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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동산 대책으로 호소문 들고 온 정부···전문가 “의미 없다”

부동산 부동산일반

부동산 대책으로 호소문 들고 온 정부···전문가 “의미 없다”

등록 2021.07.28 15:31

주현철

  기자

정부 “집값 계속 오르지 않을 것···공급물량 충분해”공급물량 부족으로 집값 하락 요인 없어 한 목소리“집값에 대한 부담감일뿐,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적어”“집값 고점이더라도 정책 변화 없으면 유지될 것”큰 폭의 금리인상 아닌 이상 집값에 주는 영향 미비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정부서울청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7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정부서울청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7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김창룡 경찰청장.

정부가 28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은 구체적인 방안은 없었고 지금까지 주장해 온 내용을 반복한 호소문 수준에 그쳤다. 집값 폭등으로 수익 기대심리와 불안에 따른 패닉바잉, 불법 대출거래 등이 부동산가격 거품을 형성하고 있다는 정부 진단에 전문가들은 알맹이 없는 담화문이었다는 평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부동산관계장관 회의 후 담화문을 통해 “그간 여러 기회를 통해 향후 주택가격의 조정가능성에 대해 말해왔다”며 “단순히 직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과거 경험, 주요 관련지표가 이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도 참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36% 올라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9년 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은 같은 기간 0.15%에서 0.19%로 상승 폭을 키워 2019년 12월 셋째 주(0.20%)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현재 아파트 실질가격, 주택구입 부담지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주택가격 수준·적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들은 최고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섰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에 따르면 여러 국내기관 뿐만 아니라 국제결제은행(BIS) 등 국제기구에선 과도하게 상승한 주택가격의 조정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가운데, 대외적으론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올해 입주물량은 전국 46만 가구, 서울 8만3000가구로 평년 수준을 유지해 지적과 우려만큼 부족하지 않다”고 설명하며 “지금은 불안감에 의한 추격매수보다는 향후 시장상황, 유동성 상황, 객관적 지표, 다수 전문가 의견 등에 귀 기울이며 진중하게 결정할 때”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최근 기획재정부 등 정부의 경제 수뇌부들은 현재 집값이 고점에 근접했으며 향후 큰 폭의 부동산 시장 하락이 있을 것이란 의견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급은 전혀 문제가 없고, 불로소득을 기대하는 국민의 무분별한 추격매수와 투기꾼들의 불법거래가 시장을 어지럽혔다는 이야기다.

부동산 대책으로 호소문 들고 온 정부···전문가 “의미 없다” 기사의 사진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급물량이 충분하다는 총 부총리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또 집값이 하락할 요인은 보이지 않고 금리인상 역시 집값에 미비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진단과 처방 모두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심 교수는 “시장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나올줄 알았는데 의미없는 말뿐이었다”면서 “지금까지 워낙 시장과 관련해 말을 많이 해왔기에 오늘 담화문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공급이 충분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3기 신도시는 왜 하는건지 이해가 안된다. 물론 집값 상승세가 잠시 주춤하겠지만 결국 상승세는 유지될 것”면서 “금리인상 역시 어느정도 영향을 줄지 몰라도 시장에 주는 충격은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부족으로 단시일 내 집값 하락 가능성을 낮게 봤다. 권 교수는 “집값이 하락을 하려면 공급량이 늘어야 하는데 지금 분양물량과 입주물량 모두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전혀 하락할 요인을 찾을 수 없다”면서 “정부의 메시지는 단기간 급등한 집값에 대한 부담감이지 내년까지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전했다.

최근 금리인상에 대해서도 집값에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금리를 대폭인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긴 어렵다”며 “금리인상을 포함해 하방 압력을 주는 요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고점에 대해 주택시장을 전국적으로 볼 때 완전히 틀리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교수는 “홍 부총리가 경고한 집값고점은 완전히 틀리다고 볼 순 없다”면서 “다만 이를 지역별로 본다면 어느정도는 맞지만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으로 좁혀보면 공급부족을 겪고 있는 서울 주택시장 집값이 과연 떨어질지는 의문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서울 주택허가 건수 자료를 살펴보니 공급이 당분간 늘어나지 않는 신호를 보이고 있다”면서 “제대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현재 집값은 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인상에 대해선 “금리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려면 상당히 뛰어야하는데 사실상 현재 경제 상황이 불가능하다”면서 “집값은 한번 오르면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오르는게 현실인데 금리로 집값을 조정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부동산연구소 대표는 지금 기관들 리포트만 보더라도 고점이라는건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정책의 방향을 잡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집값을 잡기 위해선 규제나 정부의 정책 변화가 중요하다. 단순한 메시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임대시장 안정과 공급물량 확보가 중요한데 정책의 변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송 대표는 대기수요가 많은 상태에서 물량이 공급되지 않으면 집값이 내려갈 요인은 적다고 진단했다. 송 대표는 “대기수요가 3기 신도시를 통한 공급이 이뤄지기까지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양도세 완화 정책 등을 통해 시장에 물량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인상과 관련해 “금리인상이 집값에 영향을 주려면 큰 폭의 인상이 있어야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보니 집값 하락에 영향을 주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고점 여부는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지 알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원갑 KB은행 부동상 수석전문위원은 “향후 집값이 더 오를지는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소득을 포함한 전반적인 부분에 비해 현재 집값은 고평가 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인상과 관련해 ”금리인상도 내년쯤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몇차례 금리가 인상되고 난 뒤에 집값에 영향을 줄 지 봐야 한다. 다만 올해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거래둔화 정도의 효과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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