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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무인자동차 더 이상 꿈이 아니야”

“영화 속 무인자동차 더 이상 꿈이 아니야”

등록 2014.01.01 09:00

정백현

  기자

1980년대 중반 수많은 소년들이 열광했던 미국 TV 드라마 한 편이 있었다. 이름은 ‘나이트 라이더(Knight Rider)’. 한국에 ‘전격 Z작전’이라는 이름으로 수입된 이 드라마는 미국의 NBC와 한국의 KBS를 통해 절찬리에 방영됐다.

극중 위기에 처한 주인공 마이클이 손목에 찬 시계에 대고 “키트, 도와줘”를 외치면 얼마 뒤 어디선가 검은색 자동차가 나타났다. ‘키트(KITT)’라는 이름의 이 차는 사람의 말을 다 알아듣고 스스로 문을 열어주며 혼자서 척척 이동할 수 있었다.

1982년 제작된 미국 드라마 '나이트 라이더(한국 방영 작품명 '전격 Z작전')'에 등장했던 무인자동차 '키트(KITT)'.1982년 제작된 미국 드라마 '나이트 라이더(한국 방영 작품명 '전격 Z작전')'에 등장했던 무인자동차 '키트(KITT)'.

마이클처럼 되고 싶은 마음에 시계에 대고 “키트, 도와줘”를 외쳤던 수많은 소년들은 이제 30대를 넘어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그러나 이들이 그렇게도 외쳤던 ‘마음속에 드림 카’ 키트는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로망으로 남아있다.

꿈은 언젠가 이뤄진다고 했던가. ‘키트’가 영화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달릴 날이 머지않았다. 첨단 과학 기술의 발달로 현실에서도 사람의 손과 발을 움직이지 않고도 운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무인자동차의 시대’의 개막이 임박했다.

현재 상용화가 완료된 무인 주행 기술은 무인 주차 기능(주차 보조)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앞으로 4~5년 안에는 사람의 조작 없이 장거리를 완벽하게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무인자동차가 21세기 자동차업계 최대 이슈이자 미래형 첨단 자동차의 결정체로 보고 무인 운전 기술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독일 콘티넨탈이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무인 주행 기술 '서라운드 뷰'의 조감도.독일 콘티넨탈이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무인 주행 기술 '서라운드 뷰'의 조감도.

◇무인 자율 운전 원리, 인공위성에 있다 = 사람의 조작 없이 차가 움직이는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무선 조종 자동차(RC카)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무선 조종 자동차는 사람이 작동하는 조종간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차와 조종간은 전파를 통해 교신한다. 사람이 조종간을 통해 차에 신호를 보내면 이 신호는 전파를 통해 차로 전달된다. 전파를 받은 차는 전파의 행로에 따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무인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무인자동차의 외부에는 레이저 센서와 위성항법장치(GPS), 카메라, 인공지능 시스템 등이 부착돼 있다. 차 주변에 부착된 카메라와 센서는 주변 주행 상황을 감지하며 GPS는 지리정보를 감지해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즉 외부 센서가 차 주변의 물체를 인식하고 GPS가 운행 경로를 인식하면 이 데이터가 하나로 취합돼 사용자의 PC로 운반된다. 취합된 데이터는 다시 자동차 내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보내져 차가 무사히 목적지까지 운행될 수 있도록 제어된다.

자동차 구동 기술과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한 지리 정보, 거리 감지 레이저 센서 등 여러 방면의 기술과 장치가 하나로 합쳐져 있기 때문에 무인자동차는 최첨단 기술의 결집체로 평가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한 무인자동차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메르세데스-벤츠가 개발한 무인자동차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글로벌 車 메이커, 무인 주행에 연이어 성공 =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최근 들어서 자동차 무인 운전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장거리 시험 주행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잇달아 거두고 있다. 가장 앞서고 있는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8월 S500 인텔리전트 드라이브(연구용 자동차)를 이용해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만하임과 포르츠하임을 잇는 약 100㎞의 구간을 사람의 조작 없이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무인 운행용으로 개발된 벤츠 S500은 로터리나 폭이 좁은 도로, 좌·우회전 등의 어려운 주행 상황을 마스터하고 주차 중인 차량이나 전차 등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에는 앞부분과 뒷부분에 각각 2개와 1개의 장거리 레이더를 장착하고 차 주변에 4개의 단거리 레이더, 1개의 컬러 카메라를 달아 신호등 인식과 주변 환경 파악에 활용했다.

특히 주행 방향과 도로 차선의 수, 교통 표지판, 신호등 위치 등을 GPS를 통해서 인식하도록 3차원 디지털 카드를 개발해 정확한 주행을 돕도록 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무인자동차 시장의 선두 메이커가 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확고히 밝히고 있다. 토마스 베버 다임러 R&D 개발 담당 이사는 “2020년 안에 무인자동차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벤츠 외에 다른 브랜드도 무인자동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벤츠와 마찬가지로 오는 2020년까지 무인자동차의 상용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GM은 지난 2012년 ‘슈퍼 크루즈’라고 불리는 반자동 주행 자동차 기술을 개발해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방향 조정과 제동의 무인 작동이 가능하며 고속도로에서도 완전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하다. GM은 반자동 주행 자동차를 2020년 출시할 계획이다.

BMW도 현재 자동화 주행을 위한 프로토 타입 모델을 유럽 내 고속도로에서 테스트하고 있다. BMW는 독일 콘티넨탈과의 협력을 통해 올해까지 양산 가능한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다수의 시범 주행용 무인자동차를 제조할 계획을 갖추고 있다.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무인 주행 기술 개발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무인 주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무인 주행 기술의 개발을 위해 오는 2015년까지 R&D 분야에 총 1조8000억원을 투입하고, 전문 연구인력도 230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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