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변이 대응하는 모더나···'mRNA' 적용 질환 확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상용화에 성공한 모더나가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호흡기질환과 기타 감염질환·면역항암 등 다양한 질병 대응에 나선다.

손지영 모더나코리아 대표는 5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 자리에서 "전 세계는 이미 어떻게 하면 mRNA 기술을 더 많은 질환 예방에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모더나가 백신을 개발한 기간인) 11개월은 옛날이야기이고, 앞으로는 이 기간이 더 짧아져야 한다고 얘기했다. mRNA 플랫폼이 적용된다면 백신 개발 과정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백신 개발·상용화 주기를 11개월로 크게 단축했다. 바이러스 염기서열 분석 후 항원을 디자인하는 데까지 단 이틀이 걸렸고, 이를 mRNA로 디자인해 임상시험용 의약품이 제조되기까지는 42일(6주)이 걸렸다. 이후 약 9개월간의 임상시험 기간을 거쳐 규제당국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김희수 모더나코리아 의학부 부사장은 "기존 백신들은 개발까지 보통 10년 이상 걸리고 못 해도 5~6년은 걸리는데 이 속도로는 팬데믹을 대비할 수 없다"며 "모더나는 11개월 만에 백신 개발을 완료했다. mRNA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현재 모더나는 mRNA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질병 대응을 위해 ▲호흡기 질환 백신 ▲잠복+기타 질환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항암 치료제 등 4가지 프랜차이즈를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으로 설정하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mRNA의약품 후보물질만 48개에 달하며, 이 중 35개는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회사는 2025년까지 mRNA 기반 독감·코로나 혼합백신, 차세대 코로나 백신,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을 상용화하고, 2028년까지 호흡기 질환 외 항암, 희귀질환 등 다양한 분야 백신·치료제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mRNA의약품 후보물질 중 임상 단계가 가장 빠른 파이프라인은 RSV 백신이다. 모더나는 최근 미국, 유럽 등에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RSV 예방 백신 'mRNA-1345'의 허가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가장 빨리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후보물질은 RSV백신이다. 유럽과 미국 등에는 이미 허가신청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까지는 허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mRNA 기반 독감·코로나 혼합백신 등 호흡기질환 백신 4종도 2025년까지는 개발을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코리아는 최근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 '스파이크박스 엑스주'의 국내 출하도 시작했다. 오는 19일부터 시작되는 정부의 '2023~24 동절기 코로나19 백신 접종계획'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전량 위탁생산(CMO)한 초도물량 40만회분을 전날 오후 출하했으며, 해당 물량을 포함해 약 500만회분을 순차적으로 국내 도입할 계획이다.

'스파이크박스 엑스주'는 12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을 대상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의 XBB.1.5 하위변이에 대응한 백신으로, 지난달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다.

고령층,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진행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노지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접종 후 확진되더라도 미접종자에 비해 사망을 포함한 중증 진행 위험이 95.1% 감소한다"며 "실제 임상현장에서 고령자,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건강 상태가 심각히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분들은 호흡기 질환 유행이 증가하는 시기에 대비해 백신 접종을 통해 건강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 부사장은 "스파이크박스 엑스주는 XBB.1.5, XBB.1.16 및 XBB.2.3.2 변이와 EG.5 와 FL.1.5.1 변이에 강력한 중화항체 반응을 나타내 현재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한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