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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 효과' 앞세워 지분가치 150% 폭증···수익성 개선은 '과제'

신흥 주식부자|김성운 실리콘투 대표

'무증 효과' 앞세워 지분가치 150% 폭증···수익성 개선은 '과제'

등록 2022.07.20 15:50

박경보

  기자

지분가치 270억원서 한 달 만에 676억원으로 '껑충'K-뷰티 산업 선구자···'신사업' 화장품 유통 성공가도 연저점 직후 무증 검토 공시···최근 한 달새 상한가 4번현 지분가치 장기 유지 여부 불투명···수익성도 악화

'무증 효과' 앞세워 지분가치 150% 폭증···수익성 개선은 '과제' 기사의 사진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가 지분가치를 한 달 만에 150%나 높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70억원에 그쳤던 김 대표의 지분평가액은 최근 무상증자 이후 600억원을 넘겼다. 다만 무상증자는 기업가치 상승과 무관하고 수익성 회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지분가치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실리콘투의 최대주주인 김 대표의 지분가치는 675억5600만원(19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429억원이었던 김 대표의 지분평가액은 지난달 20일 270억원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가파르게 반등했다.

하락장 속에서 대부분의 종목들이 내려앉는 동안 실리콘투는 최근 한 달 사이 4차례나 상한가를 달성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왔다. 이에 따라 1054위에 그쳤던 김 대표의 개인주주 순위도 435위(19일 기준)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달 20일 2025원(수정주가)에 마감하며 연저점을 찍은 실리콘투는 다음날인 21일 '무상증자 검토' 공시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실리콘투는 "유통주식수 확대에 따른 거래 유동성 확보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재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이라며 "무상증자의 규모 및 시기 등의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무상증자는 공시 대상이지만 일반적으로 검토 계획이 공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일각에선 인위적인 주가부양을 위한 '작전'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열흘 뒤 무상증자 약속을 지키면서 주가는 더욱 높게 치솟았다. 무상증자 검토 공시 이후 실리콘투의 상승률은 150.3%(19일 기준)에 달한다.

공시에 따르면 실리콘투는 보통주 1주당 신주 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통해 다음달 2일 신주 5014만7695주를 발행한다. 통상 무상증자는 주주가치 제고, 유동성 공급효과에 따른 거래량 증가, 투자심리 개선 등을 기대할 수 있어 단기 호재로 인식된다.

지난해 9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실리콘투는 글로벌 역직구 쇼핑몰 '스타일코리안닷컴'을 운영하는 K-뷰티 플랫폼이다. 전세계 110여개국에서 200개 이상의 K-뷰티 브랜드를 판매 중인 스타일코리안닷컴은 역직구 1세대 플랫폼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 설립 당시 메모리 반도체 수출회사였던 실리콘투는 2012년 화장품 사업부를 신설한 뒤 화장품 유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직접 매입해 해외 도매상에 수출하는 B2B 사업이 전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반도체 유통 당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과감히 화장품에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부터 한류 붐에 힘입어 화장품 판매실적이 급증했고, 2015년엔 3000만불 수출의 탑까지 수상하는 등 초고속 성장세를 이어왔다.

K-뷰티 산업은 제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지만 중국에 편중된 사업구조와 공식적인 유통채널이 별로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실리콘투는 미국,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판매지역이 다변화돼 있고 자체적인 온라인몰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장 당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다만 실리콘투의 비정상적인 급등세는 조만간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무상증자는 기업가치 상승에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보유지분을 희석시키기 때문이다.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면 EPS(주당순이익)은 감소하고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아져 평균 주가는 떨어지게 된다.

실리콘투의 악화된 수익성도 향후 주가전망을 어둡게 하는 배경이다. 올해 1분기 실리콘투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5%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353억원)은 15% 증가했지만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 여파로 이익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판로가 북미와 아세안인 실리콘투는 중국의 화장품 수요 둔화를 비껴가면서 올해 1분기 매출액이 두자릿수로 성장했다"면서도 "높은 매출 성장에도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간 내 비용 요인이 안정되길 기대하긴 어렵다"며 "다만 중국 외 지역으로의 수출 환경은 개선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화장품 수요 증가와 K-뷰티의 인기 등을 감안하면 주가와 실적 상승 여력이 여전히 높다는 평가도 있다. 특히 과거 반도체 유통 당시 구축한 수출 노하우는 기존 화장품 유통업체들과의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권형준 IR큐더스 선임 컨설턴트는 "실리콘투의 매출 성장 기반은 반도체 유통업 노하우로, 물류‧통관‧배송 등 종합적인 유통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했다"며 "자체 플랫폼 이외에도 물류 대행 풀필먼트 등 핵심경쟁력을 보유한 실리콘투는 K-뷰티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해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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