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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왼손엔 LG, 오른손엔 삼성"···동맹 구축 나선 저커버그

산업 전기·전자

"왼손엔 LG, 오른손엔 삼성"···동맹 구축 나선 저커버그

등록 2024.02.29 16:27

정단비

  기자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 10년 만에 방한LG와 'XR'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협력할 듯이재용 회장과 회동···AI 반도체 관련 협업 전망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1박2일 방한 중 LG전자와 삼성전자 경영진들을 연이어 만났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메타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1박2일 방한 중 LG전자와 삼성전자 경영진들을 연이어 만났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매력적인 파트너라는 입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메타의 최고 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약 10년 만에 방한으로 국내 기업들과의 동맹 관계를 구축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중심으로, LG는 확장현실(XR)과 관련한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저녁 한국에 도착한 저커버그는 다음날인 28일 바쁜 일정을 이어갔다. 점심에는 LG전자를 만나고 저녁에는 삼성전자를 만나며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이다.

우선 LG전자와 메타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XR 신사업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메타 설립자 겸 CEO인 마크 저커버그와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조주완 LG CEO, 박형세 LG전자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장 등이 참석한 채 진행됐다.

LG전자는 양사가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된 사업 전략부터 구체적 사안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논의를 가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조 CEO는 메타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AI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온디바이스 AI 관점에서 양사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지난 수년간 한계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미래 고성장이 기대되는 유망 영역은 자원을 집중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해왔다. LG전자는 이의 일환으로 XR 시장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왔고 지난해 관련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조 CEO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기자간담회에서도 "또 다른 유망분야 가운데 하나인 가상현실 영역에서는 혼합현실(MR) 기기 사업화 준비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HE사업본부 내 XR 사업 담당을 신설했으며, 증강현실(AR) 등에서도 다양한 파트너와 전략적 협업을 이어간다"고 강조했다.

LG와 메타의 협력은 단순 디바이스(기기) 뿐만 아니라 콘텐츠·서비스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전방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LG전자는 TV 사업을 통해 콘텐츠, 서비스 등의 분야에서도 역량을 축적해 왔다는 측면에서 메타의 XR 사업과의 결합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LG그룹의 계열사인 LG유플러스와도 AI 콘텐츠 부문에서의 협업이 기대되고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29일(현지 시각) MWC 2024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메타와 AI, XR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한다"며 "메타가 하는 디바이스 중 재미있는 것을 봐서 그걸 응용해 서비스화하는 데 협업하기로 논의했다. AI와 관련된 콘텐츠로 생각하면 된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이어 "메타와 여러 방면에서 협업하고 있었다"며 "이번에는 AI와 관련해서도 조금 더 협업 범위를 넓히고 타이트하게 하자는 내용에 대해서 주로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LG전자 경영진들 만난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저녁 만남도 가졌다. 이는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이뤄졌으며 이 회장,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까지 총 3명만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는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둘은 미국 하버드대 동문으로 과거 이건희 선대 회장 별세 당시 저커버그가 이 회장에게 추모 이메일을 보낼 정도로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과 저커버그와의 회동에서 어떠한 협력 방안들이 오갔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은 없지만 차후 양사는 AI 반도체와 관련한 동맹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메타는 자체 범용인공지능(AGI)를 개발하겠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세계 2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삼성전자와의 '핏'이 잘 맞는다는 점에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실리콘벨리에 AGI 반도체 연구 조직 'AGI 컴퓨팅 랩'을 신설하기도 했다. 메타와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관련 맞손이 기대되는 배경이다.

이번 저커버그의 방한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과의 동맹이 매력적이라는 판단에서 회동을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애플이 '비전 프로'를 내놓으며 XR 시장에 진출했고, 2014년부터 XR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메타는 막강한 경쟁자를 마주하게 됐다. 이에 LG전자와의 협업으로 경쟁자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와의 협업도 마찬가지다. 메타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게 되면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보다 안정적인 수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AI 시장은 절대적 1위가 없는 만큼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은 자체 AI 칩 생산을 확대하는 동시에 업체 간 제휴와 동맹을 통해 AI 생태계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이라며 "또한 자사 AI 확대가 절실한 글로벌 업체들은 한국 업체의 하드웨어 에코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편 AGI 전용 반도체 개발의 AGI 컴퓨팅 랩 조직을 구축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뿐 아니라 자체 AGI 칩 생산이 가능한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보유한 장점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AI 시장에서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한국 IT 업체들은 AI 생태계 구축과 확장의 매력적인 파트너로 부각되며 글로벌 업체들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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