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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금감원 직원 업비트 이직 심사···가상자산 거래소 금융기업 인정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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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막으면 업비트 금융 기업으로 인정하는 셈
전용기 의원 ‘상식’ 언급···사회적으론 이미 금융권
가상자산 제도권에 들어오려면···법·제도 선행돼야
거래소 조차 ‘자산’으로 인정 안해···위험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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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과 등락폭이 표시되고 있다.사진=이수길 기자

최근 금융감독원에서 부국장까지 지낸 직원이 가상자산(암호화폐·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로 이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해당 직원은 현재 퇴직 후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권은 이번 윤리위 결과가 업비트 등 가상자산 플랫폼 기업이 제도권 금융 기업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를 간접적으로나마 판가름 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재취업 막으면 업비트 금융 기업으로 인정하는 셈
금감원은 공직자가 유관 기업으로 이직한 뒤 발생할 수 있는 부정청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 5년 이상 수행했던 분야와 관련된 기업으로의 재취업을 3년 동안 막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가상자산 자체를 제도권으로 편입시키지 않은 만큼 금감원에도 별도의 가상자산 플랫폼 감독 기구는 없다. 따라서 해당 직원이 업비트와 업무가 겹치는 부분은 없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그런데 만약 윤리위가 해당 직원의 재취업을 막는다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도 금융권과 유관한 기업임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이미 사회적인 분위기는 업비트를 금감원과 유관한 금융 기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례도 나왔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당 직원이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로 이직을 윤리위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의원은 “강력한 권력을 지닌 고위공직자들이 억대 연봉을 받고 가상화폐 거래소에 취업하려고 한다”며 “금융위·금감원 출신 간부들이 금융기관에 재취업하는 ‘금피아’ 현상은 규제 기관의 본질을 망가뜨리는 짓”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사실상 전 의원이 업비트를 일종의 금융기관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전 의원은 ‘상식적 기준에서 지켜야 할 것들’이라는 표현을 이번 입장문에서 사용했다. 제도권은 가상자산 관련 기업을 금융업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이미 사회적인 분위기는 상식적으로 금융권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처럼 가상자산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뜨거운 가운데 금감원 직원의 업비트 이직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28일 금감원은 관계자는 “공직자윤리위 심사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해당 직원이 그간 했던 업무와 업비트는 연관성이 거의 없다”며 “암호화폐를 담당하는 부처 자체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감원에서 자상자산 관련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처음이기 때문에 윤리위 심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이 금융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제도권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금융당국의 속내와 무관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올해 1분기 가상자산 투자에 뛰어든 개인은 250명이 넘고 하루 거래액은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 가상자산을 위한 최소한의 제도조차 없다. 현재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서 갈피를 못잡고 표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암호화폐 등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고 법령으로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암호화폐 성격에 따라 상품선물 거래위 또는 증권거래위가 규제책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유통은 각 주(州) 개별법에 따른다. 일본은 미국보다 한발 앞서 가상자산을 제권으로 들였다. 일본은 금융청이 허가한 코인만 거래할 수 있으며, 코인 매매로 번 돈을 ‘잡소득’으로 분류해 최고 55%의 세율로 세금을 걷는다.

제도권으로 들어온다면 어떤 파장이 있을까. 현재까지는 가상자산이 현금이나 지분, 계약 증권 등과 달리 실체가 없다는 인식이 강하다.

우선 가상자산은 현재 금융권에서 규정하는 ‘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 각 거래소 역시 ‘회원이 위탁한 암호화폐는 회사에 의해 지배되지 않고, 이에 대한 미래의 경제적 효익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아 자산의 정의와 인식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회원의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역시 암호화폐를 주로 블록체인에 의해 주로 교환매개로 쓰이는 디지털, 또는 가상의 화폐이며, 국가와 같은 권위에 의해 통제를 받지 않는 자산이라고 정의했다.

이 가운데 정부가 제도를 재정비해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고 금융권 편입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안착 기간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세세하게는 거래소 안전장치 보완 강화 및 손해 보험업계와의 연결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까지 가상자산에 대해 정확히 정의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기존에 우리가 써왔던 화폐와 너무 다른 개념인 탓도 있다”며 “분명한 것은 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들어왔을 때 기존 금융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만큼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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