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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지급 여력제도 개편 “보험사 나 떨고있니”

보험지급 여력제도 개편 “보험사 나 떨고있니”

등록 2016.04.11 17:58

수정 2016.04.11 22:07

이지영

  기자

금융당국 ‘솔벤시2(SolvencyII)’ 모델 도입 가능성 UP감독기준 까다로워 외국계은행 한국시장 포기할수도

알리안츠생명이 3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돼 금융권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의 지급여력제도 개편안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이 서둘러 한국시장을 철수한 이유가 당장 수천억원을 확충해야하는 유럽 감독회계기준 ‘솔벤시2(SolvencyII)’와 비슷한 모델을 찾고 있어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재무건전성 감독 기준을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도입된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RBC(지급여력비율)제도가 6년여 만에 사실상 폐지되고 새로운 재무건전성 감독 기준이 도입되는 것이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부채시가평가와 RBC 제도 평가기준 개선방안을 오는 14일 전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하반기 필드테스트(시범평가)를 진행하고, 내년에는 보험사를 대상으로 영향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험회사 재무·경영 상태 판단의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특정 보험사의 RBC 비율이 높을수록 이 보험사가 불의의 사고를 당하더라도 고객들 보험금을 떼어먹을 확률이 낮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현재는 일반회계와 감독회계가 일원화 돼 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가 자산과 부채 등을 평가해 제출한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이를 산출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으로 일반회계가 부채를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 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되면서 감독회계도 기준변경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은 계약 시점에 한 번 가정한 변수를 그대로 사용해 부채를 쌓았다면, IFRS 4 2단계에서는 계약 시점이 아닌 평가 시점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해 부채를 재평가해야 한다. 보험회사의 재무 상태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채가 일시적으로 급증하기 때문에 시행에 앞서 보험사들은 상당한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특히 과거에 팔았던 7% 이상 고금리 확정상품은 큰 골칫덩이가 된다.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알리안츠생명의 경우 과거 팔았던 고금리 확정 상품판매의 비중이 전체 상품판매의 절반(47.9%)에 육박한다. 35억 매각가격이 충격적이지만, 추가적으로 1조원 이상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보험사들을 바짝 긴장하게 한다. 지난 몇 년동안 금리가 계속 낮아진 만큼 적립해야 할 부채규모가 한순간에 급증하기 때문이다. 한 연구결과에 다르면 IFRS2 4단계가 적용되면 보험업권의 총자본금은 59조원에서 17조원으로 급감한다.

금감원은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을 위해 새롭게 개편할 재무건전성 감독기준을 유럽연합(EU)의 솔벤시2에서 상당부분 벤치마킹 할 것으로 알려졌다. 솔벤시 2의 감독기준은 세계에서 가장 깐깐하다고 알려졌다. 알리안츠그룹 역시 이 감독기준에 맞춰 한국 알리안츠생명에 당장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 한국시장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솔벤시2는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고 재무적 위험 요인을 위험 수준에 따른 시나리오별 분석을 통해 자체 평가하도록 하는 체계다.

올해부터 솔벤시2를 시행하는 유럽계 보험사는 보유 주식에 대한 위험 부담금을 최고 40%(RBC 기준)까지 쌓아야 한다. 1조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4000억원이 요구자본으로 간주된다.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 위험부담금(요구자본) 적립기준을 크게 늘려야 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솔벤시2가 적용되면 삼성생명처럼 계열사 지분을 상당부분 갖고 있는 회사들은 자본확충 부담이 너무 커져 고민이 크고, 또 외국계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이 시급한 만큼 과연 한국시장에 더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고민이 클 것”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dw0384@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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