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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빼주면 웃돈 줄게"···쿠팡이츠, 배달비 정산 논란

"콜 빼주면 웃돈 줄게"···쿠팡이츠, 배달비 정산 논란

등록 2022.08.23 09:47

수정 2022.08.23 17:30

김민지

  기자

상담원이 배달원에게 "추가금 주겠다" 직접 전화'수기 정산' 시스템···기억 못 하면 배달비 정산 안 돼업계 "쿠팡이츠 정산 문제 많아···시스템 고도화 필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저번 폭우 당시 전화로 6000원을 더 줄테니 콜을 수행해달라기에 해줬다. 2주를 기다렸는데 역시나 돈을 안넣어주더라. 그 뒤론 전화 요청이 오면 안 받는다. 앱에 정산금이 나오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쿠팡이츠 배달파트너 A씨)

쿠팡이츠가 고객센터 상담원의 전화를 통해 웃돈을 더해 배달원에게 콜을 배차해 놓고 배달 수행 건에 대한 요금을 제대로 정산해주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고객센터 상담원이 배달원에게 직접 전화해 일부 음식 회수 콜, 배차 지연 콜을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긴급배차' 혹은 '강제배차'라고 부른다. 이 과정에서 상담원들은 배달원에게 "이 콜을 수행하면 6000원을 추가로 지급하겠다"면서 콜 수행을 유도하기도 한다.

배달의민족 또한 배민커넥터에게 강제배차 후 관제센터가 연락을 해 "금액을 더 줄 테니 수행해 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배달 앱 업계는 배차는 자동으로 이뤄지는 만큼 배달원에게 직접 연락해 배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배달원이 자동배차를 거절하는 이유 등으로 지연되는 콜의 경우 '고객 경험 관리' 차원에서 배달원에게 추가 금액을 주고 배달 수행을 요청하는 경우도 드물게 있다는 설명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요기요 익스프레스는 배차 지연 시 배달원에게 직접 연락해 배차를 진행하는 경우는 없으며 AI 배차 시스템을 적용한다"면서도 "다만 요기요 익스프레스 운영 마감 시간에 임박해 주문이 들어온 경우 고객 경험 관리를 위해 업무 수행 니즈가 있는 배달원 분들에게 아주 간혹 직접 연락해 배차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으며 정산은 자동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배차를 통해 쿠팡이츠의 배달을 수행한 배달원들의 일부 정산이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배민이나 요기요익스프레스의 경우 전화로 배달 요청을 했더라도 정산 내역은 배달원들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공개된다. 배달원들이 긴급배차에 대한 정산 금액을 확인할 수 있고 정산도 자동으로 진행된다는 이야기다.

반면 쿠팡이츠의 긴급배차 정산은 수기로 진행된다. 배달원들이 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없으니 일일이 기억해두거나 따로 정리를 해둬야 한다. 자동으로 정산을 해주지 않으니 배달원들이 수행 배달 건마다 상담원에게 전화를 하거나 메일을 보내야만 누락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대개 직접 연락하기 전에는 정산을 해주지 않는다는 게 배달원들의 불만이다. 실제 배달 커뮤니티에서도 긴급배차 추가금에 대한 불만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쿠팡이츠 배달을 수행하는 B씨는 "문자로 오는 사전 예약 미션이나 전화로 오는 긴급배차는 다 수기다"면서 "누락될 수 있어 체크해놓고 정산서를 받아 일일이 대조해봐야 한다. 지난주에도 사전예약 2건, 긴급배차 6건이 누락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배달원 C씨는 "쿠팡은 왜 배민처럼 투명하게 정산을 보여주지 않는 건지 궁금하다"며 "일하고도 수첩에 적어서 확인하고 정산 맞추고 고객센터 전화하고 이메일 보내는게 맞는 거냐. 쿠팡이츠 측이 알아서 수기로 긴급배차 추가비용을 올린다더니 하지 않더라"고 비판했다.

쿠팡이츠가 정산을 제대로 해주지 않는다는 논란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전부터 배달원들 사이에선 "쿠팡이츠는 회수, 과적 등에 대한 추가 지급 배달비는 제때 정산해주지 않으니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긴급배차는 배달을 수행해도 결과적으로 정산을 못 받을 수 있으니 애초에 거절하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실제 쿠팡이츠는 지난해 일부 배달원들에게 문자를 통해 "일부 미션에 참여한 분들의 정산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산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어 미정산 분을 특정 날짜까지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논란이 된 바 있다.

업계는 쿠팡이츠의 이런 문제점을 두고 시스템이 고도화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쿠팡이츠는 정산 문제뿐만 메시지 발송, 배달원·자영업자들이 사용하는 전용 앱 등 시스템과 관련한 카테고리에서 허술한 측면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4월과 5월에는 쿠팡이츠 앱 시스템이 먹통이 돼 배차가 이뤄지지 않아 배달원들과 자영업자, 소비자들이 모두 불편을 겪었다. 카카오톡 채널 '쿠팡이츠 배달파트너'에서 발송하는 미션 문자 또한 한 달에 한 번 꼴로 오발송 될 정도로 오류가 잦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는 이전부터 정산 문제가 많고 오류가 잦았다"면서 "시스템이 아직까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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