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02일 목요일

  • 서울 17℃

  • 인천 15℃

  • 백령 14℃

  • 춘천 18℃

  • 강릉 17℃

  • 청주 18℃

  • 수원 15℃

  • 안동 15℃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8℃

  • 전주 16℃

  • 광주 16℃

  • 목포 14℃

  • 여수 14℃

  • 대구 18℃

  • 울산 12℃

  • 창원 13℃

  • 부산 13℃

  • 제주 14℃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외식사업에 발목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외식사업에 발목

등록 2016.03.23 16:29

임주희

  기자

갓비빔·치즈불닭볶음면 등 연이어 출시타이틀 치중한 결과 마케팅 효율성 저하

사진=삼양식품 제공사진=삼양식품 제공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이 실적 부진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지난 2010년 회장으로 취임 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갓비빔, 치즈불닭볶음면 등 신제품 출시를 통해 부진을 털어내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특히 신사업으로 벌인 외식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2908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연결재무제표 기준)은 -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2014년에 기록한 매출 3146억원과 당기순이익 40억6000만원 대비 각각 7.6%, 185%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손실의 주원인은 크라제버거의 부진이다. 크라제버거는 2014년 나우아이비12호 펀드와 인수합병에 관한 투자계약을 맺었다. 현재 나우아이비12호펀드는 크라제버거를 운영하는 크라제인터내셔날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나우아이비12호펀드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지난해 크라제버거의 부진이 나우아이비12호펀드의 공정가치를 하락시켰고 이는 삼양식품의 순손실로 이어졌다.

호면당도 삼양식품의 부진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전인장 회장은 취임 이후 면요리 전문점인 호면당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외식사업 확장에 나섰다. 2014년에는 라면요리 전문브랜드 라멘:에스(LAMEN:S)를 론칭했다.

현재 직영점 2곳으로 운영되는 라멘:에스는 삼양식품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론칭한 브랜드다. 삼양식품은 표준화 작업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이 외식사업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동안 라면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전 회장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사업을 확장해 부진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식 사업의 문턱은 낮아 시장 진입은 쉽지만 유지가 어려운데 이를 도외시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사업이 매력적이지만 이미 레드오션으로 평가되는데다 위험성도 큰 사업분야”라며 “전 회장이 취임 이후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 리스크는 고려하지 않은 채 외식 사업을 확장해 삼양식품이 라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결과만 낳았다”고 말했다.

이런 업계의 평가를 의식한 듯 전 회장은 연초부터 신제품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프리미엄 짬뽕·짜장라면인 갓짬뽕과 갓짜장을 출시한데 이어 지난 3월 초에는 갓비빔을 출시했다.

삼양식품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갓비빔에 이어 불닭볶음면의 새로운 버전인 치즈불닭볶음면도 출시했다.

하지만 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준비되지 않은 채 마케팅을 펼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양식품은 갓비빔과 치즈불닭볶음면 모두 신제품이다 보니 각 유통 채널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국 마트와 편의점에 모두 유통하기 까진 약 1~2주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전 회장의 경영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 회장이 ‘처음’이라는 타이틀에 욕심을 낸 결과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의 경우 마케팅이 제품 매출로 이어져야 하는데 삼양식품의 마케팅은 매출로 이어지기 힘든 방법”이라며 “업계에선 전 회장이 과거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타이틀을 중요시 여겼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희 기자 ljh@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