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VS 홍남기···상한제 승부는 10월 주정심위서?

최종수정 2019-08-2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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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장관 연일 기재부 등 겨냥한 듯 발언
홍남기 “(국토부 등)부처 협의 했다”한발 빼
실물경기 걱정 기재부 주정심위 역공 가능성


“참여정부 때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라 2007년 분양가 상한제도 도입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됐다. (그러나)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 정권이) 부동산 규제를 모두 풀었는데, 부동산 시장이 오르고 과도한 가계 부채, 이에 따른 내수 침체 등으로 연결됐다. 규제 완화가 없었다면 부동산 시장은 안정됐을 것이다.”(8월 13일 한 라디오 인터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일각에서 우려하는 공급 위축, 더 나아가 경제 냉각 등은 너무 앞서나가는 말씀이다. 주택가격 안정, 부동산 가격 안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데 이론이 없다.”(같은날 박선호 국토부 1차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을 놓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간 엇박자가 엿보이는 가운데 기재부의 반격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현미 장관이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 계획을 발표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지만 순순히 물러날 기재부가 아니라는 평가다.

정부 경제컨트롤타워를 이끄는 홍남기 부총리로서는 일본과의 수출전쟁 미중무역전쟁 성장률 하락 실물경제 등 대내외 거시경제 전반에 미칠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김현미 장관의 논리처럼 부동산 시장 안정만을 유일 변수로 둘 수 없다는 의미다.

일단 홍 부총리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나 “(부처간) 조율이 됐고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 장관들이 모여서 세 차례 회의를 했다”라며 한발빼는 모양새. 그러나 향후 분양가 적용 시기와 지역 등 키를 쥔 분양가 상한제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반격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19일 국토부와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민간 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여부는 국토부 산하 주정심위에서 결정한다.

주택법 58조 1항에 따르면 상한제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주정심위 심의를 거쳐 최종 적용 대상을 선정하도록 돼 있다.

주정심위는 상한제뿐만 아니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공공택지개발 등 국가 부동산 정책에서 중요한 결정권을 갖는 의결기구다.

위원장인 국토부 장관을 포함해 위원 24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당연직(위원장 포함) 13명의 자리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차관(9명), 국무조정실2차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등 정부 관련자로 채워진다.

강남 집값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감안하면 또다시 밀어붙이기식 지정이 우려되는 상황. 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부동산 가격 안정이 필수라는 입장으로 청와대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 정부인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기획재정부 등을 통해 지나치게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되레 집값만 올려놨다는 것이다.

그러나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 협의 과정에서 신중론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홍 부총리가 주정심위에서 그간 수세적인 입장에서 자세를 바꿔 역공을 가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올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9%(전년비)에 불과하고 일본과의 경제 전쟁 등 실물경제 위축을 우려해야하는 상황에서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은 무리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주정심위 위원장이 김현미 장관이지만 기재부 1차관이 당연직 위원으로 포함되어 있는데다가 예산 결정권을 쥔 정부 경제컨트롤 타워로서 국무조정실을 비롯해 교육부 행안부 농림부 환경부 노동부 등 위원들에게 강한 입김을 넣을 수도 있어서다.

실제 홍 부총리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이른바 ‘1·2단계 접근론’을 언급하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홍 부총리는 “적용 요건을 완화하는 것이 1단계라면 시행령이 개정된 시점에서 부동산 시장이나 경제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해 실제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할지 판단하는 작업이 2단계”라며 “1단계와 2단계에 대해선 별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실제 실행 여부에 대해서도 “관계 부처간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가 수장으로 있는 기재부도 12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현 적용요건이 엄격한 점을 고려, 제도 실효성을 보완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초기단계부터 녹실간담회(관계부처장관회의) 등 부총리 주재 회의를 통해 지속 논의해왔다”는 입장자료를 냈다.

기재부에 따르면 1단계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적용지역 지정기준 완화하는 것으로 2단계인 실제 적용지역·시점 등과 별개의 문제다. 기재부는 “향후 경제상황 및 부동산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관계부처 추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김현미 장관이 이끄는 국토부는 집값을 안정시켜야 경제 활성화가 된다고 보는 반면 기획재정부는 대외내 변수 등 거시경제 전반을 봐야한다는 것이다. 경제를 보는 시각과 기준 자체가 달라 분양가 상한제를 두고도 이들간 불협화음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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