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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꿈 깨진 2022년 IPO 시장···1년 내내 한파 시달리다 '파장'

대박 꿈 깨진 2022년 IPO 시장···1년 내내 한파 시달리다 '파장'

등록 2022.11.05 07:01

정백현

  기자

올해 상장예심 서류 낸 기업, 전년比 15% 감소LG엔솔 빼면 코스피 新 상장사 성공사례 전멸코스닥, 이차전지株만 대박···불균형 현상 심화증권가 "내년 IPO 시장 더욱 얼어붙을 것" 우려

대박 꿈 깨진 2022년 IPO 시장···1년 내내 한파 시달리다 '파장' 기사의 사진

올해 국내증시 기업공개(IPO) 시장이 1년 내내 찬바람만 불다가 문을 닫게 됐다. 지난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빼면 증시에 데뷔한 대어급 종목 중 눈에 띄게 성공한 기업은 없었다.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상장한 기업의 다수는 쓴맛을 봐야 했다.

상장예심만 통과하면 황금알을 낳는 줄 알았던 'IPO 시장의 배신'은 회사 발전의 새로운 계기 마련을 꿈꿨던 예비 상장사들의 동기마저 꺾었다. 거래소에 상장예심을 신청한 기업들의 숫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집계치를 기준으로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상장예비심사 서류를 낸 기업 숫자는 총 130개(스팩주 포함)였다. 지난해 상장예심 서류를 낸 기업의 숫자가 153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15.03% 줄어든 것이다. 이는 증시 상장 희망 기업의 숫자가 줄었다는 증거다.

통계 범위를 2018년까지 넓히면 코로나19 확산 첫 해인 2020년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물론 아직 올해가 다 끝난 것도 아니고 전통적으로 연말에 IPO에 나서는 기업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올해는 예년의 사례를 기대하기 어렵기에 140개 안팎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올해 IPO 시장의 현황을 보면 그야말로 처참 그 자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예심을 신청했던 기업은 쏘카, SK쉴더스, 컬리, 수산인더스트리, 골프존카운티,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바이오노트, 케이뱅크 등 총 8곳이다.

이중 상장까지 모두 마친 기업은 쏘카, 수산인더스트리,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등 3곳뿐이다. 세 종목 모두 우여곡절 끝에 상장을 마쳤지만 최근 주가는 공모가보다도 훨씬 낮아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쉴더스와 골프존커머스는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는 바람에 IPO 완주에 실패했고 컬리와 케이뱅크는 상장을 내년으로 미뤘다. 12월로 상장 시점을 정한 바이오노트가 올해 마지막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될 예정이지만 전망은 어둡다.

지난해 상장예심을 통과했지만 상장을 접은 곳도 숱하게 등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원스토어, 현대오일뱅크, 태림페이퍼 등이 상장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다. 더구나 교보생명은 주주 간 분쟁이 경영 안정성을 해친다고 지적되면서 상장예심 미승인을 통보받았다.

코스닥에서는 성일하이텍, 새빗켐 등 이차전지 소재 관련주를 중심으로 신바람을 낸 종목들도 있었지만 절반 이상은 상장 첫날부터 쓴맛을 보고 공모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되기도 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진 셈이다.

연초부터 증시 불황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상장예심을 청구한 기업의 숫자도 줄고 있다. 올해 10월 중 거래소에 상장예심 서류를 낸 예비 상장사는 지난해보다 1곳이 줄어든 12곳이었다. 모두 코스닥 상장 희망 기업이었고 코스피 상장 희망 기업은 없었다.

지난해 10월 13곳이 신청했고 재작년인 2020년 10월에 12곳이 신청한 것을 고려한다면 가시적 수치는 큰 변화가 없다. 그러나 시장 안팎 분위기가 1~2년 전과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미 상장을 마친 기업들도 기분이 편치 않기는 매한가지다.

최근 코스닥 상장을 마친 한 기업의 대표이사는 "증시 상장을 하고 나면 모든 것이 잘 될 줄 알았는데 주가 흐름을 보고 있자니 한숨이 나올 지경"이라며 "거래선 확장 등의 과정에서 대외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음이 결코 편치만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코스닥 신규 상장사의 대표 역시 "IPO를 생각했던 주변 기업들 사이에서 '상장 비관론'이 늘었다"면서 "아무리 자금 조달이 급하다고 해도 회사 가치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싶어하는 사업가가 어디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IPO 시장의 부진 장기화는 증권사들에게도 편치 않은 일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대대적 증시 이탈 여파로 수익 가뭄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짭짤한 수수료수익을 챙길 수 있는 IPO 시장마저 부진하다면 수익 창출의 창구가 줄어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IPO를 통해 만족스러운 수익을 올렸다고 판단하는 증권사는 아마도 없을 것"이라며 "올해는 지나갔다고 치더라도 내년에는 올해는 물론 3년 전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시장이 쪼그라들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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