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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 10년···걷히지 않은 먹구름

[포커스]송도국제도시 10년···걷히지 않은 먹구름

등록 2013.10.31 07:10

수정 2013.10.31 16:24

성동규

  기자

올해로 송도가 경제자유구역 지정 10년을 맞았다. 한 때는 수천 대 1의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했을 정도로 부동산 신화를 써내려 갔으나 국제금융위기로 촉발된 침체로 개발 호재가 줄줄이 제동이 걸리면서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이에 부동산 시장도 궤를 같이하며 악화 일로를 걸었다. 이후 GCF 유치로 반전을 노렸으나 반짝 상승세에 그쳤을 뿐 침체는 이어졌다. 전문가들 역시 인프라 개발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미래가 밝지 않다고 내다봤다. <편집자 주>


포스코건설 송도사옥과 GCF사무국이 입주할 G타워 등 일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부지가 공터로 남아 있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포스코건설 송도사옥과 GCF사무국이 입주할 G타워 등 일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부지가 공터로 남아 있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


◇ 대형호재 개발사업 제동 = 송도 부동산 시장에 훈풍을 불어 넣었던 개발계획은 줄줄이 제동이 걸렸다.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에서 주요 사업이 추진 동력을 잃어 악재가 됐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광역급행철도(GTX) 사업 중 동탄~고양 A노선을 우선 추진하고 나머지 노선은 차후 개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자 무산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GTX가 개통되면 여의도까지 20분에 도달할 수 있어 교통여건이 비약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현재 GTX사업은 예비타당성 평가 중이다. A노선의 일부 구간인 강남~동탄간 노선만 확정됐을 뿐 나머지 노선은 확정되지 않았다.

송도컨벤시아 2단계 사업은 감사원 감사 결과 예비타당성 분석을 다시 받게 돼 국비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송도 호수와 수로를 연결, 수변공간에 해양·레저 관광도시를 건설하겠다던 워터프런트 사업은 7000억원에 달하는 재정 마련방안이 미흡해 가뜩이나 재정 적자에 허덕이는 시의회에서 사업진행을 막아선 상황이다.

151층 송도 인천타워 사업은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맞추려 했으나 6년이 넘도록 착공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인천경제청은 SLC와 미분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층수를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 낮임에도 포스코건설 송도사옥과 G타워 사이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가 없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한 낮임에도 포스코건설 송도사옥과 G타워 사이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가 없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


◇ 부동산 거품이 만든 촌극 = 부동산 거품이 극으로 치닷던 2003년 당시 정부에서 그린 청사진은 화려했다. 장밋빛 분위기에 취한 수요자들은 앞다퉈 송도로 몰렸다.

2007년 분양한 송도 더 프라우는 평균 경쟁률 4855대 1, 최고 9500대 1의 사상최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분양한 송도 센트로드는 최고 331대1을 기록했다. 수십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2008년 국제 금융위기가 몰고 온 부동산 침체의 먹구름은 이내 송도를 덮쳤다.

2011년 분양시장은 송도 부동산시장의 단면을 잘 나타낸다. 그해 5월 그린스퀘어가 1516가구 모집에 558가구를 미분양을 기록하며 침체를 암시했다.

이후 10월 웰카운티5차에선 1063가구를 모집했으나 청약접수는 단 63건에 그쳤다. 시행자인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분양을 중도에 포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송도국제도시의 한 상가가 텅 비어있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송도국제도시의 한 상가가 텅 비어있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


◇ 구원투수 못 된 GCF 유치 = 침체 일로를 걷던 송도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9월 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되면서 반짝 회복세를 보였다. 기대감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그러 졌고 GCF 유치 효과는 기대이하 였다.

실제로 한국감정원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주택가격 시세변동 추이(10월 25일 기준)를 살펴보면 GCF 유치가 결정된 10월 잠시 3㎡당 1296만원대를 넘어섰으나 이후에는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올 4·1대책 발표 후 반짝 반등에 성공했으나 2달도 못 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8·28대책 발표에도 등락없이 2달째 1281만원대에서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아파트 매매 현황을 보더라도 작년 11월 354건을 기록, 올 6월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에 따라 800건을 넘은 것 외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몇년 전만 해도 매맷값이 무섭게 치솟았지만 요즘은 급매만 간혹 있을 뿐 대체로 매매 수요가 없고 전셋값만 오르고 있다”며 “최근 분양한 단지들의 분양가도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고층건물과 갈대 숲 서로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고층건물과 갈대 숲 서로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 펼쳐져 있다. 사진=성동규 기자 sdk@


◇ 아파트만 덩그러니 = 현지 주민은 송도가 주거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생활편의 시설과 교통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입주가 끝난 아파트에도 상당수 상가는 비어있는 상태다. 일부 활성화된 지역과 목 좋은 곳의 1·2층 상가를 제외하곤 대부분 상황은 비슷하다.

2011년 1월 준공된 테크노파크IT센터는 파격적인 할인 분양에도 전체 공급물량 217실 중 현재 분양률이 40%대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미분양이 해결되지 않자 시공을 맡았던 코오롱글로벌은 궁여지책으로 본사를 이전하기도 했다.

주민 박은경씨(53)는 “대형마트를 이용하거나 인천시내를 나가려고 할 때는 버스보다 주로 단지 내에서 콜택시를 불러 이동한다”며 “인근에 편의시설이 없고 대중교통이 부족해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송도 국제업무지구에서 서울 중심권으로 진입하려면 대중교통으로 약 2시간이 걸릴 정도로 긴 시간이 걸린다. 지하철은 시청까지 1시 30분 이상 소유되고 지난 15일에서야 송도~서울 신촌간 광역급행버스가 개통했다.

현지 B공인중개소 대표는 “택시는 물론 버스 노선도 몇 개 없어 승용차 없이 생활하기가 매우 불편하다”며 “국제도시라는 이름에 걸맞은 면모를 갖추는데 까지 앞으로 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장재현 부동산써브 팀장은 “기반 시설이 일정 부분 들어왔지만 여전히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시세 변동 없이 전세만 오르는 형국이고 8·28대책이 큰 효과가 없어 당분간 유령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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