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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스토커' 예민함? 딸에 대한 내 집착"

[인터뷰] 박찬욱 "'스토커' 예민함? 딸에 대한 내 집착"

등록 2013.02.28 08:50

수정 2013.04.02 14:44

김재범

  기자

 박찬욱 "'스토커' 예민함? 딸에 대한 내 집착" 기사의 사진

‘올드보이’ ‘박쥐’ 등의 장르 영화들을 만들며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는 등 세계적 거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이 할리우드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영화 ‘스토커’가 그 주인공이다.

개봉 전 서울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국내와는 다른 할리우드 제작시스템과 연이은 전 세계 홍보일정 소화로 꽤 지쳐 있었다. 박 감독은 “영화만 다 찍었다고 끝이 아닌가보다. (인터뷰)시작해 보자”며 빙그레 웃었다.

가장 궁금했던 ‘딸’에 대한 얘기를 했다. 전작 복수 3부작(‘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스토리의 중심 모두에 딸이 있다. 이번 ‘스토커’ 역시 18세 딸(미아 바시코프스카)가 주인공이다. 실제 박 감독도 18세 외동딸을 두고 있다.

박 감독은 “딸에 대한 집착이 좀 있다. 아니 집착이다. 오죽했으면 아들이 생길까봐 딸 하나만 낳고 그만 두었겠냐”면서 “딸이란 존재는 참 흥미로운 것 같다.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직도 딸에 대한 얘기는 내게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박찬욱의 영화는 대체로 강하다. 일반적인 개념에선 ‘끔찍함’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런 영화와 딸이란 존재의 상관성이 궁금했다. 그는 자신을 ‘강한’ 감독으로 부르는 것에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색깔과 딸이란 존재의 연결성에 대해선 고심을 하는 눈치였다. 결국 ‘예민함’이란 단어로 풀어냈다.

이번 ‘스토커’에도 18세 소녀의 예민함이 넘쳐났다. ‘박찬욱스러움’과 그만의 그로테스크한 느낌도 컸지만 분명히 그랬다. 그는 “촬영을 맡은 정정훈 감독과 함께 화면구도나 전반적인 톤을 사춘기 소녀의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감성으로 가자고 했던 기억이 난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박찬욱 "'스토커' 예민함? 딸에 대한 내 집착" 기사의 사진

그런 감성은 오롯이 주인공 미아 바시코프스카의 연기력으로 살아났다. 그의 합류가 박 감독에게는 더 없는 힘이 됐단다. 박 감독은 “‘스토커’ 촬영 전 미아가 무명시절 호주에서 찍은 단편을 본 적이 있다. 묘한 느낌이 컸다”면서 “이후 ‘에브리바디 올라잇’과 ‘제인에어’를 본 뒤 ‘스토커’에서 필요한 신비로운 느낌을 미아에게서 봤다”며 캐스팅에 대한 확신을 전했다.

‘스토커’ 시나리오는 ‘석호필’로 유명한 배우 앤트워스 밀러가 썼다. 여기에 신비한 느낌을 가진 할리우드의 신성 미아 바시코프스카 그리고 니콜 키드먼이란 톱스타가 합류했다. 할리우드 기성 감독도 흥분할 만한 라인업이다.

박 감독은 “화려한 면과 달리 ‘스토커’는 할리우드 주류 시스템 작품으로 보기는 힘들다”면서 “너무 한정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찍어야 했기에 무조건 ‘빨리’가 중요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결국 정정훈 촬영 감독과 모든 장면의 조명 세팅을 카메라에 맞춰서 할 수 밖에 없었다며 “조금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있다”며 아쉬워했다.

할리우드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너무 힘들어서 좀 쉬고 싶은데”라며 웃었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서부극이 될 수도 있고, 한정된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얘기를 할 수도 있다”면서 “분명한 것은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찬욱 "'스토커' 예민함? 딸에 대한 내 집착" 기사의 사진

비슷한 시기 개봉한 ‘신세계’의 주인공 최민식과는 자신의 대표작인 ‘올드보이’로 함께한 사이다. 지금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죽마고우란다. ‘올드보이’에 버금가는 새로운 조우가 기다려진다.

박 감독은 “‘최민식’이란 배우가 어울릴만한 스토리가 완성된다면 당장 내일이라고 하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영화 ‘스토커’와는 또 다른 색깔의 박찬욱표 영화가 기다려진다.

김재범 기자 cine517@

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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