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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 불구 중개업소 증가 왜?

주택시장 침체 불구 중개업소 증가 왜?

등록 2014.11.12 13:57

성동규

  기자

경영 어려움 가중 개인 줄고 법인 늘어
유지비 적은 업군특성 파업보다 버티기
매맷값 변동률과 연동···지방만 늘어나
특성 고려하지 않아 의미없는 ‘평균의 함정’

최근 7년 간 개업공인중개사 추이. 자료=국토교통부 통계누리최근 7년 간 개업공인중개사 추이. 자료=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올해 3분기 현재 전국 개업공인중개사(공인중개사, 중개인, 중개법인) 수는 8만5263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이를 놓고 부동산 시장 회복의 징조라고 평했다. 그러나 그 면면을 살펴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감소 추세를 보이던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수는 지난해 4분기 8만2214명으로 상승 반전한 뒤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 올해에만 3049명이 증가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가 늘었다는 시각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기간을 2008년으로 확대하더라도 공인중개사 수는 2008년 3분기 7만3816명에서 올해 3분기 7만9153명으로 미미하나마 상승세를 기록했다. 중개법인은 같은 기간 420곳에서 580곳으로 38.09%나 급증했다.

중개인만이 유일하게 수가 줄었다. 중개인은 1985년 부동산중개업법을 시행할 당시 과거 소개영업법에 의해 공인중개사 자격 없이도 영업할 수 있도록 한 사례다. 다만 폐업 하거나 등록이 취소되면 다시 등록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연감소 분으로 봐야 한다.

이런 현상은 다른 자영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지비가 적어 경제 불황에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업군특성이 기인한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경영 어려움의 가중으로 개인은 줄고 법인이 늘어나는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7년 간 매맷값(매년 3분기 기준) 추이. 자료=부동산써브최근 7년 간 매맷값(매년 3분기 기준) 추이. 자료=부동산써브

부동산 시장 침체는 주지의 사실임에도 공인중개사가 늘어난 이유를 분석해 보면 시장 양극화를 꼽을 수 있다. 주요 부동산 시장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장은 2008년 이후 침체 일로를 걸었으나 지방시장은 급등한 것.

문제는 이들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동력이 다할 때가 됐다는 점이다. 지방시장의 최근 오름세는 수도권 집값 하락으로 투기자본이 지방으로 옮겨간 영향으로 이마저도 에너지가 소진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KB국민은행 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집값 상승률은 대구(4%)와 경북(3.31%)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3위인 충남(2.06%)도 지난해 전국 상반기 평균상승률(0.97%)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대구·경북지역 집값 대세 상승론이 나오기 전 앞서 상승론이 거론됐던 부산 집값 움직임을 살펴보면 이들 지역의 전망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부산은 2009년부터 상승세가 시작돼 수도권이 침체기에 들어선 뒤로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 2011년 9월에는 정점을 찍었다. 그 이후 정체를 보이다가 조금씩 하락하는 추세다. 상승기는 고작 2년 반 정도에 그쳤다.

2010년부터 늘어났던 대구와 광주의 주택 거래량도 2012년에 들어서면서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이 지역에서 이미 빚을 내서 집을 살 사람들이 거의 다 산 상태에서 오른 집값을 받쳐줄 수 있는 수요가 고갈됐다는 방증이다.

2008년 3분기 대비 매맷값과 개업공인중개사 변동률 추이. 자료=국토교통부·부동산써브 2008년 3분기 대비 매맷값과 개업공인중개사 변동률 추이. 자료=국토교통부·부동산써브


개업공인중개사 수도 마찬가지다. 매맷값과 개업공인중개사 변동률은 연동한다. 2008년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매맷값이 10.51%가 떨어진 서울은 개업공인중개사 역시 14% 줄었고 경기는 같은 기간 각각 10.25%와 10.55%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인천은 각각 0.3% 하락에 21.22%나 빠져 가장 큰 차이를 나타냈다.

지방은 반대로 같은 기간 매맷값이 34%, 개업공인중개사 수는 30%가 늘어 평균수치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1인당 평균 주택 매매 거래건수도 수도권은 2.22건, 지방은 3.60건으로 지방이 수도권보다 1.5배 많았다.

지방시장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시장이 움직이는 그림은 또 달라진다. 지방시장 내에서도 ‘되는 곳만 되는’ 형국이다. 실제 올해 전남에서 분양한 18개 단지로 중 1순위 마감은 3개 단지에 그쳤다.

충북 역시 5개 단지가 분양됐지만 청주시에서만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부산에선 14개 단지 중 4개 단지, 충남에선 7개 단지 중 4개 단지, 경북에선 8개 중 3개 단지만 좋은 성적을 거둬 양극화 현상을 방증한다.

지방 신도시와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공급과잉과 생활편의시설 부족, 가격 경쟁력 하락 등이 지방시장 양극화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결국 지역과 시장, 사업지 별 특성과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평균치의 함정인 셈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 회복을 논한다는 것은 여론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통계를 특정한 의도 아래 해석하고 전달해 ‘심리적 부양책’을 펼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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