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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IPO 몸값, 한탕과 거품

오피니언 기자수첩

IPO 몸값, 한탕과 거품

등록 2023.09.11 08:41

안윤해

  기자

reporter
그간 기업이 증시에 입성하는 것은 창업주나 경영진들에는 성공 지표로 여겨져왔다. 손수 일궈낸 사업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향후 비전까지도 예측해 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PO)를 재원 마련 혹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위한 발판으로 삼았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증시에 입성하는 의의는 사라지고 IPO는 단지 '한탕'을 노리고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올해 증시 불황 속에 이런 기업들의 '한탕주의'는 점차 거세지고 있다. 만년 적자 기업도 몸값만 잘 부풀리면 '조(兆)단위' 시가총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통념이 되고, 우회상장을 하면서 터무니 없는 기업가치를 제시하는 곳도 있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이다. 스팩 합병을 통한 IPO는 직상장과 달리 비교적 상장 조건이 단순해 명확한 기업가치 산정이 어렵다. 최근 몸값 거품으로 가장 논란이 된 곳도 스팩 합병 상장을 신청한 이브로드캐스팅(삼프로TV)이다.

이브로드캐스팅은 한때 '동학개미 길잡이'로 불렸던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지난 7월 NH스팩25호와 합병 상장 예비심사를 접수했다. 이브로드캐스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6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 수준으로, 작년(매출액 166억·영업이익 73억원)과 비교해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촌회계법인은 이브로드캐스팅의 기업가치를 약 2500억원, 주당 3만4623원으로 산정하면서 고평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삼프로TV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233만명임에도 월 3만4900원을 내고 가입한 유료회원은 3000명 수준에 불과해 아직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또 상장을 유리하게 단행하기 위해 이사회 및 경영진을 대거 교체한 점도 눈에 띈다. 기존 이진우·정영진·전석재 전 대표는 일괄 사임하고, 강준구 전 금감원 팀장, 이의웅 예교지성회계법인 대표, 이억원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신종현 농협재단 사무총장 등이 영입된 걸로 전해진다.

여러가지 꼼수로 몸값을 높인 기업은 결국 시장에서 평판을 잃기 마련이다. 투자자들도 책정된 기업가치가 과연 적정수준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다. 과도한 몸값 욕심은 향후 주가 급락이라는 부작용을 일으키고, 기업은 증시에 입성해 몸값 거품이 꺼졌을 때 거센 역풍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이제 눈이 높아진 투자자들은 최소한의 격도 갖추지 못한 기업을 명확히 구분해낸다. 몸값 부풀리기와 한탕에 눈 멀어 상장하는 기업에 어느 누가 투자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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