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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고장난 IPO 수요예측···'묻지마' 투기로 이어진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고장난 IPO 수요예측···'묻지마' 투기로 이어진다

등록 2024.01.29 09:51

안윤해

  기자

reporter
연초 기업공개(IPO)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이달 들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들의 공모가는 적정 수준의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초과하고 있어 가격 발견을 위한 수요예측 제도의 기능이 고장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상장을 추진하는 새내기 주 6곳 우진엔텍·HB인베스트먼트·포스뱅크·현대힘스·이닉스·스튜디오삼익 등의 공모가는 모두 상단을 초과했다.

우진엔텍은 공모가 희망밴드(4300~4900원)를 웃도는 53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특히 우진엔텍은 수요예측 경쟁률 1263대 1을 기록하면서 대흥행을 거뒀다. HB인베스트먼트의 공모가는 희망 밴드(2400원~2800원)를 초과한 3400원으로 결정됐으며 이밖에 포스뱅크(1만8000원), 현대힘스(7300원), 이닉스(1만4000원) 등도 공모가가 상단 대비 약 8~20%를 상회했다.

가장 최근에 수요예측을 진행한 스튜디오삼익도 공모가 1만8000원으로 희망밴드(1만4500원~1만6500원) 최상단을 뚫으면서 최근 기관들의 경쟁이 과도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예측은 공모주 청약에 앞서 기관투자자가 IPO 기업에 대한 희망 가격과 물량 등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수요예측은 공모주를 대규모로 배정받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시장 수요를 검토한다는 점에서 적정한 가격 발견 등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최근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대다수의 기관투자자는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모가 상단 혹은 그 이상을 제시하면서 수요예측 제도의 취지가 사라졌다는 잡음이 생기고 있다.

또 일부 기관은 의무 보유 확약을 설정하지 않고 상단 가격만을 제시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의무 보유 확약을 설정하지 않는 경우 기관투자자들은 상장 당일 주가 상승을 틈타 지분을 처분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전가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울러 지난해 상반기 수요예측 제도 개편에 따라 시장에서의 투자 열기도 과열되고 있다. 바뀐 현행 제도는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이 60~400%까지 확대되는 등 실현할 수 있는 이익의 폭이 커지면서 따따블(주가가 공모가 대비 4배)까지 가능해졌다. 실제로 이달 상장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는 모두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했다.

시장에서 수요예측 열기는 점차 과열되고 있지만 새내기 주들의 공모가가 상장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연초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수급이 받쳐주지 못하는 경우 불가피한 주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기업들의 상장은 이달과 내달까지 이어진다. 이처럼 시장이 과열된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들의 공모가 부풀리기와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은 단순 '묻지마'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좀 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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