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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명품·부동산·영업전략···달라진 백화점 3사 대표 색깔

유통·바이오 채널

명품·부동산·영업전략···달라진 백화점 3사 대표 색깔

등록 2023.12.07 20:41

수정 2023.12.08 09:09

김민지

  기자

지난해까지 명품·패션업계 출신 대표 주류였지만 신세계·현대百, 부동산·영업전략 전문가 수장으로공간·콘텐츠 강화 큰 틀 같아도··· 3人 3色 전략 '주목'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연말 정기인사를 마무리한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대표의 색깔이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3사 대표 모두 명품·패션에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었으나,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경우 부동산이나 영업전략에서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들이 수장에 올랐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3사 인사는 롯데그룹이 지난 6일 정기인사에서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마무리됐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정기인사에서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백화점 대표까지 겸직시켰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각 사의 전략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백화점 3사 대표는 모두 명품·패션업계에서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인물들이 자리를 채웠기 때문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이 주로 초고가의 명품 브랜드에서 발생하고 있어 관련 분야를 집중적으로 강화할 수 있는 인사를 수장 자리에 앉히며 '큰손 고객' 잡기에 나선 모습이었다.

정준호 대표는 경쟁사인 신세계 출신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사업을 담당할 당시 해외 유명 브랜드를 30곳 넘게 유치한 이력이 있다. 손영식 전 신세계백화점 대표 또한 신세계에서 '명품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었고 김형종 전 현대백화점 대표도 패션 자회사 한섬을 그룹 핵심 사업으로 키운 일등 공신으로 꼽혔다.

그런데 이번 정기 임원 인사로 각 백화점 대표 색깔이 달라지게 된 것이다. 우선 롯데백화점의 경우에는 정준호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기존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국민백화점' 타이틀을 떼고 명품 강화를 선언하면서 정 대표를 영입했다.

이후 정 대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강하고 고급화에 나섰다. 명품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롯데백화점 MD1·2 본부는 서울 소공동 에비뉴엘 본점 등에서 서울 강남 삼성역 인근으로 사무실을 옮기기도 했다. 잠실점의 경우에는 럭셔리 MD 경쟁력에 롯데월드몰을 통합 운영하면서 콘텐츠까지 트렌디하게 탈바꿈했다.

여기에 '강남 1등 점포 프로젝트'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강남점은 그간 입지에 비해 MD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MD를 보여주는 것이 강남점 리뉴얼의 키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은 박주형 신임 대표를 선임하며 백화점 전략 변화에 나섰다. 박 신임 대표는 경영지원실과 백화점부문 지원본부장, 이마트 전략경영본부장 등을 거쳐서 지난 2016년 12월부터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맡아왔다. 경영지원 업무에 길게 몸담았고, 신세계센트럴시티에서 7년간 대표를 맡은 만큼 부동산과 공간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박 신임 대표는 기존 VIP 전략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와 부동산 개발, 리테일 복합화에 집중한다. 특히 그간 명품 MD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에 중점을 둔다.

매출 1위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센트럴시티까지 영역을 확대하면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화점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더 넓혀 그 안을 다양한 콘텐츠로 채우면 집객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이는 경쟁사인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이나 롯데백화점 잠실점이 애비뉴엘, 월드몰까지 연결되는 쇼핑 환경을 구축한 것과도 비슷하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영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정 신임 대표의 이력은 영업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1991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영업전략담당, 울산점장, 영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을 거쳤다.

정 신임 대표가 길게 몸담았던 영업전략실은 현대백화점의 방향성 전반을 책임지는 곳이다. 영업전략실 내에는 디자인이나 실내공간, ESG 등 전문팀이 있어 세부적인 전략까지 수립한다. 특히 정 신임 대표는 영업전략실장 시절 현대백화점그룹이 '더현대' BI를 만드는 것을 주도했다. '문화 백화점' 이미지 구현을 위한 슈퍼 스테이지 등 대형 콘서트도 정 신임 대표의 작품이다.

정 신임 대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 방정식을 다른 점포에 이식하면서 '백화점을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차별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업계에서 소위 '잘 되는 점포'가 어딘가 보면 3만평 이상의 큰 점포들이 대부분이다"라며 "당연히 명품도 중요하지만, 단순히 물건만 파는 백화점의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고객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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