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뒷담화]美 모델·가수 커플 ‘욱일기’ 논란에 불똥튄 신세계톰보이

최종수정 2019-08-2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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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톰보이 첫 남성라인 모델 레논 갤러거
한국인 조롱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좋아요’

사진=스튜디오 톰보이 인스타그램 캡처
토종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를 운영하는 신세계톰보이가 최근 미국 모델·가수 커플의 ‘욱일승천기(욱일기)’ 논란에 간접적으로 휘말리며서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사건을 이렇습니다. 지난 19일 미국 모델 샬롯 캠프 뮬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이 욱일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승마를 즐기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를 본 한국 누리꾼이 그녀에게 “패션은 존중하지만 사진 속 티셔츠에 그려진 모양은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라고 지적했죠. 그러자 뮬은 “욱일기가 일본이 한국을 식민지배 하기 전부터 존재했기 떄문에 나치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황당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여기에 그녀의 남자친구인 션 레논이 가세하며 일이 커집니다. 그는 노래 ‘패러슈트(parachute)’를 부른 가수인데, 그룹 비틀스의 멤버 존 레논과 미술가 오노 요코의 아들로 더 유명하죠. 이 커플은 욱일기 문양이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훨씬 전부터 사용됐고 풍요를 상징한다며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는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네티즌들이 그들의 인스타그램 댓글과 다이렉트메시지(DM)를 통해 항의하자 션 레논은 더 적극적으로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인들의 영어 실력을 조롱하거나, 불교의 ‘만’ 상징을 보내는 등 비난의 강도를 높이기도 했죠. 독일이 법적으로 하켄크로이츠를 금지한 건 독일에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기 떄문이라는 ‘막말’도 했습니다.
수일째 한국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인 션 레논은 지난 24일 뮬과 함께 혀를 내밀고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올린 사진 한장을 올렸습니다. 태그로는 ‘히노마루켄’이라고 적었습니다. 아마도 히노마루를 잘못 적은 것으로 보이는데, 히노마루는 둥근 붉은 태양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일장기를 말하는 단어입니다. 명백히 한국인을 조롱하는 사진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한국인들이 지적한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 상징이지, 일장기와는 다릅니다.

이 게시물에 몇몇 유명인들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영국 유명 밴드 오아시스의 멤버 리암 갤러거의 아들인 레논 갤러거입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도대체 이 사건이 신세계톰보이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레논 갤러거가 스튜디오 톰보이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스튜디오 톰보이는 신세계톰보이가 운영하는 토종 여성복 브랜드입니다. 1977년부터 브랜드가 운영됐으니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역사를 가지고 있죠. 2010년 회사 부도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2011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후 지난해 매출 1125억원을 올리는 등 메가 브랜드에 등극하며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스튜디오 톰보이가 남성 라인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여성복은 물론 남성복까지 선보이며 ‘토탈 패션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야심찬 구상도 내놨습니다. 특히 ‘해외 럭셔리 브랜드들처럼 우리나라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 남성 라인을 준비하는 데 신세계톰보이가 얼마나 공을 들였을지 상상이 가시죠. 첫 시즌의 모델로 유명 가수의 아들이자 글로벌 톱 모델로 활동 중인 레논 갤러거를 선정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을 겁니다.

논란이 시작되자 스튜디오 톰보이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습니다. “스튜디오 톰보이의 이번 시즌 캠페인 모델인 레논 갤러거가 션 레논이 올린 부적절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러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한 마음”이라고요.

브랜드 측은 “고객들의 의견을 토대로 런던에 있는 레논 갤러거의 모델 에이전시와 연락을 취했고, 에이전트는 바로 레논 갤러거와 통화를 했다”며 “설명을 들은 레논 갤러거는 거듭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했습니다. 브랜드에 따르면 레논 갤러거는 평소 인스타그램도 잘 하지 않는 편이라, 어떤 내용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좋아요를 눌렀으며,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하네요. 현재 레논 갤러거는 해당 게시물의 ‘좋아요’를 취소한 상태입니다.

신세계톰보이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해 레논 갤러거 에이전시의 공식 답변 메일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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