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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號 출항 2년···‘관리의 시대’를 넘어

이재용號 출항 2년···‘관리의 시대’를 넘어

등록 2016.05.10 07:10

수정 2016.05.10 07:13

정백현

  기자

‘관리형 경영’서 ‘혁신형 경영’으로 총체적 개혁비주력 사업 줄이고 주력·미래 사업 육성 강조사업재편 속도 줄이되 내부 조직 혁신에 방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전면 자리에 등장한지 만 2년이 됐다. 이 부회장의 전면 등장 이후 삼성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과거 삼성을 뜻하는 별칭이 ‘관리(管理)의 삼성’이었다면 이제는 ‘혁신과 도전의 삼성’이라 부를 만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10일 밤 아버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을 호소하며 쓰러진 직후부터 사실상 삼성의 실질적인 대표자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의 최고위 의결권자는 여전히 이건희 회장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는 이재용 부회장이 원소속사인 삼성전자는 물론 중공업이나 금융 계열사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 현안을 직접 챙기는 등 그룹의 각종 현안들을 총괄하고 있다.

이른바 ‘이건희 시대’의 삼성과 ‘이재용 시대’의 삼성은 외형부터가 다르다. 눈에 보이는 자산의 변화가 우선 눈에 띈다.

이건희 회장이 정상적으로 재임하던 시절인 2014년 초 기준 삼성 계열사 수는 74개였고 자산 총액은 331조4000억원(공정거래위원회 집계치 기준)이었다. 올해 초 기준 데이터와 2년 전 데이터를 비교하면 계열사 수는 15개 줄어든 반면 자산은 16조8000억원 늘었다.

눈여겨봐야 할 분야는 바로 계열사 수의 변화다. 이 부회장의 전면 등장 이후 삼성은 공격적인 M&A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그룹 계열사의 내부적 합병을 통해 체질을 개선한 것을 필두로 한화, 롯데 등 타 재벌과의 ‘빅딜’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이 부회장이 막전막후에서 영향을 끼친 여러 M&A 사례를 보면 삼성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만 투자를 집중한다는 일관된 원칙을 볼 수 있다.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접고 그 분야에 투자하던 재원을 주력 사업이나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주력 사업에서는 M&A의 효험이 제대로 발휘된 대목이 많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2월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 인수가 삼성페이의 글로벌 성공으로 이어졌고 모바일 인쇄 솔루션 업체인 ‘프린터온’ 인수로 삼성 프린터의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 활성화됐다.

여기에 삼성이 미래 전략 사업으로 적극 육성 중인 바이오 관련 사업에서도 오랜 투자와 기다림 끝에 바이오 복제약 일부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품질을 검증받는 등 대외적인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삼성의 경영 관념이 바뀌었다는 쪽으로 분석할 수 있다. 과거 삼성의 경영 관념이 ‘기존의 자원을 잘 관리·활용해서 성과를 내자’는 쪽이었다면 이제는 ‘관행을 깨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과정에서부터 결과까지 혁신을 이루자’는 쪽으로 바뀐 셈이 됐다.

다소 불안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됐던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 변화도 지난해 통합 삼성물산의 출범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재계는 앞으로 삼성이 어떤 변화로 시대 변화에 대응할 것인가를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지속돼 온 사업구조 재편은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 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혁신의 속도는 과거보다 느려지는 대신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비주력 사업의 정리가 완료된 만큼 전자와 금융의 양대 축 중심으로 어떤 혁신이 진행될 것인가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회사 출범을 통한 지주회사 출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현실화가 불가능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의 혁신이 외부 골격 정리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의 혁신은 내부 문화에 방점을 둘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 다수 계열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조직 문화 혁신 작업이 대표적 사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내부 혁신은 한국식 수직적 조직 문화를 미국식 벤처형 조직 문화로 바꾸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단순한 변화를 넘어 항구적 생존을 꾀하기 위한 혁신인 만큼 이 점에 대한 삼성의 관심이 앞으로 더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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