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W리포트]아시아나 품은 정몽규 마지막 걸림돌 3가지

최종수정 2019-11-1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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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그룹” 선언 인수 9부 능선 넘어
2조5000억 외 우발채무 등 추가투자 우려
FI 박현주 회장 아시아나 경영권 노릴수도
구주 디스카운트 금호산업 딜 깰 수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이 HDC그룹의 지속 가능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나 인수를 통해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

총 2조5000억원을 베팅하면서 국내 대형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까지 9부 능선을 넘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
모빌리티 그룹이라는 그의 미래 비전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의 매각의지도 강력한 만큼 그가 올해 안에 아시아나를 품에 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

그러나 아직 그가 넘어야할 산은 남아 있다.

HDC그룹 자금력이 탄탄하다고 하나 2조 5000억+α 등 재무적 부담이 만만치 않는 데다 미래에셋대우와의 파트너십부터 금호산업의 비토 가능성 등 돌발 변수가 여전히 상존한다.
정 회장이 이런 숙제들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다면 독이 든 성배라는 시장의 우려를 경험해야할지도 모른다. 뉴스웨이가 아시아항공 인수까지 그가 넘어야할 장애물 3가지를 짚어봤다.

①줄어든 현금성 자산·신용등급 강등 우려…재무 부담 UP

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서 제시한 최종 인수가는 2조4000~5000억원 가량. 그러나 이는 아시아나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한 최소금액으로 봐야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

아시아나의 노후화된 기체, 낮아진 경쟁력, 최근 들어 늘어난 기체결함 등을 고려하면 추가 투자가 필수라는 의미다. 본협상과 실사 등 향후 인수 과정에서 돌발 우발채무가 발견될 수도 있다. 이에 업계에선 추가로 수조원이 더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이 올 3분기 57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사정도 여전히 바닥이다.

제반 여건을 감안하면 정 회장에게 더 많은 실탄이 요구되는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은 셈. 그러나 그가 거느린 HDC그룹 현금 곳간 사정은 반대로 움직이는 조짐이 엿보인다.

일단 아시아나항공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무여력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의 9월말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9158억원. 이는 올해 1월 기존 현금성 자산(1조3526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HDC그룹 주력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현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회사채 발행 등 신규 자금 창출력 기준으로 볼 수 있는 회사 신용등급도 하향 조정될 처지에 놓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달 HDC현대산업개발의 재무 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대금 지불과 대규모 유상증자 실시 등으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나신평은 “HDC현대산업개발은 사업다각화와 사업위험 분산효과는 존재하나 재무여력이 축소되면서 재무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다. 인수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경우 HDC현대산업개발에 잠재적인 재무적 지원 부담이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회장의 컨소시엄 파트너인 미래에셋대우가 HDC의 부족할 수 있는 실탄을 채워 줄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는 있다.

②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경영권 갈등 배제 못해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메머드급 M&A(인수합병) 경험이 많지 않다. 그가 이번 아시아나 인수전에서 M&A의 귀재라 불리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을 내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모기업(금호산업)의 뿌리이며 이번 정부 지지층이 두터운 호남의 대표 금융 기업인. 이같은 행보로 정치적 부담감을 해소하면서 정권 고위층과의 보이지 않는 교감에서 감행한 결단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올 정도. 이들은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2년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도 역시 비즈니스 관계.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이 진행되고 실사에 접어들면서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간 주도권 다툼이 노골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을 앞두고도 갑작스레 정보 교류가 중단되는 등 일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진다.

표면적이 이유는 인수가에 대한 의견과 인수 이후 경영방식을 비롯해 CFO등 임원 선임권을 놓고도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박현주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아직은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지만, 특유의 경영본능이 깨어나올 수도 있다. 이렇게되 면 아시아나항공 단독 경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몽규 회장과의 갈등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실제 박 회장은 2011년 골프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 2015년 12월 대우증권, 2016년 11월 영국계 생명보험사인 PCA 생명 등을 인수하며 사세를 키웠다. 글로벌 특급 호텔 체인인 포시즌스, 뉴욕의 JW메리어트 에식스 하우스 등 고급 호텔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네이버와 1조원 규모의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번 아시아나 인수전 참여도 그동안 M&A으로 사업을 확장해온 박현주 회장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보유한 세계 호텔 체인과 항공업을 연결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직접 자기자본 투자(PI) 방식을 택해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20%까지 소유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회사가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20% 초과해서 보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최대 20%까지 보유할 수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1대 주주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끌고 미래에셋은 이사회 참여 등 경영 관여를 일절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항공기 리스금융 등 재무적 이슈와 관련해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정몽규 회장은 단독경영 의지를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 박현주 회장과는 어떻게 손잡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 우리 혼자서도 인수할 수 있는 재정 상태”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미래에셋대우를 향해 ‘FI로서 투자만 하라’라는 공식 쐐기를 박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굳이 미래에셋대우의 자금이 필요 없고, HDC 단독으로도 인수할 수도 있다’는 무언의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과 박 회장간 경영권 갈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이다.

③구주 가격 불만 금호산업 폭탄 될수도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은 여전히 금호산업(구주 6868만8063주·지분율 31.0%)이다. 이번 딜이 연내 매각 방침으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주도로 이뤄지면서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지만 박삼구 전 회장의 금호산업은 여전히 아시아나항공 매각판을 엎을 수 있는 키를 쥐고 있다.

특히 HDC측이 써낸 4000억원 이하의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 수용 여부에 따라 금호산업은 정 회장의 꿈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M&A 초반 금호산업 내부에서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대금으로 7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을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만약 4000억원 이하라면 국적 대형항공사 경영권 프리미엄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금호산업으로서는 인정하기 어려운 금액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선 HDC가 적어낸 구주 가격이 3000억원 남짓이란 시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1주당 4500원 이하로 인수가를 책정했다는 의미다. 19일 오전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575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적 대형공사 경영권 프리미엄은 커녕 구주 디스카운트를 적용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딜 초반부터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구주 매각가로 7000억원 안팎을 예상하고, 구주가를 높게 쳐주는 원매자를 물색하는데 공을 들였다. 금호산업은 현재 형식상으로 딜을 깰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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