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 서울 22℃

  • 인천 23℃

  • 백령 17℃

  • 춘천 23℃

  • 강릉 26℃

  • 청주 24℃

  • 수원 23℃

  • 안동 23℃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24℃

  • 전주 24℃

  • 광주 22℃

  • 목포 19℃

  • 여수 20℃

  • 대구 23℃

  • 울산 21℃

  • 창원 21℃

  • 부산 20℃

  • 제주 18℃

높은 보수·혜택받는 금융권 사외이사···사실상 경영진 감시기능 無

높은 보수·혜택받는 금융권 사외이사···사실상 경영진 감시기능 無

등록 2015.03.10 08:30

손예술

  기자

1시간당 최고 770만원 받거나 후원금으로 2억원 지원받기도

‘좋은 게 좋은 것.’
금융사와 회사 사외이사들관의 관계를 꼬집은 시각이다. 회사는 사외이사에게 높은 보수는 물론이고 각종 후원금 혜택을 제공해 사실상 사외이사와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금융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금융권 사외이사들은 회사로부터 1시간당 최고 700여만원이 가까운 돈을 받으며 경영진의 견제와 감시와 같은 역할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당 가장 높은 보수는 하나은행 전 사외이사인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이 받았다. 2013년 3월 하나은행 사외이사에 선임됐다가 작년 3월에 퇴임한 우 회장은 작년 3개월간 근무로 받은 보수총액이 1160만원에 달했다.

우 전 이사가 지난해 간담회에 참석한 시간은 약 1시간 30분으로, 그가 받은 돈 1160만원을 회의에 참석한 시간의 시급으로 환산하면 773만원이 넘는 셈이 된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많은 보수를 챙겼다. 이들은 지난해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KB 사태’를 수수방관하면서 사태를 키웠고 이는 지주 회장과 은행장의 동반 퇴진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9700만원의 연봉을 받아 국내 사외이사 중 최고 연봉 기록을 세웠으며, KB금융지주 이종천 사외이사는 8700만원, 김영진·황건호 사외이사는 각각 86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사외이사들이 속한 단체가 상당액의 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이종천 KB금융 사외이사가 학회장을 맡은 한국회계학회는 사외이사로 선임된 2011년 이후 국민은행에서 8000만원의 기부금을 받는 등 KB 사외이사 관련 단체가 받은 돈은 무려 1억8000만원에 달했다.

신한금융의 자회사인 신한은행은 김기영 사외이사가 광운대 총장으로 있던 2012년에 광운학원에 2억원을 기부했다.

그러다 보니 금융사들은 사외이사들에게 고액의 연봉과 각종 혜택을 제공해 사외이사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 사외이사들은 이사회서 크게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보답하는 구조가 정착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공개한 13개 은행의 지난해 이사회 회의에서 경영진 의사에 상반된 의견을 제시한 사례는 사실상 전무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전문성 자격 요건을 더욱 강화하고, 정치권도 자정 노력을 통해 금융권 인사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사외이사 제도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에서는 기업을 직접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경영진 출신이 사외이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외이사 자격요건을 더욱 구체화하고 강화해 전문성이 없는 인사는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예술 기자 kunst@

뉴스웨이 손예술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