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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전기차 아니었어?"···다시 뜨거워지는 하이브리드

산업 자동차 NW리포트

"전기차 아니었어?"···다시 뜨거워지는 하이브리드

등록 2023.12.12 08:00

박경보

  기자

현대차그룹, HEV 인기에 2.5ℓ 터보 신규 개발올해 HEV 40%↑···KGM·르노도 내년 신차 출시전기차 부진 국내 한정···환경규제·합성연료 '변수'

"전기차 아니었어?"···다시 뜨거워지는 하이브리드 기사의 사진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올해부터 하이브리드차(HEV)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내년엔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당분간 친환경차 시장은 하이브리드가 이끌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장기적으론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 1~4위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함께 판매된 내연기관차였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없으면 국내에서 흥행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지난달 8335대나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오른 쏘렌토는 전체 판매량 중 79%(6582대)를 하이브리드로 채웠다. 뒤를 이은 싼타페(77.5%)와 그랜저(58%), 스포티지(55.7%) 역시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하이브리드차는 지난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에 따르면 2020년 17만3274대였던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2021년 23만9971대, 2022년 27만4282대로 급증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판매량은 31만97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7%나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는 올해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2021년 10만355대에서 16만4324대로 늘었지만 올해는 10월까지 13만2974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수치다.

미국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산업 육성정책과 환경규제 등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시장은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에 압승을 거둔 모양새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차의 강세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출시할 신차에 2.5ℓ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충분히 성장했다고 보고 신규 파워트레인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현대차‧기아의 1.6ℓ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카니발‧팰리세이드‧제네시스 등 대형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기아가 출시할 카니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1.6ℓ 하이브리드 모델은 배기량의 한계로 친환경차 인증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기차 아니었어?"···다시 뜨거워지는 하이브리드 기사의 사진

'빨리빨리' 문화와 안 맞는 전기차···장기 흥행 가능성↑
기아 카니발에 이어 내년에도 굵직한 하이브리드 신차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KGM(KG모빌리티)는 간판모델인 토레스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하고, 르노코리아자동차도 중형 하이브리드 SUV를 새롭게 선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5년 각각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모델에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추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이브리드 라인업이 없는 한국GM(쉐보레)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생산을 검토 중이다.

국내 하이브리드 시장의 경쟁 강도는 잇따른 신차 출시로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하이브리드 강세가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빠른 속도'에 민감한 국내 특유의 문화가 전기차와 어울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 전기자동차과 교수는 "내연기관차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은 충전하는 데 최소 25분 이상 걸리는 전기차를 사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고가의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환경보다 편의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둘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기차는 불편한 충전 때문에 메인카보다는 단거리용 세컨카 수요가 더 높을 것"이라며 "무공해차 판매 비중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조사는 벌금(기여금)을 내야하는데, 가격이 많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택시 등 영업용 차량과 관용차 수요에 한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과 교수도 "현대차그룹이 개발비를 들여 신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개발했다는 건 하이브리드의 강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뜻"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하이브리드차는 고연비로 인기가 높았던 디젤차를 대체하기에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여전한 글로벌 전기차 수요···"HEV는 규제 못 피해" 반론도
반면 글로벌 각국의 전기차 보급정책과 판매 성장세를 고려하면 하이브리드의 인기는 일시적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솔린 파워트레인 기반의 하이브리드차는 강화되는 환경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내 저가 전기차 대표모델인 KGM 토레스와 기아 레이의 지난달 전기차 판매 비중은 각각 47.2%(1333대), 30.2%(1422대)에 달했다. 하이브리드차가 강세인 국내에서도 전기차에 대한 잠재 수요는 높게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전기차 아니었어?"···다시 뜨거워지는 하이브리드 기사의 사진

이항구 자동차융합연구원 원장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32%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도 20% 수준의 고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유럽에서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면 하이브리드차도 판매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30년 전세계 하이브리드 물량은 800만대 정도로 예상되지만 전기차는 30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과 우리 정부는 일관된 전동화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를 넘어설 수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2대당 1대꼴인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부족하다고 보기 힘들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전기차의 성장세가 낮다고 볼 수 업고, 하이브리드의 강세는 우리나라에 한정돼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단기적으로 환경규제를 충족하려면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도 늘어나야겠지만 궁극적인 탄소중립을 위해선 전기차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합성연료(E-fuel·이퓨얼)를 사용한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는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은 변수"라며 "다만 제조단가가 높아 추가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만큼 상용화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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