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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 단 한 번의 ‘반전’···뭐했나?

[늪에빠진 수출한국]20개월 단 한 번의 ‘반전’···뭐했나?

등록 2016.09.27 08:47

현상철

  기자

수출부진 속 정부 대책은 재탕·헛바퀴만산업 경쟁력 약화로 수출견인 한계 직면수출부문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 필요

20개월 단 한 번의 ‘반전’···뭐했나? 기사의 사진

‘수출강국 대한민국’이 무너졌다. 올해 8월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수출은 지난해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증가에 따른 결과다. 지속되기 힘든 ‘반짝 성적’이라는 얘기다.

수출이 성장률을 갉아먹고, 실물경제로까지 전이돼 전반적인 경기를 억누르고 있는 동안 정부는 다양한 수출대책을 내놨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단 하나도 거두지 못했다. 경쟁력 부재, 원천기술 확보 외면, 단기 매출성과 중심 등으로 세계 무역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중국의 추격과 견고한 일본의 벽 사이에서 압사 직전까지 몰렸다.

4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 국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처참해진 우리나라 수출의 민낯이다.

◇ 한국은 더 이상 ‘수출강국’이 아니다
지난해 1월부터 뒷걸음질하기 시작한 수출은 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사상 최장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수출 국가대표 격인 13대 주력 수출품목 역시 전체 수출과 궤를 같이 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인은 글로벌 교역 둔화와 세계 경기침체, 일부 업종의 공급과잉과 저유가 지속이다.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돼 물건이 잘 팔리지 않고, 원가(유가)가 낮아진데다 같은 물건이 많아(공급과잉) 가격이 하락하는 바람에 수출액 기준으로 산정되는 수출실적이 고꾸라졌다.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과 경쟁력을 챙기지 못한 채 매출만 늘리려고 적자 수준의 수주를 받던 조선업종의 본격적인 위기도 수출부진에 한 몫 했다.

20개월 단 한 번의 ‘반전’···뭐했나? 기사의 사진

내부적인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우리나라 수출은 13대 주력 수출품목과 G2(미국·중국)로 요약된다. 2006년 이후 10년 넘게 바뀌지 않는 13대 주력 수출품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국내산업의 편파적인 지원과 투자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신성장동력 육성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일부 업종이 고사 직전까지 갔음에도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지원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는 이유도 한두 산업의 위기가 곧 우리나라 수출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몇 해 동안 달콤한 성과를 거둔 대(對)중국 수출도 중국의 성장률 둔화·자생력 강화와 함께 막을 내렸고, ‘포스트 차이나’를 찾지 못했다.

물량만 늘려 수출액을 끌어올린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각 산업은 경쟁력 부재, 중장기 투자가 중요한 원천기술 확보 외면, 단기적인 매출 성과 중심 등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환경에서 낙오됐다.

◇ 정부 대책은 어디로
수출부진이 이어질 때 정부도 마냥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성과검증 없이 이전부터 진행해오던 정책의 리모델링 수준에 머물러 근본적인 수출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0개월 단 한 번의 ‘반전’···뭐했나? 기사의 사진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3번의 수출대책을 내놨다. 모두 중소기업 수출지원 강화, 무역보험 지원, 마케팅 활동 강화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초 주형환 장관이 취임하면서 수출품목·지역·주체·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는 지난해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된 수출지역 다변화·수출품목 고도화·유망 소비재 발굴 등의 내용의 연장선에 불과했다. 올해 무투회의는 2월과 7월 두 번 열렸지만 수출부문의 근본적인 개혁은 이뤄지지 못했다. 심지어 향후 우리나라 수출을 이끌 신규 유망수출품목 창출방안은 이미 19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한창이던 7월 무투회의에서 나왔다.

8월 수출이 반등에 성공하자 산업부는 “무투회의·민관합동회의 등을 통해 추진한 수출주체·품목·시장·방식 등 수출구조 혁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수출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지표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수출반등은 지난해 8월 수출이 15.2%나 감소한데 따른 기저효과와 조업일수가 이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특히 수출부문에서 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일평균 수출액은 지난 1월 이후 최저치이고, 수출물량도 6월(-2.9%) 이후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세계 금융시장 불확실성, 환율 변동성, 산업구조조정 본격화, 한진해운 법정관리 등 하방리스크가 산적한 가운데 정부의 대책에 따른 성과가 드러났다고 평가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무엇보다 기존 주력상품과 시장에 너무 안주했던 게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세계 경제 회복세가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별 진출전략과 함께 새로운 수출 패러다임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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