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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70년대 부촌 역사의 시작 알린 워커힐 아파트···친환경기업으로 變態 중

부동산 건설사 랜드마크로 보는 건설社 흥망성쇠 ⑨SK에코플랜트

70년대 부촌 역사의 시작 알린 워커힐 아파트···친환경기업으로 變態 중

등록 2022.10.05 16:20

수정 2022.11.14 16:14

서승범

  기자

1979년 역대급 분양가로 공급된 워커힐 아파트 건축업계 첫 주택 브랜드 내며 선전했으나, 플랜트 집중하며 밀려국내 플랜트 1위 선점했으나 중동 부실·라오드댐 참사에 타격SK에코플랜트로 사명 변경 후 공격적 M&A로 친환경기업 변모

70년대 부촌 역사의 시작 알린 워커힐 아파트···친환경기업으로 變態 중 기사의 사진

서울 내에는 지역 랜드마크급의 부촌 아파트들이 있다. 부동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단지명을 들으면 '아 그 비싼 아파트!'하는 단지들이다. 현재는 '잠실 롯데타워 시그니엘', '아리팍(아크로리버파크)' 등이 있고 이전에는 '삼성동 아이파크', '타워펠리스' 등이 부촌아파트를 대표했다.

하지만 부촌 아파트의 원조는 따로 있다. 부촌 아파트의 시작을 알린 서울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 아파트'가 그 주인공이다.

1978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지상 최고 13층, 14개 동, 576가구(1단지 11개 동·432가구, 2단지 3개 동·114가구) 사격선수권대회 선수촌으로 지어졌다.

앞선 1970년 제6회 아시안게임 때 서울 유치에 성공하고도 관광객과 선수 등을 맞이할 경기장과 숙소 등이 없다는 이유로 개최권을 자진 반납한 이후 사격선수권대회 유치에 성공하자 정부까지 두 팔 걷고 참여해 지은 아파트다.

당시 초호화시설은 모조리 집어넣었다. 국내 아파트 최초로 중앙공급식 냉방을 탑재했고, 56~77평 대형 평형으로만 구성했다.

정부 보조금 10억원을 들여 동당 약 7100만원으로 조성됐다. 당시 서민들이 주로 거주한 '시민아파트'의 건축비(1200만원)보다 6배 이상 투입된 것이다.

이후 1979년 일반분양에 나섰을 때 분양가는 56평형 기준 평당 80만원으로 국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높은 분양가에 해당 당지에는 퇴직 고위 공직자, 연예인, 전문직, 사업가, 병원장, 재벌 총수, 중소기업 오너 등 고소득자와 관료들이 모이면서 부촌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원조 부촌아파트를 지은 시공사는 현재 국내 주택시장에서 힘 좀 쓴다는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이 아니다.

현재 친환경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전신인 선경종합건설이 건설했다.

SK에코플랜트는 협우산업이 시초다. 1965년 건설업 허가를 받은 협우산업은 1977년 선경그룹에 인수돼 '선경 종합건설'로 사명을 바꿨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첫 해외지사를 차린 뒤 삼덕산업을 합병했다. 1978년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 후 1979년 사우디 주택단지를 시초로 첫 해외공사를 수주했고 1980년 경기 안산시 반월지구 개발에 뛰어들어 사세를 확장시켰다.

1984년 '선경건설'로 사명 변경 후 엔지니어링 부서도 신술했고 1990년에는 인도네시아 첫 해외지사를 세우기도 했다. 1992년 11월에는 업계 최초로 아파트 브랜드(선경 호멕스)를 냈고, 1998년 사명을 SK건설로 변경하고 이듬해 건물 관리업체 중원을 합병했다. 2000년에는 아파트 브랜드 SK뷰를 만들었다.

업계 최초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고 최고 부촌 아파트를 건축하며 주택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던 SK에코플랜트는 이후 타사들이 주택시장에 집중할 때에도 해외에 집중하면서 주택 브랜드 파워를 잃기 시작했다.

SK에코플랜트는 10대 건설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아파트 브랜드 순위(부동산114 조사 등)는 10위권 밖에 랭크돼 있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건축주택 부분이 차지하는 사업비중이 20%대로 경쟁사 대비 낮으며 플랜트부문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높다.

그럼에도 해외 플랜트 사업 확대 전략으로 플랜트 업계 1위로 군림한 SK에코플랜트. 그러나 SK에코플랜트도 해외사업에 골머리를 앓았다.

특히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외부실 프로젝트 여파는 피할 수 없었다. 2013년 난 2011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한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어닝쇼크'급 적자를 냈고 이밖에 해외공사 원가율 상승으로 심한 타격을 입었다.

더 큰 문제는 2018년 발생했다. 한국전력공사의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과 합작해 라오스에서 수주해 2017년 가동하기 시작한 세남노이 댐이 2018년 7월 붕괴한 것. 이에 SK에코플랜트(당시 SK건설)은 해외시장에서 이미지가 크게 추락했다. 또 이에 따른 보상·복구비로 한국서부발전, 현지기업, 태국 전력회사와 약 1000억원의 돈을 나눠 내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후 복구사업에 집중하면서 회사 이미지 회복에 집중했다. 결국 2021년 5월 현재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바꾸고 친환경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에코에 플랜트를 합성한 이름이다.

SK에코플랜트는 앞서 천명한 것과 같이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8월31일 미국 폐배터리 재생(리사이클링)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의 최대주주가 된 데이어, 9월5일에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업체 삼강엠앤티를 인수에 자회사로 편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위 두 업체 외에도 지난 몇 년 간 환경·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2020년 수처리업체 EMC홀딩스를 1조500억원에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 등 폐기물 관련 6개 기업을 총 4100원에 인수했다. 올해에는 싱가포르 E-waste(전기·전자 폐기물) 기업 테스를 인수했고, 베트남 태양광 전문 기업 나미솔라와 탄소배출권 국내 거래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 9월에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인 CNGR과 '배터리 순환경제를 위한 재활용 및 소재 공급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앞으로도 동남아 환경기업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는 "동남아시아 시장 중심의 앵커 사업을 조속히 확보하고 규모를 확대하는 동시에 북미·유럽 등 선진국 시장까지 글로벌리제이션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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