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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美출장도 함께한 현대카드 대표 '돌연사퇴'···정태영 과제 늘었다

금융 카드

美출장도 함께한 현대카드 대표 '돌연사퇴'···정태영 과제 늘었다

등록 2022.09.14 17:21

이수정

  기자

현대카드, 13일 김덕환 대표 '자진 사임' 공시내부적 잡음vs정태영 부회장 용단···추측 난무하반기에 애플페이·NFT거래소 등 할 일 쌓여카드업계 "정 부회장 선택 지켜보는 분위기"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CEO(최고경영자)가 연이어 돌연 사임하면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CEO들의 사퇴로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 NFT(대체불가토큰)거래소 오픈 등 굵직한 사업이 코앞인 정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진단이 나온다.

현대카드는 지난 13일 김덕환 대표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이달 9일 자진 사임했다고 공시했다.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최연소 CEO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지난해 취임한 인물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 외부출신이라는 한계를 넘었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달 정태영 부회장을 따라 한 달 동안 미국 출장에 나섰다. 업계는 앞선 김 대표의 미국 출장은 현대카드와 애플의 '애플페이' 단독 제휴 계약을 위한 것이라고 추정한다.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는 지급결제 시장 판도를 흔들만한 규모의 사업으로 꼽히는 만큼, 김 대표는 최근까지 현대카드의 중요 사업에 관여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던 가운데 김 대표이사는 임기(2024년 3월)를 절반 가량 남겨둔 시점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통상적으로 대표가 교체되기 전 회사 내부에 나도는 소문 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카드 임직원은 "전혀 낌새도 없다가 갑자기 사임 공시가 났다"며 "내부에서도 김 대표의 사임 이유에 대해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카드업계에선 김 대표의 사임 배경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김 대표가 비서와 사적인 갈등을 겪었고, 해당 비서가 그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데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지만 회사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소문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이병휘 현대커머셜 전 대표 역시 지난달 돌연 사퇴를 결정했다. 현재 현대커머셜 대표 자리에는 당시 커머셜사업지원본부장이었던 장병식 상무가 내정된 바 있다. 당시에도 이 전 대표 사임을 두고 갑작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정태영표 금융사 CEO들의 사임 행렬을 두고 정 부회장의 '새판'을 위한 용단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대비 14.6% 줄어든 155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업계 5위인 롯데카드 순이익에 못미치는 수준이어서다.

만약 실적 부진으로 인한 CEO 교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정 부회장의 의중과 다르다면 당장 현대카드가 벌여놓은 굵직한 사업이 산적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우선 현대카드는 지난 6월 카드사 최초로 NFT거래소를 올해 하반기에 열겠다고 발표했다. NFT 신사업 추진을 위해 멋쟁이사자처럼과 조인트벤처(JV) '모던 라이언'도 설립했다. 우선은 카드업계 최초 도전이란 수식어는 달았지만 NFT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다. 금융당국도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보호에 대한 제도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많다.

현대카드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지만 업계 내 기정사실화 된 연내 애플페이 서비스 출시도 당장은 정 부회장 혼자 이끌게 됐다. 애플페이 현실화까지 결제망 등 인프라 구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함께 사업을 진행했던 CEO의 갑작스런 부재는 악재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정 부회장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하루하루가 귀중하고 힘들지. 아무 일 없이 편안하게 지나가면 웬일인가 싶고, 무슨 일이 있으면 오늘은 왜 이리 험한가 싶고"라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 CEO 돌연 사임과 관련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확실한 배경이 알려진 바는 없다"며 "정 부회장이 이번 계기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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