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영인’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일으킨 지각변동

최종수정 2020-06-1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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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두 차례 현장 찾는 CEO
35년 외길···20년 연구 경력 전문가
수도권 거점 마련···단숨에 2위 확보
“재무구조 우려엔 수익방어 경험 탄탄”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앞줄 왼쪽)과 임직원들이 지난 1일 SK네트웍스에서 인수한 주유소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오천주유소를 찾아 영업 개시를 기념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일으킨 현장 중심 공격 경영이 주유소 업계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고대하던 수도권 시장을 확보해 단숨에 주유소 시장 2위를 탈환하고 사업장 공간을 활용한 수익사업과 민관협력 공익사업까지 질주하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오일뱅크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초 SK네트웍스 주유소 300여개의 운영권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하며 새로운 신호탄을 쐈다. 영업 첫날 강달호 사장은 임직원들과 인수 주유소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 오천주유소를 방문해 영업 개시를 기념하고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했다.
현대오일뱅크는 1999년 한화에너지플라자 주유소 1100여개의 운영권을 인수해 업계 3위로 올라선 바 있다. SK네트웍스 주유소 인수로 20년 만에 다시 한번 순위 상승을 달성했다. 인수 후 현대오일뱅크의 전국 주유소는 2500여개로 SK(3100여개) 다음으로 많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코람코자산신탁과 함께 SK네트웍스 주유소 매각전에 참여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SK네트웍스 자산을 코람코자산신탁이 인수하고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를 임차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마침내 후발 주자의 설움을 딛고 수도권 주유소 확보에 성공했다.

실제로 이번 인수 주유소의 절반 이상인 159개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 포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수도권 주유소 수는 기존 591개에서 750개로 27% 수직 상승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거주와 유동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은 수도권 주유소 대거 확보가 매출은 물론 인지도 제고에도 기여할 전망”이라며 “주유소 공간을 활용해 패스트푸드, 편의점, 창고대여 등 수익사업뿐만 아니라 여성안심택배, 무인도서반납함 등 다양한 민관협력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주유소를 활용한 ‘거점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장 감각이 뛰어난 강달호 사장이 현대오일뱅크의 숙원인 수도권 확보를 달성한 CEO로서 향후 책임감도 무겁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CEO까지 오른 만큼 누구보다 회사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상황에서 적기에 리더 자리에 올라있다는 평가다.

강달호 사장은 1985년 극동정유(현대오일뱅크 전신)에 입사해 생산부문장, 중앙기술연구원장, 신사업건설본부장을 거쳐 2018년 11월 대표이사(사장)에 선임됐다. 현대오일뱅크의 심장으로 불리는 충남 대산 공장에서 20여년 간 연구 엔지니어로 일하며 쌓은 경력이 있어 현장과 이론에 모두 능한 실력파 CEO로 분류된다. 강 사장 취임 당시 현대오일뱅크는 “직원과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공정 개선과 혁신에 앞장서는 등 현대오일뱅크 성장의 숨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오일뱅크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강달호 사장은 지금도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현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유소 인수 직후 영업일에 일일 주유원으로 나섰다는 소식을 듣고 참 여전한 분이란 생각이 들어 미소가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본래 현대계열이었지만 2001년 유동성 위기로 아부다비 IPIC로 넘어간 바 있다. 2010년 현대중공업이 경영권을 되찾았지만 부침을 겪었다는 점에서 최근의 정유 사업 수익성 악화는 심상치 않은 기류로 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 가운데 강달호 사장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을 비롯한 모든 임원의 급여를 20% 반납하는 등 강수를 뒀지만 구조조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에쓰오일 등 주요 정유사의 장기신용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줄줄이 내렸지만 현대오일뱅크는 GS칼텍스와 함께 ‘안정적’을 유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피할 수 없는 실적 악화 속에서도 1조원대의 자금을 동원해 SK네트웍스 인수까지 나선 것에 일각에서 우려를 표하지만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에 유가 급락으로 560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유사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경쟁사 대비 손실 규모가 현저히 작았다”며 “과거 2014년 4분기 유가 급락 당시에도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은 경쟁사 대비 양호했는데 보유 설비와 원가 구조의 차이에 기인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수익성 방어 능력이 지속 가능함을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정혁 기자 d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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