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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초심·신뢰 다 잃었다

스타벅스, 초심·신뢰 다 잃었다

등록 2022.07.29 16:39

김민지

  기자

MD 품질 논란 지속···'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결정타마케팅·종이 빨대·부실 샌드위치·출점 전략 등 논란"이마트 독자 운영 후 변했다"···쇄신안 필요하단 의견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연이은 논란에 휩싸이며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최근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스타벅스가 초심을 잃었다'는 지적까지 나오며 소비자들의 신뢰가 뚝 떨어진 모습이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이마트가 스타벅스 지분을 추가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연이은 리스크가 터지고 있단 점에서 '쇄신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타벅스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서머 캐리백 개봉 전 제품 외피에서는 평균 459㎎/㎏, 내피에서는 평균 244㎎/㎏ 정도의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봉 후 2개월 경과 제품은 외피에서 평균 271㎎/㎏, 내피에서 평균 22㎎/㎏ 정도가 검출됐다.

가정용 섬유제품에 대한 폼알데하이드 기준은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안전관리법에 의해 인체에 직간접적 접촉 여부 또는 지속적 접촉 정도에 따라서 정해진다. 내의류 및 중의류의 경우 75㎎/㎏ 이하를, 외의류 및 침구류의 경우에는 300㎎/㎏ 이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서머 캐리백은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유해물질 안전요건 대상 제품으로 분류되진 않는다는 설명이지만, 일반적인 생활용품 기준치를 훨씬 넘는 수치가 나온 만큼 소비자들의 우려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스타벅스는 지난 5월말 서머 캐리백에서 이취가 난다는 민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제조사로부터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된 시험 성적서 첨부 자료를 전달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스타벅스는 이에 대해 "이취 원인에 집중하느라 인지하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이후 이달 초 스타벅스는 한 블로거가 '서머 캐리백에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된다'고 주장했을 때 공급사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 스타벅스는 테스트 결과의 교차 확인을 위해 추가 샘플을 수집했고 지난 22일 국가 공인 기관에 직접 검사를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시일이 지체되며 소비자들의 불안은 더욱 증폭됐다.

또 스타벅스는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된 시험 성적서 첨부 자료를 진작 받았음에도 '교차 확인'을 이유로 검출 사실 자체에 대해서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이번 입장문을 통해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을 알고도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며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스타벅스 MD는 이전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에 대한 이견이 많았지만, '안전성'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은 없었다. 대부분 "이전에 비해 디자인이 아쉽다" 내지는 "품질이 다소 조악해졌다"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온 것이다.

올해 스타벅스는 유독 크고 작은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마케팅, 종이 빨대 논란, 부실 샌드위치, 매장 출점 등 다방면에서 '이전과 다르다'는 비판이 쇄도했다.

지난 4월에는 '좋아하는 걸 좋아해' 마케팅이 브랜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구 자체보다 매장 외벽이나 메뉴판 옆에 이를 부착하는 등의 방식이 스타벅스 고유의 감성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어설프게 '인스타그램스러운' 감성을 표현한 것이 브랜드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아 어색하다는 의견이었다.

같은 달 매장에서 사용하는 종이 빨대에서 휘발성 물질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들의 민원도 줄을 이었다. 당시 스타벅스 측은 "종이빨대 제조사가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코팅액의 배합 비율을 조정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해명했고 해당 물량을 전량 회수했다.

지난 6월에는 '부실 샌드위치' 논란에 휩싸였다. 샌드위치 가격 대비 내용물이 터무니없이 부실하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스타벅스 샌드위치 사진이 올라오며 불거졌다. 글쓴이가 지적한 제품은 스타벅스 매장에서 6700원에 판매하는 치킨클럽 샌드위치로 제조사는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신세계푸드였다.

지하철 지하 통로에 테이블이 없는 매장을 출점한 것도 갑론을박이 일었다. 스타벅스는 '커피가 아닌 공간을 판다'는 전략을 앞세워왔다. 스타벅스가 사랑 받은 '비결' 중 하나는 카페를 편안한 휴식 공간으로 포지셔닝해 적당한 높이의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하고 와이파이나 콘센트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었다.

지하철역에 매장을 냈다는 점은 공간을 판다는 기존 전략과는 완전히 다른 노선이기 때문에 스타벅스가 브랜드 이미지보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 모든 논란은 이마트가 스타벅스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 이후 발생했다. 지난해 7월 이마트는 스타벅스 본사인 스타벅스커피 인터내셔널(Starbucks Coffee International, Inc.)이 보유하고 있던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50% 중 17.5%를 4743억원을 들여 추가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기존 지분 50%를 포함,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지분 67.5%를 보유하게 돼 단독 최대주주에 올랐다. 잔여 지분 32.5%는 싱가포르 국부 펀드인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인수했다. 이마트 인수 이후 스타벅스가 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악재가 끊임없이 터지자 일각에서는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확실한 쇄신안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세계그룹 측은 "스타벅스의 조직과 인사, 업무방식 등 전반에 대해 철저한 내부조사도 진행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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