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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엔터에 패션까지···문어발 확장, 결국 독 됐다

IT 인터넷·플랫폼 벼랑 끝 카카오

엔터에 패션까지···문어발 확장, 결국 독 됐다

등록 2023.06.19 07:33

배태용

  기자

날아오르는 톡비즈 사업···자회사 적자에 수익성 빨간불핵심 자회사 13개 중 7개 만년 적자···체질개선 본격화'넥스트 챕터 프로그램' 가동···고연차 직원대상 희망퇴직

카카오 공동체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카카오 본체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주요 자회사들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본체 실적과 주가 등을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카카오 공동체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카카오 본체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주요 자회사들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본체 실적과 주가 등을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카카오 공동체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카카오 본체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주요 자회사들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본체 실적과 주가 등을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그간 카카오는 메신저, 검색 등 기존 사업의 한계를 넘기 위해 콘텐츠, 핀테크,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해왔는데, 결국 이러한 문어발 사업이 독이 돼 다가온 것이다.

카카오 본체 잘 나가는데···자회사 적자에 '몸살'

19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카카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7조 1068억원을 달성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5803억원으로 전년(5949억원) 대비 2.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8.2%로 2021년 9.7 20년 11.0%였던 점을 고려하면, 2년 새 2.8%나 감소했다.

올해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 740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6517억원)으로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전년 동기(1586억원) 대비 반토막이 났다. 카카오의 실적이 악화한 것은 적자 자회사들로부터 오는 지분법 손실이 주효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1579억원 수준의 지분법 손실을 얻었는데, 이는 2021년(863억원), 2020년(602억원)과 비교하면 61.9% 늘어난 수치다.

다만, 카카오 본체만 떼놓고 보면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카카오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2조 4565억원, 영업이익 5551억원으로 전년(매출액 2조 1329억원, 영업이익 4020억원)대비 각각 13.2%, 27.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22%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8.2%) 보다 10% 이상 높다. 카카오는 지난해 톡비즈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BM)을 개편한 바 있는데, 톡비즈 사업이 사업 전반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올해 상반기 기업진단설명서 기준 카카오의 주요 계열사는 총 13개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헬스케어 △그라운드엑스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스타일 등이다.

카카오는 이들 계열사를 통해 170여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계열사는 7개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스타일 △카카오페이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헬스케어다.

본체 사업이 호조세를 띠고 있는데 자회사들의 부진으로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등 몸살이 계속되자, 올해 들어선 체질 개선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경쟁력이 낮은 사업들은 정리해 이를 통해 손익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그간 카카오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업계 안팎의 비판을 받았지만, 계열사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혀왔는데, 자본시장 한파로 이러한 사업 전개 방식이 '독'이 돼 다가오자 이제야 새로운 전략을 짜내는 것이다.

자회사들의 부진으로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등 몸살이 계속되자, 올해 들어선 체질 개선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사진=카카오 제공자회사들의 부진으로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등 몸살이 계속되자, 올해 들어선 체질 개선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사진=카카오 제공

엔터프라이즈 이어 엔터테인먼트까지···이 다음은?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간 자회사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다. 이 회사는 지난 12일 백상엽 전 대표 명의의 사내 공지를 통해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약 1000명의 구성원 중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될 조직에 남는 인원을 제외하고는 카카오 그룹 내 다른 자회사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다.

공동체에서 필요한 인력에 대한 공고가 게시되면, 직원들이 지원해 면접을 본 뒤 소속을 변경하는 식이다. 공동체로 이동하지 못한 직원들은 다른 기업으로 이직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든 경영진의 보직을 면하고 일부만을 재신임키로 했다. 지난 4년간 회사를 이끈 백 대표는 카카오에서 물러나고, 이경진 클라우드 부문장이 새 대표로 선임됐다.

이에 이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오는 25일까지 2주간 고연차 직원 대상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직책이 있거나 경력 10년 이상 직원이 이·전직 시 퇴직금과 별개로 최대 15개월 치 기본급과 5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퇴직일은 7월 31일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인력 선순환을 위한 조처로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희망퇴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회사 두 곳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다른 적자 자회사 내부적으로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선 다음 구조조정 대상지로 카카오스타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은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지그재그 이용자가 이탈이 격화되는 데다 '무단 라이선스'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업계 안팎에선 최근 구글, 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일제히 생성형 AI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카카오 본체의 톡비즈, 포털 사업이 위협을 받으면서, 이러한 구조조정 시간표를 앞당겼다고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카카오의 톡비즈 사업은 호조세 누렸지만, MZ세대 사이에선 카카오톡을 이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여기에 생성형 AI 등 새로운 IT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더는 안심하기 있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며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만년 적자인 자회사들은 일부 정리함으로써 부담을 덜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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