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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맞은 새벽배송···최종 승자는?

NW리포트

격변기 맞은 새벽배송···최종 승자는?

등록 2022.08.02 15:36

수정 2022.08.02 15:37

신지훈

  기자

"고비용 감당 어려워"···철수 기업 속출유통공룡 '네이버·코스트코'는 신규 진입"자금력 바탕으로 한 강자 중심 재편 中"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새벽배송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힘의 논리에 따라 변화의 국면을 맞이했다. 막대한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은 속속 철수 의사를 내비쳤다. 반면 네이버쇼핑, 코스트코, 지마켓글로벌 등 유통업계 공룡으로 꼽히는 이들이 참전을 선언했다. 이마트는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완화를 계기로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 새벽배송 시장이 '제2의 격변기'를 맞았단 평가가 나온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은 전날 특정 시간 내 주문하면 다음 날 이른 아침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자리매김하며 수요가 급증했다.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4000억원대에서 지난해 4조원대로 커졌다. 올해는 9조원, 내년에는 1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대비 수익 안난다"=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던 업체들이 속속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밀키트 1위 업체 프레시지는 자사몰 새벽배송 서비스를 최근 중단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프레시몰도 지난달을 끝으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새벽배송 대상 상품을 적극 늘리며 외연 확장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대신해 당일배송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월 롯데쇼핑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과 BGF리테일도 순차적으로 새벽배송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밀키트 업체 '프레시지'는 지난달 26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진=프레시지 홈페이지밀키트 업체 '프레시지'는 지난달 26일 새벽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진=프레시지 홈페이지

연이은 철수 배경은 '돈' 때문이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너무 낮다는 이유다. 새벽배송의 경우 취급 품목 대다수가 신선식품이다. 콜드체인이 갖춰진 물류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투자 비용은 물론 서비스 시행 이후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다. 후발주자의 경우 이를 감당할 주문 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프레시지의 경우 지난해 매출 1889억원을 올리는 등 최근 3년간 평균 63%의 신장율을 보였다. 반면 손실도 불었다. 2019년 149억원 수준이던 적자 규모는 지난해 466억원으로 불었다. 새벽배송 사용자 또한 전체의 5%도 채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온의 경우도 당일 즉시 배송 서비스인 바로배송보다 새벽배송 이용자 수가 적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인프라 구축 외에도 인건비 자체도 낮 배송 대비 2배 이상 든다"며 "이용자 확보를 통해 배송 물량을 확연히 늘리지 않는 이상 꾸준한 투자가 어렵다. 철수를 결정한 기업들은 이 같은 고비용 구조 탓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격변기 맞은 새벽배송···최종 승자는? 기사의 사진

◇"성장 가능성 여전하다"···눈독 들인 유통강자들=반면 뒤늦게 새벽배송에 뛰어드는 기업도 있다.

쿠팡, SSG닷컴과 함께 '이커머스 빅3'로 꼽히는 네이버쇼핑은 새벽배송 본격화를 선언했다.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고 하반기 중 서비스를 선보이겠단 계획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판매자 중심의 풀필먼트 센터를 열 방침이다. 네이버쇼핑은 지난 5월부터 육아 및 생필품을 중심으로 당일배송 테스트에도 나섰다.

코스트코도 새벽배송 시장에 가세했다. 지난 5월부터 '얼리 모닝 딜리버리'라는 이름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CJ대한통운과 계약하고 서울, 경기·인천 일부에서 신선·냉장식품 60여개 제품을 배송하고 있다. 1998년 국내에 진출한 코스트코는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내는 글로벌 기업이다. 압도적인 단독 제품으로 충성 고객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코스트코는 이 같은 전략을 새벽배송을 통해 선보이며 온라인에서도 시장 선점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G마켓과 옥션, 이랜드리테일 또한 올해 들어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시장에서 식품 온라인 침투율(18.8%)이 타 카테고리보다 상대적으로 낮아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철수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는 반면, 새롭게 뛰어드는 기업들도 많아 새벽배송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코스트코가 새벽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진=코스트코 온라인몰 갈무리코스트코가 새벽배송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진=코스트코 온라인몰 갈무리

◇이마트, 사업 확장 기회 올까=민간 주도 경제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대형마트 규제 완화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이들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앞서 정부가 국정에 반영할 '국민제안 온라인 국민투표'를 진행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10개 안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으며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만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및 영업시간 제한 규제는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행법상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제한 규제로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운영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새벽배송 자체가 불가능했다. 규제가 풀릴 경우 대형마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사업 확장에 유리하다. 실제 이마트몰(쓱닷컴)은 수도권과 충청에 한정된 새벽배송 지역을 확대하겠단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규제가 없어지면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새벽배송 기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전국 단위로 새벽배송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엔데믹으로 온라인 수요가 다소 줄어들고 있는데다, 물류비 및 인건비 인상으로 새벽배송은 수익을 내기 더욱 어려운 사업모델이 됐다"며 "결국 탄탄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힘 있는 기업들만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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