년 만의 일이었다.

금융노조와 마찬가지로 철도노조도 정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뜻으로 파업에 나섰다. 철도노조의 파업은 시민들의 이동과 직결되기에 금융노조 파업과는 반대로 일상생활 중 일부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가장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수도권 전철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행됐지만 지역을 잇는 여객열차와 화물열차는 일부 운행이 차질을 빚어 열차편을 통해 여행을 하거나 화물을 주고 받는 이들이 불편을 겪었다.

철도노조 외에도 노동계 곳곳에서는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화물연대와 보건의료노조, 공공연맹과 공공운수조합 등이다. 이들의 파업이 길어질 경우 4분기를 시작하는 산업계와 사회 각계에서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려운 경제 여건을 무시한 상황에서 노동계가 자신들의 이익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 산업계와 사회 각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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