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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승계 안하겠다더니’···2세 형제경영 힘쏟는 셀트리온

오너 장·차남, 상장사 이어 비상장사 사내이사로
전문 경영인 체제 선언했지만 이사회 파워 막강
지분없는 두 아들···3사 합병이 경영승계 관문
“사업회사 등기임원 맡는건 승계 하겠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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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퇴진과 함께 경영권 승계 행보가 또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서 명예회장의 장·차남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비상장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에서 각각 사내이사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37)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제품개발부문장)이 최근 셀트리온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서진석 부사장은 지난달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임, 셀트리온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그룹 내 핵심 사업회사인 셀트리온을 관계사로 두고 있는 비상장 지주사이자 셀트리온 최대 주주다.

또한 차남인 서준석(34)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셀트리온 운영지원담당장)도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사내이사를 겸하게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 주주이자 비상장 지주사다.

◆이사회가 경영 개입 가능성 우려=2021년 4월 현재 서 명예회장은 이사회에서도 물러나 있지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서도 서 명예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은퇴를 발표한 순간부터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고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겨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두 아들이 상장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사내이사에 이어 2개 지주사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형제경영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또한 지배주주의 입김이 센 우리나라 기업경영 실정에 비춰볼 때 서 회장의 아들들이 이사회 의장이면 경영 전반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장남인 서진석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2014년 셀트리온 제품개발본부에 입사했다. 현재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을 맡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차남인 서준석 이사는 1987년생으로 현재 셀트리온에서 운영지원담당장을 맡고 있다. 서 이사는 2017년 셀트리온에 과장으로 입사해 2019년 미등기임원 이사직에 올랐고 이번에 등기임원이 됐다.

시민단체 경제개혁연대는 “두 형제의 경력이나 근속연수에 비춰볼 때 ‘동일인 2세’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30대 중후반인 두 사람이 고속승진을 한 특별한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며 “셀트리온그룹도 지금껏 여러 대기업집단에서 후진적 지배구조의 전형으로 꼽혀온 가족간 경영권 승계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문제의식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강력 반발…향후 지분승계 안개 속=현재 서 명예회장의 두 아들은 회사 관련 주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향후 셀트리온 3사 합병 과정에서 지분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해 그룹 내 상장 계열사 3곳의 합병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말 까지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통해 통합 지주사를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향후 장남과 차남의 역할과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의 기존 지배구조는 서정진→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서정진→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두 갈래로 나눠져 있었다. 이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자회사가 아닌 서 회장의 개인회사로 인식돼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서 명예회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지배하는 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자신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35.62% 중 24.33%를 현물출자해 만들었다. 현재 유헌영 셀트리온홀딩스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서 명예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주식 95.51%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주식 100%를 보유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을 각각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두고 있고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24.33%를 보유중이다.

3사 합병도 2개의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먼저 통합하고 그 아래 3사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분 승계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서 명예회장은 은퇴와 합병 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말하고 있지만 지분승계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3사의 합병이 두 아들의 경영승계를 위한 최대 관문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 중 소유와 경영히 완전히 분리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서 서 명예회장이 소유와 경영분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확실히 전문경영인 체제를 택한다면, 적어도 사업회사에서는 지배주주 일가가 등기임원 등을 맡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며 “셀트리온그룹은 앞서 많은 대기업집단이 보여왔던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답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한울 기자 han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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