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7일 토요일

  • 서울 15℃

  • 인천 13℃

  • 백령 13℃

  • 춘천 14℃

  • 강릉 18℃

  • 청주 15℃

  • 수원 13℃

  • 안동 15℃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15℃

  • 전주 15℃

  • 광주 14℃

  • 목포 13℃

  • 여수 18℃

  • 대구 19℃

  • 울산 15℃

  • 창원 18℃

  • 부산 16℃

  • 제주 13℃

오피니언 '요금 인상' 한전, 국가기간산업 대책 마련해야

오피니언 기자수첩

'요금 인상' 한전, 국가기간산업 대책 마련해야

등록 2023.11.23 08:02

전소연

  기자

reporter
국가기간산업들의 불황기가 다시 한번 찾아올까. 화려했던 과거는 잠시 접어두고 늘어나는 원가 부담을 짊어져야 할 때가 왔다. 201조원이란 대규모 부채를 보유한 한국전력이 잇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해서다.

한국전력은 올해 총 kWh당 31.7원의 전기요금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지금까지 총 여섯차례, 이달 인상분까지 합하면 kWh당 60.2원 인상이다. 한전은 "국제 연료 가격 폭등 등의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부채는 약 201조원에 달하며, 재무 부담이 가중돼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전의 전기요금 인상 여파는 국가기간산업들로 고스란히 돌아갈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전력 다소비 업종인 철강사들은 전기요금이 1kWh만 올라도 연간 200억원 이상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게다가 전력비는 철강 제품 원가의 10%가량을 차지해 전기요금이 오르면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은 철강업계가 부담하게 된다.

게다가 산업용 고객 중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은 동결한 반면,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에 대해서는 전력량 요금을 평균 kWh당 10.6원 올렸다. 이 경우 전 세계 친환경 기조에 맞춰 기존 고로(용광로) 대신 전기로를 운영 중인 국내 철강사들은 최대 6000억원 이상의 원가 상승분이 발생하게 된다.

수익성도 악화될 전망이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각각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원가 관리를 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으나, 지금같이 전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때는 전기요금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철강사들의 하반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최대 70%나 감소했다.

여기에 조선업계와의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도 지지부진하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 가격을 이어오고 있으나, 이렇다 할 결과가 아직 도출되지 않았다. 철강사들은 부진한 업황 속 전기요금 인상까지 겹쳐 후판 가격을 인상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조선사들 역시 상반기 후판 가격이 톤(t) 당 90만원 중반까지 인상돼 추가적인 가격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연료비 연동제가 무색하다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는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해 가격 신호 기능을 강화하고 요금 조정에 대한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다만 올해는 제때 결정이 이뤄지지 않아 여러 번 혼선을 빚었고, 2분기에는 결정이 늦어져 1분기 요금이 적용되기도 했다.

국가기간산업은 국가를 책임지는 전력이자, 경쟁력을 이끌어 올리는 산업이다. 한전의 부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방안이 국가기간산업에 악재로 작용해선 안 된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이들이 부담을 떠안는 만큼 기업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길 바란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