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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물려받은 김남정, M&A로 공격 경영 몸집 키우기

[동원은 지금①]식품 물려받은 김남정, M&A로 공격 경영 몸집 키우기

등록 2020.10.13 07:42

수정 2020.10.13 08:42

김민지

  기자

참치왕 김재철 동원 50년에 퇴진 두 아들에 금융 식품 맡겨그룹 밑바닥 참치 배달부터 시작해 17년 만에 부회장 올라M&A로 사업 다각화 ‘수산·식품·포장재·물류’ 4대 축 완성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회장이 지난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장 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하면서 차남 김남정 부회장이 뒤를 이은 지 1년 반 가량이 지났다. 당시 김 회장은 그룹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퇴진을 결심했다. 창업 세대로 소임을 다하고, 후배들이 일할 수 있도록 물러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김 회장이 물러나면서 동원그룹은 2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됐다. 김 부회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포장재·간편식·물류 기업 인수까지 주도했다. 수산업만으로는 그룹을 성장 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수산·식품·포장재·물류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을 펼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남정, 허드렛일부터 시작해 부회장 자리까지=김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원산업과 동원금융을 계열 분리했고 장남인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에게는 금융을,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에게는 식품 부문을 맡겼다. 김 회장은 동원그룹의 후계구도를 차남 중심으로 짰다. 2004년 당시 김 부회장은 30대 초반임에도 동원엔터프라이즈 지분 67.2%를 보유하면서 후계자 자리를 확실히 보장 받았다.

1973년생인 김남정 부회장은 김재철 회장의 2남 2녀 중 차남이다. 김 부회장은 간부 급에서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하는 대부분의 2세 경영인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동원산업의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해 회사 생활을 익히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특히 입사 초기 부산의 참치 통조림 공장 생산직 근로자로 일을 시작해 동원산업 영업부 사원으로 백화점에 참치를 배달하는 등 ‘허드렛일’에서부터 경영 수업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김 부회장은 2003년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동원 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동원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2013년에는 동원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M&A로 외연 넓혀···포장재 수익성 반등 ‘과제’=김 부회장은 부회장 직에 오른 후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식품·포장재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기존 수산부문이 안정된 수익원이기는 하지만, 이 사업만으로는 그룹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재철 회장 또한 종합식품회사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던 만큼 김 부회장도 김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수산·식품·포장재·물류 부문의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김 부회장이 주도해 인수한 기업은 9곳에 달한다. 김 부회장이 처음으로 인수한 기업은 2014년 필름 및 판지 제조사인 한진피앤씨였다. 포장재 사업 등 해외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해 10월에는 유리병 용기 제조업체 테크팩솔루션(전 두산테크팩)과 참치캔 제조업체 탈로파시스템즈를, 이듬해에는 베트남 포장재 기업 탄티엔패키징(TTP)과 페트병 제조사 미잉비에트패키징(MVP)을 인수했다. 2016년에는 온라인 반찬 간편식 제조업체 더반찬, 종합 물류 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주도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특히 김 부회장이 낙점한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식품부문은 동원F&B가 주축이다. 동원F&B는 2015년 농업회사법인 금천을 인수했다. 2016년에는 자회사인 동원홈푸드를 통해 간편식업체 더블유푸드마켓을 인수하고 2017년 두산으로부터 사료업체인 두산생물자원(현 동원팜스)를 사들였다.

동원F&B는 최근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참치어획량 증가로 참치캔 마진이 확대되고 죽·햄·김 등 HMR 제품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집밥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실적을 쌓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7% 증가한 1조5407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0억원으로 7.5% 올랐다.

다만 동원시스템즈의 수익성 반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원가압박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가운데, M&A로 품에 안은 자회사들의 이익도 좀처럼 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지는 분위기인데, 참치캔 공급 확대 덕에 캔 수출량이 크게 늘어 2분기 영업이익은 27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매출은 0.7% 증가한 2742억원을 실현했다. 동원시스템즈가 2분기 호실적을 앞세워 연간 이익 반등에 성공할지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함에 따라 동원F&B의 실적 상승과 동원시스템즈 실적 개선세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아직 김남정 부회장이 그룹 전체 경영을 맡게된 지 1년 반 남짓이기 때문에 외연을 더 확장하기보다는 사업의 시너지를 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며 “아울러 김 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를 계획은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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