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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뱅크 이어 현대삼호重도 상장 철회···답답한 HD현대

오일뱅크 이어 현대삼호重도 상장 철회···답답한 HD현대

등록 2023.01.05 08:03

수정 2023.01.05 09:40

천진영

  기자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철회, 증시 부진 발목 작년 현대오일뱅크도 자금 조달 계획 무산 계열사 IPO 승계 재원 마련 활용 가능성 커 당분간 미래 먹거리 발굴 등 사업 변화 집중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 사진=HD현대 제공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 사진=HD현대 제공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IPO(기업공개) 작업이 잇따라 중단됐다. 지난해 7월 현대오일뱅크가 3번째 상장 계획을 접은 데 이어 현대삼호중공업도 상장 철회 결정을 내리면서, 증시 입성을 계획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미래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 경영권 승계 작업도 속도를 늦출 요인이라는 일각의 분석이 나온다. 당초 계열사 IPO는 그룹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일 HD현대그룹의 조선 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 PE(트리톤1호 유한회사)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를 4097억원에 매수하기로 했다. 이는 한국조선해양과 IMM PE가 2017년 7월 맺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투자 계약을 종결하는 합의서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2017년 IMM PE에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15.2%를 넘기며 4000억원의 투자를 받는 프리IPO를 진행했을 당시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국내 조선업 경기 불황으로 상장을 계속 미뤄왔으며, 작년 상반기에는 논의를 거쳐 상장 기한을 2024년으로 연장키로 했다.

이번 철회 결정은 주식시장 침체로 인해 현대삼호중공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현 증시 상황으론 상장 추진의 실익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HD현대는 작년 7월에도 같은 이유로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과거 두 차례 IPO에 실패했던 만큼 세 번째 도전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강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상장 작업을 본격 추진한 지 1년 만에 모든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하면서 약 1조원의 자금조달 계획이 무산됐다.

당초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삼수 끝에 증시에 입성할 경우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로보틱스,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다른 계열사의 상장 작업도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들 계열사 IPO가 승계 주춧돌로 활용될 것으로 진단했다. HD현대의 최대주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 26.6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기선 사장의 지분은 5.26%에 불과하다. 정 사장이 부친의 지분을 상속·증여 받으려면 막대한 세금을 감당할 '현금 실탄'이 필요한 만큼, 기업 가치 증대를 통해 승계 밑그림을 그릴 것이란 해석이다.

정 사장은 작년 10월 지주회사인 HD현대와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09년 현대중공업의 재무팀 대리로 입사한 정 사장이 13년 만에 등기 임원으로 임명되면서, 정 사장 체제에 본격 힘을 실어주는 움직임으로 읽혔다.

좀처럼 지분 승계가 더디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계열사 상장 계획 차질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정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며 그룹 내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승계 정당성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는 최근 그룹명을 변경하고, 사업의 무게추를 기존 선박 제조업에서 자율주행 미래 선박, 에너지 분야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정 사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영 보폭도 넓혀가고 있다. 그는 4일(현지시간) 예정된 콘퍼런스에서 바다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바다의 무한한 가능성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 전략과 성장 동력을 설명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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