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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난’ 겪은 금호석유, 올해는···

‘조카의 난’ 겪은 금호석유, 올해는···

등록 2022.01.04 12:57

수정 2022.01.05 08:01

이세정

  기자

박철완, 작년 1월 주식공동보유 해제 분쟁 시작첫 주총 패배, 장기전 시사···별다른 움직임 없어약 1년간 주식 매집 중단, 주주제안 발송도 아직지배구조 개선·최대 실적에 경영진 공격 명분 상실조용한 주총 무게···임기만료 사외이사 노릴 가능성

‘조카의 난’ 겪은 금호석유, 올해는··· 기사의 사진

금호석유화학 ‘조카의난’ 재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는 첫 패배 이후 장기전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는 무난한 정기 주주총회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박 전 상무 측은 1년 가까이 지분 매입을 중단했다. 현 경영진을 공격할 명분이 없다는 점도 ‘조용한 주총’에 힘을 싣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전 상무의 현재 금호석화 지분율은 10.16%로, 작년 3월12일 이후 변동이 없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회장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작년 1월 28일 박 회장과의 주식 공동보유관계를 해소하며 칼을 빼들었다. 박 전 상무가 숙부와 척을 지게 된 배경은 ‘승진 누락’이다. 박 회장 아들은 2020년 7월 그룹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지만, 박 전 상무는 승진 대상자에서 빠졌다.

후계 구도에서 완전히 밀려난 것이라고 판단한 박 전 상무는 지분 공동보유 관계를 끊어내며 공식적인 분쟁을 천명했다. 또 측근들을 이사회에 합류시키기 위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첫 분쟁 결과는 완패였다. 작년 주총 결과 자신을 포함한 이사 후보 선임안은 모두 부결됐고, 정관 변경 안건이나 배당안도 표결 승기를 잡지 못했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와의 임원 계약 연장에도 실패하며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박 전 상무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분쟁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더욱이 주총 직전에 박 전 상무 모친과 장인이 금호석화 주식을 매입했는데, 다음 주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전 상무가 본인의 주식 1.5%를 누나 3명에게 증여한 것도 가족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시장 예측와 달리 박 전 상무 일가는 추가적인 지분 확보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회장과 두 자녀의 지분율은 14.84%로, 박 전 상무 측보다 4.68%포인트 앞선다. 이미 지분 우위를 내준 박 전 상무가 올해 주총에서 또 한 번 맞붙을 계획이었다면, 의결권이 인정되는 작년 12월 31일까지 지분을 매집했어야 한다.

주주제안도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주주제안 효력 데드라인은 아직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다. 상법에 따라 주총 개최 6주전까지는 제안서 송부가 완료돼야 한다. 전년 기준으로 따져보면, 3월 마지막주 금요일인 25일로부터 6주 전인 2월 11일이 마감일이다.

재계와 화학업계에서는 박 전 상무가 금호석화 현 경영진을 공격할 명분을 상실했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은 작년 주총 이후 대표이사에서 자진 용퇴했고, 이사회에서도 내려왔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며 지배구조를 개선했다.

박 전 상무가 박 회장의 독단적 경영 사례로 지적한 금호리조트는 흑자전환하며 안정적인 영업환경 기반을 다지고 있다.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창사 최대 실적 달성과 역대급 배당도 기정사실화 됐다. 특히 박 회장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은 의료용 장갑 등의 소재인 NB라텍스 증설을 강력하게 밀어부쳤고,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다. 회사의 배당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박 전 상무가 소액주주 표심을 얻기 힘들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금호석화는 OCI와 자사주 교환으로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에 나섰는데, 결과적으로는 박 전 상무 측과의 지분율 격차를 벌리는 ‘묘수’가 됐다. 금호석화는 18%가 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자사주는 의결권이 제한된다. 하지만 OCI가 확보한 금호석화 지분 0.56%는 사실상 박 회장 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양측간 지분차는 5%포인트 이상 늘어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 전 상무가 이사회 진입을 재시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금호석화 정관에 따라 이사회 구성은 최대 10명까지 가능하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으로 운영된다. 이 중 사외이사 2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기되는 만큼, 이 자리를 노릴 수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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